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콘텐츠로 확장하는 패션 마케팅...감성 알고리즘 시대
디지털 트윈부터 AI 룩북까지, 새 전략에 나선 브랜드들
스타일링도 쇼핑도 AI가 주도...패션 마케팅 판도 변화

생성 AI 디자인을 활용해 패턴물을 개발한 '발렌시아가' 컬렉션으로 광고 캠페인도 AI 기술을 활용했다.
화면 속 남녀 주인공이 신비로운 숲을 거닐며 클래식한 헤링본 셋업과 부드러운 실루엣의 드레스를 입고 조우한다. 그들의 눈빛, 배경의 빛, 옷감의 질감까지, 이 모든 장면은 사람이 아닌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그려낸 영상 속 한 장면이다.
# AI가 연출한 감성...몰입형 콘텐츠로 구매까지 ‘유도’
지난 1일 LF의 대표 패션 브랜드 ‘헤지스’는 공식 온라인몰 ‘헤지스닷컴’을 통해 AI 기반 시즌 테마 영상 ‘25SS FAIRY LAND’를 공개하며 룩북을 넘어서는 몰입형 콘텐츠를 선보였다.

LF 헤지스닷컴이 선보인 시즌 테마 영상은 숲의 분위기, 인물의 표정, 감정, 음악까지 모두 AI가 설계한 감성적 스토리텔링이 핵심이다
이번 콘텐츠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AI는 수천 개의 유럽 고전 회화와 패션 영상을 학습해 로맨틱하고 몽환적인 브랜드 세계관을 영상 속에 구현했다. 숲의 분위기, 인물의 표정, 감정, 음악까지 모두 AI가 설계한 감성적 스토리텔링이 핵심이다.
특히 영상 속 의상은 장면의 무드와 함께 페이지 하단에 노출된다. 상세 정보가 함께 제공되며 클릭 한 번으로 구매까지 이어지는 실시간 커머스 구조로 연결된다. 감성 콘텐츠와 쇼핑 경험이 자연스럽게 결합한 것이다. 이는 AI 콘텐츠 제작의 핵심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상업적 목적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평가된다.
헤지스닷컴 관계자는 “AI 기술을 활용한 패션 콘텐츠는 브랜드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될 것”이라며 “디지털 트렌드에 맞춰 점차 더 혁신적인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헤지스의 새로운 시도가 패션과 테크놀로지의 경계를 허물며 브랜드 경험을 한층 확장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헤지스는 고객이 자신의 취향 키워드를 입력하면 AI가 어울리는 배경과 스타일을 생성해주는 ‘맞춤형 AI 룩북 생성 이벤트’도 병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참여자 중 62%가 2030세대 신규 회원으로 유입되며 AI 콘텐츠가 고객 참여 확장에도 효과적임을 입증했다. 헤지스는 향후 화보, 룩북, 개인화 콘텐츠까지 AI 활용 영역을 점차 확장해갈 계획이다.
LF 관계자는 “빠르게 변하는 국내 패션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 잠재 고객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을 넘어서는 혁신적인 시도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며 “헤지스는 변하지 않는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입체적인 마케팅과 새로운 도전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 디지털 트윈 모델로 마케팅 효율성과 독립성 확보

AI 기반으로 Julia의 얼굴 윤곽, 표정, 걸음걸이, 체형 등을 정교하게 학습해 생성된 모델
글로벌 SPA 브랜드 H&M은 2025년 S/S 캠페인에 실제 모델 Julia Johansson의 디지털 트윈을 전면 도입했다.
AI 기반으로 Julia의 얼굴 윤곽, 표정, 걸음걸이, 체형 등을 정교하게 학습해 생성된 이 모델은 기존 물리적 촬영보다 콘텐츠 제작 기간을 1주일에서 단 2일로 줄이는 성과를 보였다.
H&M 관계자는 “날씨나 촬영 여건에 영향을 받지 않고, AI를 통해 하와이 해변, 북유럽의 숲, 도시 전경까지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다”며 제작의 유연성과 표현의 폭을 장점으로 꼽았다. 실제로 Julia의 AI 트윈은 인공광과 포토리얼 배경을 기반으로 하와이, 지중해, 스칸디나비아 해변 등 다양한 장소에 등장했지만 실제 물리적 이동은 단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주목할 점은 Julia 본인이 자신의 디지털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과 사용권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H&M은 Julia와 라이선스 계약 방식으로 디지털 트윈을 활용했으며, 이는 향후 그녀가 다른 브랜드와도 협업할 수 있는 독립적인 수익 모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시도에 대해 일부 패션 포토그래퍼와 모델 에이전시는 “창의적 도전이지만, 기존 인력 생태계와의 공존이 필요하다”며 신중론을 제기한 반면 디지털 전환에 익숙한 MZ세대 소비자층은 AI 모델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다. SNS에서는 “디지털 모델이 나의 스타일링까지 해준다니 괜히 믿음이 가고 신기하다”, “광고는 CG인데 왜 이렇게 몰입감 있지?”라는 반응이 잇따랐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뷰티 업계에서는 AI가 피부 상태와 톤을 분석해 맞춤형 화장품을 추천하는 기술이 보편화되고 있다”며 “패션에서도 선택이 아닌 제안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만큼 브랜드 간 AI 커머스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AI가 스타일링하고, 영상까지...움직이는 캐릭터로 재해석

Jacquemus는 생성형 AI 기술을 창의적 콘텐츠의 핵심 수단으로 도입하며 독자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자크뮈스 틱톡 캡쳐]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Jacquemus(자크뮈스)는 최근 생성형 AI 기술을 창의적 콘텐츠의 핵심 수단으로 적극 도입하며 패션계 내 독자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24년에는 브랜드의 대표 제품인 미니 핸드백 ‘Le Bambino’를 초현실적으로 확장한 AI 생성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는 거대하게 변형된 Le Bambino 백이 파리 도심을 질주한다. 버스 옆을 스쳐 지나며 도시 풍경과 묘하게 어우러지는 장면이 펼쳐진다. 이 캠페인은 전통적인 제품 중심 마케팅에서 브랜드 오브제를 ‘움직이는 캐릭터’로 재해석한 사례로 평가되며 SNS에서 단기간 수십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어 올해는 모델 Alex Consani와 AI 기술을 접목한 홀리데이 시즌 캠페인을 선보였다.
영상은 로봇 팔이 모델의 몸 위에 오이 조각을 하나씩 올리는 장면으로 구성됐다. 비현실적인 이미지와 움직임이 연출됐으며, Instagram에서 30만 건 이상의 ‘좋아요’를 기록하며 브랜드 높은 반응을 끌어냈다. 이 영상은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청각적 서사 실험으로 주목받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Jacquemus는 AI 기술을 통해 럭셔리 브랜드가 어떻게 자기 철학을 디지털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기술을 예술로 확장시키는 실험적 접근이 MZ세대와 밀레니얼 소비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패션 디자인 및 콘텐츠 제작 관련 생성 AI 프로그램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제는 도입 여부가 아닌 방법론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이다. 각 기업별로 ‘기존 인력 생태계와의 공존’을 고민하면서 상호 보완 및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신아랑 에디터 yhin567@naver.com
AI 콘텐츠로 확장하는 패션 마케팅...감성 알고리즘 시대
생성 AI 디자인을 활용해 패턴물을 개발한 '발렌시아가' 컬렉션으로 광고 캠페인도 AI 기술을 활용했다.
화면 속 남녀 주인공이 신비로운 숲을 거닐며 클래식한 헤링본 셋업과 부드러운 실루엣의 드레스를 입고 조우한다. 그들의 눈빛, 배경의 빛, 옷감의 질감까지, 이 모든 장면은 사람이 아닌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그려낸 영상 속 한 장면이다.
# AI가 연출한 감성...몰입형 콘텐츠로 구매까지 ‘유도’
지난 1일 LF의 대표 패션 브랜드 ‘헤지스’는 공식 온라인몰 ‘헤지스닷컴’을 통해 AI 기반 시즌 테마 영상 ‘25SS FAIRY LAND’를 공개하며 룩북을 넘어서는 몰입형 콘텐츠를 선보였다.
LF 헤지스닷컴이 선보인 시즌 테마 영상은 숲의 분위기, 인물의 표정, 감정, 음악까지 모두 AI가 설계한 감성적 스토리텔링이 핵심이다
이번 콘텐츠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AI는 수천 개의 유럽 고전 회화와 패션 영상을 학습해 로맨틱하고 몽환적인 브랜드 세계관을 영상 속에 구현했다. 숲의 분위기, 인물의 표정, 감정, 음악까지 모두 AI가 설계한 감성적 스토리텔링이 핵심이다.
특히 영상 속 의상은 장면의 무드와 함께 페이지 하단에 노출된다. 상세 정보가 함께 제공되며 클릭 한 번으로 구매까지 이어지는 실시간 커머스 구조로 연결된다. 감성 콘텐츠와 쇼핑 경험이 자연스럽게 결합한 것이다. 이는 AI 콘텐츠 제작의 핵심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상업적 목적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평가된다.
헤지스닷컴 관계자는 “AI 기술을 활용한 패션 콘텐츠는 브랜드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될 것”이라며 “디지털 트렌드에 맞춰 점차 더 혁신적인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헤지스의 새로운 시도가 패션과 테크놀로지의 경계를 허물며 브랜드 경험을 한층 확장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헤지스는 고객이 자신의 취향 키워드를 입력하면 AI가 어울리는 배경과 스타일을 생성해주는 ‘맞춤형 AI 룩북 생성 이벤트’도 병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참여자 중 62%가 2030세대 신규 회원으로 유입되며 AI 콘텐츠가 고객 참여 확장에도 효과적임을 입증했다. 헤지스는 향후 화보, 룩북, 개인화 콘텐츠까지 AI 활용 영역을 점차 확장해갈 계획이다.
LF 관계자는 “빠르게 변하는 국내 패션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 잠재 고객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을 넘어서는 혁신적인 시도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며 “헤지스는 변하지 않는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입체적인 마케팅과 새로운 도전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 디지털 트윈 모델로 마케팅 효율성과 독립성 확보
AI 기반으로 Julia의 얼굴 윤곽, 표정, 걸음걸이, 체형 등을 정교하게 학습해 생성된 모델
글로벌 SPA 브랜드 H&M은 2025년 S/S 캠페인에 실제 모델 Julia Johansson의 디지털 트윈을 전면 도입했다.
AI 기반으로 Julia의 얼굴 윤곽, 표정, 걸음걸이, 체형 등을 정교하게 학습해 생성된 이 모델은 기존 물리적 촬영보다 콘텐츠 제작 기간을 1주일에서 단 2일로 줄이는 성과를 보였다.
H&M 관계자는 “날씨나 촬영 여건에 영향을 받지 않고, AI를 통해 하와이 해변, 북유럽의 숲, 도시 전경까지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다”며 제작의 유연성과 표현의 폭을 장점으로 꼽았다. 실제로 Julia의 AI 트윈은 인공광과 포토리얼 배경을 기반으로 하와이, 지중해, 스칸디나비아 해변 등 다양한 장소에 등장했지만 실제 물리적 이동은 단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주목할 점은 Julia 본인이 자신의 디지털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과 사용권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H&M은 Julia와 라이선스 계약 방식으로 디지털 트윈을 활용했으며, 이는 향후 그녀가 다른 브랜드와도 협업할 수 있는 독립적인 수익 모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시도에 대해 일부 패션 포토그래퍼와 모델 에이전시는 “창의적 도전이지만, 기존 인력 생태계와의 공존이 필요하다”며 신중론을 제기한 반면 디지털 전환에 익숙한 MZ세대 소비자층은 AI 모델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다. SNS에서는 “디지털 모델이 나의 스타일링까지 해준다니 괜히 믿음이 가고 신기하다”, “광고는 CG인데 왜 이렇게 몰입감 있지?”라는 반응이 잇따랐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뷰티 업계에서는 AI가 피부 상태와 톤을 분석해 맞춤형 화장품을 추천하는 기술이 보편화되고 있다”며 “패션에서도 선택이 아닌 제안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만큼 브랜드 간 AI 커머스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AI가 스타일링하고, 영상까지...움직이는 캐릭터로 재해석
Jacquemus는 생성형 AI 기술을 창의적 콘텐츠의 핵심 수단으로 도입하며 독자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자크뮈스 틱톡 캡쳐]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Jacquemus(자크뮈스)는 최근 생성형 AI 기술을 창의적 콘텐츠의 핵심 수단으로 적극 도입하며 패션계 내 독자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24년에는 브랜드의 대표 제품인 미니 핸드백 ‘Le Bambino’를 초현실적으로 확장한 AI 생성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는 거대하게 변형된 Le Bambino 백이 파리 도심을 질주한다. 버스 옆을 스쳐 지나며 도시 풍경과 묘하게 어우러지는 장면이 펼쳐진다. 이 캠페인은 전통적인 제품 중심 마케팅에서 브랜드 오브제를 ‘움직이는 캐릭터’로 재해석한 사례로 평가되며 SNS에서 단기간 수십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어 올해는 모델 Alex Consani와 AI 기술을 접목한 홀리데이 시즌 캠페인을 선보였다.
영상은 로봇 팔이 모델의 몸 위에 오이 조각을 하나씩 올리는 장면으로 구성됐다. 비현실적인 이미지와 움직임이 연출됐으며, Instagram에서 30만 건 이상의 ‘좋아요’를 기록하며 브랜드 높은 반응을 끌어냈다. 이 영상은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청각적 서사 실험으로 주목받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Jacquemus는 AI 기술을 통해 럭셔리 브랜드가 어떻게 자기 철학을 디지털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기술을 예술로 확장시키는 실험적 접근이 MZ세대와 밀레니얼 소비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패션 디자인 및 콘텐츠 제작 관련 생성 AI 프로그램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제는 도입 여부가 아닌 방법론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이다. 각 기업별로 ‘기존 인력 생태계와의 공존’을 고민하면서 상호 보완 및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신아랑 에디터 yhin56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