크리에이터와 스마트팩토리 연계한 패션 생태계
B.fashion 이 던진 ‘브랜딩 생태계’라는 질문
‘Co-Creative Value-Up 크리에이터 네트워킹 데이’ 성료

한국 패션 산업은 ‘상품 기획력’과 ‘제조 경쟁력’을 강점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시장이 글로벌로 확장되고 소비의 기준이 정체성과 스토리, 공감 지수로 이동하면서 기존의 경쟁 공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랜드 수는 늘었지만 소비자 기억에 남는 브랜드는 줄어들었고, 차별화되지 않은 디자인과 기획은 가격 경쟁으로 귀결되며 산업 전반의 수익 구조를 압박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짚어보는 자리가 부산에서 마련됐다. 부산섬유패션산업연합회가 운영하는 B.fashion 플랫폼은 12 월 16 일, 부산패션비즈센터 6 층 컨벤션홀에서 ‘Co-Creative Value-Up 크리에이터 네트워킹 데이’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와 크리에이터, 기술 솔루션 기업을 한자리에 모아 협업 기반 브랜딩이 어떻게 실제 상품과 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집중 조명했다.
크리에이터 대표로 강연을 하고 있은 레오다브 작가
행사에서는 그래픽 아티스트 레오다브(LEODAV)가 참여한 ‘CREATOR’S LAB’ 세션과 함께, 김향목 딥스코리아 이사가 참여한 ‘SOLUTION’S LAB’ 토크 콘서트가 진행됐다. 크리에이터의 시각 언어가 브랜드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디지털 프린팅과 마이크로팩토리 기반 제조 솔루션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가 공유됐다.
솔루션 기업 대표로 강연을 하고 있는 딥스코리아 김향목 이사
현장에서는 레오다브(LEODAV)와 모스플라이(Mothfly)가 참여한 협업 프로토타입 전시도 함께 열리며, 협업의 결과물이 단순한 아이디어를 넘어 실제 구현 단계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협업 프로토타입 제품 개발에는 딥스코리아(리더스인더스터)와 동일메이킹, 위그코리아가 함께 참여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네트워킹이나 강연을 넘어 한국 패션 산업이 직면한 ‘브랜딩 부재’와 ‘협업의 구조적 한계’를 동시에 짚어보는 실험적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후 이어진 논의는 왜 크리에이터 협업이 일회성에 그쳐왔는지, 그리고 이를 지속 가능한 산업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로 확장됐다.
# 브랜드의 경쟁력은 ‘디자인+언어’에서 나온다

참관객들과 제품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레오다브 작가
현재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강한 브랜드들은 공통적으로 명확한 창작 언어를 갖고 있다. 그 언어는 디자이너 개인의 감각을 넘어 그래픽·아트·영상·공간 등 다양한 창작 영역과 결합하며 브랜드 세계관을 형성한다. 반면 국내 다수의 디자이너 브랜드는 여전히 시즌별 디자인과 트렌드 대응에 집중한 나머지, 브랜드 고유의 시각 언어를 축적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B.fashion 크리에이터 네트워킹 데이는 이러한 한계를 풀어보고자 기획됐다. 그래피티 아티스트 레오다브(LEODAV)를 비롯한 크리에이터들이 단순히 ‘협업 대상’이 아닌, 브랜드 정체성을 함께 설계하는 파트너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크리에이터의 작업 세계가 브랜드의 핵심 요소로 작동할 수 있을 때, 브랜드는 비로소 반복 가능한 정체성을 갖게 된다.
# 협업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이유, ‘제조 인프라’의 부재
제2회 크리에이터 네트워킹 데이 전시존 2
한국 패션 산업에서 크리에이터 협업이 자주 시도되면서도 대부분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이유는 명확하다. 창작 결과물을 안정적으로 구현하고 반복 생산할 수 있는 제조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존재하지만, 이를 상품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시간·비용·품질 리스크가 커지면서 협업은 곧바로 한계에 부딪힌다.
이번 행사에서 소개된 KORNIT의 XDI 3D 적층 디지털 프린팅과 마이크로팩토리 기반 제작 구조는 이러한 문제를 현실적으로 보완하는 사례다. 그래픽 아트의 질감과 입체감을 구현하면서도 소량 생산과 빠른 리드타임이 가능한 구조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과도한 재고 부담 없이 실험적 브랜딩을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는 협업을 ‘콘텐츠’가 아닌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전제 조건이다.
# 패션 산업이 키워야 할 ‘플랫폼형 생태계’


모스플라이 작가 협업 패션상품(좌)/ 레오다브 작가 협업 패션상품(우)
이번 크리에이터 네트워킹 데이가 던진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개별 브랜드나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산업 구조를 바꾸기 어렵다는 점이다. 크리에이터, 디자이너, 제조 기술, 마이크로팩토리, 유통까지 연결하는 플랫폼형 생태계가 구축돼야만 협업이 지속 가능해진다.
B.fashion 은 이러한 역할을 지역 기반에서 실험하고 있다. 부산이라는 제조 인프라와 인력을 갖춘 도시에서 창작자와 브랜드, 기술 기업을 하나의 구조로 연결하려는 시도는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 산업 체질 개선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단순한 지원 사업이나 행사 운영을 넘어 한국 패션 산업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 조건에 가깝다.
# ‘잘 만드는 산업’에서 ‘브랜드 키우는 산업’으로
지금 한국 패션 산업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브랜드가 아니라 더 강한 브랜드다. 이를 위해서는 디자이너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크리에이터 협업과 제조 기술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생태계를 육성해야 한다. B.fashion과 같은 플랫폼형 모델이 중요한 이유는 브랜드가 자신의 정체성을 실험하고 축적할 수 있는 ‘안전한 구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패션 산업의 경쟁력은 더 이상 단가나 생산량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어떤 창작 언어를 갖고 있는지, 그 언어를 얼마나 일관되게 구현할 수 있는지가 브랜드의 생존을 좌우한다. 이번 크리에이터 네트워킹 데이는 한국 패션 산업이 왜 지금 ‘협업 중심 생태계’로 전환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준 사례였다.
황연희 에디터 yuni@dito.fashion
크리에이터와 스마트팩토리 연계한 패션 생태계
한국 패션 산업은 ‘상품 기획력’과 ‘제조 경쟁력’을 강점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시장이 글로벌로 확장되고 소비의 기준이 정체성과 스토리, 공감 지수로 이동하면서 기존의 경쟁 공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랜드 수는 늘었지만 소비자 기억에 남는 브랜드는 줄어들었고, 차별화되지 않은 디자인과 기획은 가격 경쟁으로 귀결되며 산업 전반의 수익 구조를 압박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짚어보는 자리가 부산에서 마련됐다. 부산섬유패션산업연합회가 운영하는 B.fashion 플랫폼은 12 월 16 일, 부산패션비즈센터 6 층 컨벤션홀에서 ‘Co-Creative Value-Up 크리에이터 네트워킹 데이’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와 크리에이터, 기술 솔루션 기업을 한자리에 모아 협업 기반 브랜딩이 어떻게 실제 상품과 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집중 조명했다.
행사에서는 그래픽 아티스트 레오다브(LEODAV)가 참여한 ‘CREATOR’S LAB’ 세션과 함께, 김향목 딥스코리아 이사가 참여한 ‘SOLUTION’S LAB’ 토크 콘서트가 진행됐다. 크리에이터의 시각 언어가 브랜드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디지털 프린팅과 마이크로팩토리 기반 제조 솔루션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가 공유됐다.
현장에서는 레오다브(LEODAV)와 모스플라이(Mothfly)가 참여한 협업 프로토타입 전시도 함께 열리며, 협업의 결과물이 단순한 아이디어를 넘어 실제 구현 단계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협업 프로토타입 제품 개발에는 딥스코리아(리더스인더스터)와 동일메이킹, 위그코리아가 함께 참여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네트워킹이나 강연을 넘어 한국 패션 산업이 직면한 ‘브랜딩 부재’와 ‘협업의 구조적 한계’를 동시에 짚어보는 실험적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후 이어진 논의는 왜 크리에이터 협업이 일회성에 그쳐왔는지, 그리고 이를 지속 가능한 산업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로 확장됐다.
# 브랜드의 경쟁력은 ‘디자인+언어’에서 나온다
참관객들과 제품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레오다브 작가
현재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강한 브랜드들은 공통적으로 명확한 창작 언어를 갖고 있다. 그 언어는 디자이너 개인의 감각을 넘어 그래픽·아트·영상·공간 등 다양한 창작 영역과 결합하며 브랜드 세계관을 형성한다. 반면 국내 다수의 디자이너 브랜드는 여전히 시즌별 디자인과 트렌드 대응에 집중한 나머지, 브랜드 고유의 시각 언어를 축적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B.fashion 크리에이터 네트워킹 데이는 이러한 한계를 풀어보고자 기획됐다. 그래피티 아티스트 레오다브(LEODAV)를 비롯한 크리에이터들이 단순히 ‘협업 대상’이 아닌, 브랜드 정체성을 함께 설계하는 파트너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크리에이터의 작업 세계가 브랜드의 핵심 요소로 작동할 수 있을 때, 브랜드는 비로소 반복 가능한 정체성을 갖게 된다.
# 협업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이유, ‘제조 인프라’의 부재
한국 패션 산업에서 크리에이터 협업이 자주 시도되면서도 대부분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이유는 명확하다. 창작 결과물을 안정적으로 구현하고 반복 생산할 수 있는 제조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존재하지만, 이를 상품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시간·비용·품질 리스크가 커지면서 협업은 곧바로 한계에 부딪힌다.
이번 행사에서 소개된 KORNIT의 XDI 3D 적층 디지털 프린팅과 마이크로팩토리 기반 제작 구조는 이러한 문제를 현실적으로 보완하는 사례다. 그래픽 아트의 질감과 입체감을 구현하면서도 소량 생산과 빠른 리드타임이 가능한 구조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과도한 재고 부담 없이 실험적 브랜딩을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는 협업을 ‘콘텐츠’가 아닌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전제 조건이다.
# 패션 산업이 키워야 할 ‘플랫폼형 생태계’
모스플라이 작가 협업 패션상품(좌)/ 레오다브 작가 협업 패션상품(우)
이번 크리에이터 네트워킹 데이가 던진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개별 브랜드나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산업 구조를 바꾸기 어렵다는 점이다. 크리에이터, 디자이너, 제조 기술, 마이크로팩토리, 유통까지 연결하는 플랫폼형 생태계가 구축돼야만 협업이 지속 가능해진다.
B.fashion 은 이러한 역할을 지역 기반에서 실험하고 있다. 부산이라는 제조 인프라와 인력을 갖춘 도시에서 창작자와 브랜드, 기술 기업을 하나의 구조로 연결하려는 시도는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 산업 체질 개선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단순한 지원 사업이나 행사 운영을 넘어 한국 패션 산업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 조건에 가깝다.
# ‘잘 만드는 산업’에서 ‘브랜드 키우는 산업’으로
지금 한국 패션 산업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브랜드가 아니라 더 강한 브랜드다. 이를 위해서는 디자이너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크리에이터 협업과 제조 기술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생태계를 육성해야 한다. B.fashion과 같은 플랫폼형 모델이 중요한 이유는 브랜드가 자신의 정체성을 실험하고 축적할 수 있는 ‘안전한 구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패션 산업의 경쟁력은 더 이상 단가나 생산량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어떤 창작 언어를 갖고 있는지, 그 언어를 얼마나 일관되게 구현할 수 있는지가 브랜드의 생존을 좌우한다. 이번 크리에이터 네트워킹 데이는 한국 패션 산업이 왜 지금 ‘협업 중심 생태계’로 전환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준 사례였다.
황연희 에디터 yuni@dito.fash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