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이노베이션[디지털이노베이션] On-Demand x 중국 ODM, 패션 공급망 판이 바뀐다

On-Demand x 중국 ODM, 패션 공급망 판이 바뀐다

온디멘드는 “데이터 기반 사전 준비+반응 실행이 결합된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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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마라 쇼룸


“지금은 상품을 잘 만드는 게 문제가 아닙니다. 패션 제품은 디자인부터 원부자재 수급과 가공, 완제품 제조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소 6개월, 길면 1년 전에 물량을 기획해 생산에 투입해야 하는데, 트렌드가 맞으면 다행이고 틀리면 바로 재고입니다. 예전엔 간혹 ‘대박’도 있었지만, 지금은 사이클이 짧아 찾아보기 어렵죠.”
최근 만난 중견 패션기업 대표의 말이다.

또 다른 온라인 브랜드 경영자 역시 비슷한 고민을 털어놓는다.
“트렌드가 너무 빨라졌습니다. 예전에는 한 시즌이 갔지만, 지금은 몇 주 단위로 바뀝니다. 결국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다 재고로 남습니다.”

dabd901e1c66a.jpg디샹 쇼룸

지금 국내 패션기업들이 마주한 현실은 분명하다. 더 이상 문제는 ‘디자인’이 아니라,  ‘공급의 타이밍과 물량’이다. 패션 기업들은 ‘시즌 기획’과 ‘대량생산’이라는 소싱 패러다임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커머스가 강세를 나타내고, 크리에이터 변수, 메이저 플랫폼들의 저가 공세 등 초변동성 소비 트렌드에서 비롯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싱(Sourcing)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대한 리딩 컴퍼니들의 선택은 바로 ‘Demand-Driven Production(수요 기반 생산)’과 ‘On-Demand Manufacturing(온디맨드 생산)’, 그리고 이를 현실화하는 ‘중국 ODM 시스템’이다.

# “예측은 틀린다”…패션 산업의 구조적 전환


패션 산업은 가장 대표적인 ‘예측 기반 산업(Forecast-driven industry)’이었다. 시즌 시작 전 트렌드를 예측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량 생산을 진행한 뒤 매장에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공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SNS와 숏폼 콘텐츠를 중심으로 트렌드가 실시간으로 변화하고, 소비자는 더 이상 시즌 단위가 아닌 ‘순간 단위’로 반응한다. 여기에 환율 상승과 물류비 증가까지 겹치면서, 잘못된 예측은 곧바로 악성 재고와 손실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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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잉크


전문가들은 “Forecast에서 Demand로, 대량 생산에서 반응 생산으로 패션 산업의 근본적인 방향성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즉, ‘미리 많이 만들어놓고 파는 구조’에서 ‘시장 반응을 보고 생산하는 구조’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On-Demand Manufacturing의 본질은 ‘준비된 반응’으로 해석되는데, 단순히 ‘팔리면 만든다’는 개념이 아닌, ‘생산을 늦추는 것이 아니라 원단과 부자재가 준비되고, 생산 라인과 협력 공장과 일정에 대해 사전 조율된 상태에서 발주에 대한 결정만 늦춘다’는 정교한 전략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본 디자인과 패턴까지 미리 준비돼야만 결정과 동시에 반응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후 실제 생산은 판매 데이터와 시장 반응을 보고 결정하는데, 반응에 따라 전체 수정이 아닌 △컬러 △그래픽 △디테일과 같은 ‘변수’만 빠르게 수정하고, 원부자재와 패턴과 같은 ‘베이스’는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해야 속도와 효율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결국 On-Demand는 단순한 ‘빠른 생산’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 사전 준비+반응 실행이 결합된 시스템’이란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왜 지금 On-Demand인가? 재고와 콘텐츠 경제의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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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Demand Manufacturing이 주목받는 이유는 시장 구조 변화와 맞닿아 있다.

첫째는 재고 리스크다. 트렌드가 짧아지면서 시즌 기획 기반 생산은 실패 확률이 높아졌고, 이는 곧 할인과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둘째는 콘텐츠 기반 수요다. 인플루언서와 크리에이터,  BTS와 임영웅과 같은 셀럽 중심의 소비 구조에서는 특정 시점에 수요가 폭발적으로 발생한다. 이러한 시장에서는 ‘빠르게, 그러나 충분한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셋째는 온라인 중심 유통 구조다. 판매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축적되면서, 생산을 결정할 수 있는 근거가 명확해졌다. 이 세 가지 변화는 하나의 결론으로 이어진다. ‘틀리지 않게 만들 수 있는 생산 시스템’이 필요하다.

# 해답은 ‘중국 ODM’…실행 가능한 유일한 구조


9108c754f8645.jpg자싱 layo 쇼룸


이론은 명확하지만, 문제는 실행이다. 그리고 이 실행을 가장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만드는 방안으로 ‘중국 ODM(Original Design Manufacturing)’이 부각되고 있다.

중국 제조기업도 과거처럼 단순한 OEM으로는 지속이 어렵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중국 내 제조기업들은 디자인, 소재, 생산을 통합한 ODM 시스템으로 빠르게 전환했다. 최근 방문했던 자싱과 닝보, 취안저우와 다롄, 웨이하이 등의 기업들은 샘플 개발 단계부터 완성형 상품을 제공하고 자재 관리와 리오더 대응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었다.

특히 최근에는 최소 생산 수량(Minimum Order Quantity, MOQ)도 낮아지고, 소량 다품종 생산과 반응 생산이 가능한 구조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는 과거 대량 생산 중심의 동남아 생산 구조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방식이다.

최근 베트남은 인건비 상승과 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고, 인도네시아는 여전히 대량생산이 일반적인 상황에서, 중국은 속도와 유연성, 완성도 측면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결국 중국 ODM은 On-Demand Manufacturing을 실행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파트너로 평가받고 있다.

# 디지털 프린팅, On-Demand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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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섬유 호치민 공장


On-Demand Manufacturing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기반이 필요한데, 그 핵심이 바로 디지털 프린팅(Digital Textile Printing, DTP)이다.

디지털 프린팅은 △소량 생산이 가능하고 △디자인 변경이 빠르며 △리드타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On-Demand 생산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특히 Kornit Digital과 같은 솔루션은 빠른 속도로 대량 대응이 가능한 온디맨드 생산 인프라를 제공하며, 글로벌 패션기업은 물론 아마존과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실제로 활용하고 있는 솔루션이다. 

DTP와  같은 솔루션은 단순한 생산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패션 공급망의 구조를 바꾸는 산업 인프라로 평가되고 있다.

# “패션은 이제 운영이 핵심”…경쟁력 기준이 바뀐다


패션 산업의 경쟁력은 오랫동안 디자인과 브랜드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공급망을 어떻게 설계하고 운영하느냐가 경쟁력이다.

Demand-Driven Production과 On-Demand Manufacturing, 그리고 이를 실행하는 중국 ODM과 디지털 생산 인프라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

결국 앞으로의 시장은 이렇게 나뉠 것이다. △미리 만들어 놓고 파는 기업과 △준비해 놓고 반응하는 기업. 그리고 그 차이가 매출과 재고, 그리고 생존을 가르게 될 것이다.

최근 만난 패션기업 경영자의 말에서도 이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제는 무엇을 만들지가 아니라, 언제 얼마를 만들지를 시스템적으로 준비된 기업만 살아남습니다.”

정인기 에디터 inig@dito.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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