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이노베이션[패션 테크] Doji, ‘내 아바타’로 입어보고 산다…입체형 쇼핑 현실화

Doji, ‘내 아바타’로 입어보고 산다…입체형 쇼핑 현실화

가상 피팅 스타트업 ‘Doji’, 시리즈 A 투자로 1,400만 달러 유치

AI·3D 기술로 쇼핑 몰입감 극대화…‘핏 불일치’ 문제 해결에 도전

 

DOJI 어플리케이션


스마트폰을 든 20대 이용자 A씨가 셀카를 몇 장 찍고 전신 사진을 앱에 업로드하자 30분 뒤 화면 속에 ‘또 다른 자신’이 등장했다. 디지털로 구현된 이 아바타는 체형은 물론 어깨의 곡선과 다리 비율까지 실제 A씨를 닮아 있었다. A씨는 평소 즐겨보는 브랜드의 셔츠와 바지를 선택해 아바타에 입혀봤고, 옷의 핏이 어떻게 흐르고, 주름이 어떻게 생기는지를 확인한 후 구매를 결정했다.

 

이처럼 실제 착용에 가까운 몰입형 경험을 내세운 미국의 가상피팅 앱 Doji(도지)는 기술적 완성도와 시장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시제품 개발과 시장 적합성을 입증하며, 스타트업의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첫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는 단계인 시리즈 A 투자 라운드에서 1,400만 달러(약 190억 원)를 유치했다.


이번 라운드는 테크·소비재 분야 유망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해온 스라이브 캐피털(Thrive Capital)이 주도했으며, Reddit 공동 창업자 알렉시스 오해니언이 설립한 세븐 세븐 식스 벤처스도 공동 참여했다. Doji만의 독창적인 기술력과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 전략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는 평가다.

 

# 실제 체형 반영한 3D 아바타로 가상 피팅 경험 고도화



사용자의 실제 체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3D 아바타를 생성하고 여기에 다양한 의상을 가상으로 입혀볼 수 있는  Doji의 AI 기반 아바타 피팅 플랫폼이 이목을 끈다. [사진=Doji홈페이지]

Doji는 사용자의 실제 체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3D 아바타를 생성하고 여기에 다양한 의상을 가상으로 입혀볼 수 있는 AI 기반 아바타 피팅 플랫폼이다. 모바일 앱으로 제공되며 실제 착용에 가까운 시뮬레이션을 통해 온라인 쇼핑의 새로운 경험을 제시한다.


사용자는 Doji 앱에서 생성한 아바타에 다양한 브랜드의 의상을 자유롭게 입혀볼 수 있다. Doji는 자체 플랫폼에 입점한 브랜드뿐 아니라 외부 쇼핑몰의 상품 이미지도 링크를 통해 연동할 수 있다. 사용자는 실제로 입은 듯한 모습으로 스타일링을 시각화한 뒤 그 결과를 가족이나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고, 사용자 간 ‘좋아요’나 의견을 주고받는 소셜 피팅(Social Fitting)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특이점은 초기 스타트앱으로 유저 확대에 목적을 두지 않고 최고의 경험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친구의 초대를 통해서만 이용이 가능해 현재까지는 폐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초대를 통해서만 가입이 가능한 DOJI, 틱톡 계정에서는 초대를 원하는 유저들의 댓글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Doji 틱톡 계정] 

이 모든 시뮬레이션은 Doji의 디퓨전 기반 AI 생성 모델이 핵심 역할을 한다. 기존의 단순 3D 피팅과 달리, 이 모델은 실제 사용자의 신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고정밀 아바타에, 옷의 소재감, 질감, 광택, 늘어남 등의 물리적 특성까지 실시간 반영한다. GPU 최적화 렌더링 엔진 덕분에 아바타를 회전하거나 이동해도, 옷의 주름과 접힘, 탄성 등의 디테일이 자연스럽게 표현된다. 또한, 걷기·앉기·팔을 드는 등의 동작에 따라 옷이 반응하는 시뮬레이션도 가능해, 실제 의상을 입고 움직이는 듯한 ‘입체형 가상 착용 체험’이 구현된다.


Doji는 API 및 SDK 형태로 자사 기술을 외부 쇼핑몰이나 브랜드에 개방해 제공하고 있다. 별도의 하드웨어나 전문 개발 인력 없이도 쉽게 연동 가능하며, 패션 브랜드는 빠르고 효율적으로 가상 피팅 기능을 도입할 수 있다.

향후에는 인앱 결제 기능이 도입될 예정이다. 현재는 피팅 후 외부 링크를 통해 구매가 이뤄지지만, 조만간 앱 내에서 피팅부터 결제, 배송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쇼핑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아직까지는 의류의 물리적 핏을 100% 정밀하게 예측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사용자 피드백 기반의 AI 아바타 재훈련 기능과 지속적인 데이터 학습을 통해 예측 정밀도 개선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 기반을 바탕으로 Doji는 이번 투자금을 ▲AI 모델의 정밀도 향상 ▲서비스 기능 고도화 ▲인앱 커머스 통합 등 기술 전반을 강화해 가상 피팅부터 결제까지 이어지는 완결형 디지털 쇼핑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 AI 아바타 기술, 패션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 가속


AI 아바타 가상 피팅 기술은 패션 산업 전반의 운영 구조와 가치사슬 전환의 촉매제 역할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출처=AI 생성 이미지] 

AI 아바타 기반 가상 피팅 기술은 패션 산업 전반의 운영 구조와 가치사슬 전환을 이끄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AI 아바타 기술은 사용자 편의 기능을 넘어 디자인·제조·마케팅·판매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며 패션 산업의 가치사슬 자체를 재편할 수 있는 전환점”이라고 진단한다.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핏 불일치’ 문제의 해소다. AI 기반 피팅을 통해 소비자는 자신의 체형에 맞는 옷을 보다 정확하게 선택할 수 있다. 이는 온라인 쇼핑의 대표적 문제로 꼽히던 반품률이 줄어들고, 유통업체의 물류 비용과 재고 부담도 완화될 전망이다.


또한 아바타 생성 과정에서 수집된 체형 정보와 스타일 선호도, 브랜드 이용 패턴 등은 정교한 추천 알고리즘과 결합된다. 이를 통해 1:1 수준의 개인화된 커머스 경험이 가능해지며 브랜드 입장에서는 마케팅 효율성과 고객 충성도 강화라는 부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온디맨드(주문형) 생산 시스템과의 연계도 가능하다. 실제 수요를 기반으로 제품을 제작함으로써 과잉 생산과 재고 폐기 문제를 줄일 수 있으며, ESG 경영과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바타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 원단을 사용하지 않고도 패턴 테스트, 실루엣 확인, 착용감 예측이 가능해 샘플 제작 비용을 줄이고 제품 개발 주기를 단축할 수 있다.


활용 분야 역시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AI 아바타는 패션쇼, 룩북, 메타버스 쇼핑, 소셜 콘텐츠 등에 등장하는 가상 모델로 활용되며, 디지털 전용 패션 브랜드의 출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디지털 의상만을 제작·판매하는 ‘DressX’나 블록체인 기반 가상 패션을 선보이는 ‘The Fabricant’과 같은 브랜드들이 등장해 주목받고 있으며, 이는 Doji의 기술이 향후 패션 생태계 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기술은 특히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자기 표현에 민감한 Z세대(Gen Z) 소비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Doji는 이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Gen Z 타깃 쇼핑 플랫폼과의 협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Doji의 아바타 기술은 사용자의 체형뿐만 아니라 취향, 움직임 특성까지 정밀하게 반영할 수 있어 향후 이커머스를 넘어 게임, 피트니스,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산업으로의 확장 확장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패션테크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상 피팅은 단순히 쇼핑의 편의성을 넘어서, 브랜드 전략과 공급망 전체에 영향을 주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Doji처럼 기술과 사용자 경험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기업이 앞으로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아랑 에디터 thin567@dito.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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