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어떤 패션 유통기업이 생존할까?
한국패션협회 ‘2026 글로벌 패션 포럼’, AI를 패션기업의 새 운영체제로 제시
GEO·에이전트 커머스 확산…경영자의 과제는 기술 도입보다 조직 재설계

‘2026 글로벌 패션 포럼’에서 강연자로 나선 BCG 김연희 대표
5월 2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26 글로벌 패션 포럼’은 패션기업 경영자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제 중요한 것은 “AI를 도입할 것인가”가 아니다. “AI를 전제로 회사의 운영 시스템을 어떻게 다시 설계할 것인가”다.
한국패션협회(회장 성래은)가 주관한 이번 포럼은 생성형 AI 도구 소개에 머물지 않았다. 상품기획, 마케팅, 고객관리, 공급망, 유통, 콘텐츠 제작 등 패션기업의 핵심 기능이 AI를 중심으로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글로벌 사례로 제시했다.
포럼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된 단어는 ‘리셰이프(Reshape)’였다. AI를 직원에게 나눠주는 배포(Deploy) 단계를 넘어 업무 구조 자체를 다시 짜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포럼에서 BCG 김연희 대표와 앤서니 최가 강연자로 나선 배경도 여기에 있다. 김연희 대표는 BCG 코리아 대표와 아시아태평양 유통 부문 리더를 맡아온 인물로, 리테일·소비재·디지털 전환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패션기업이 AI를 단순 기술이 아니라 유통 구조와 고객 접점, 조직 운영을 바꾸는 경영 의제로 봐야 한다는 점에서 그의 강연은 포럼의 문제 의식과 맞닿아 있었다.
앤서니 최는 글로벌 소비재·패션 브랜드 투자회사 Provenance의 Founder & Managing Partner로, DTC 브랜드 성장 전략과 데이터 기반 운영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온 투자자다. 그는 AI가 실제 브랜드 성장과 고객 전환, 콘텐츠 운영, CRM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현장형 강연자로 주목받았다.
# AI는 의사결정 속도와 대응 방식을 바꾸는 운영체계
‘2026 글로벌 패션 포럼’에서 강연자로 나선 BCG 김연희 대표
BCG와 앤서니 최가 강조한 메시지는 같았다. AI는 단순 자동화 도구가 아니라 기업의 의사결정 속도, 시장 대응 방식을 바꾸는 운영체제다. 경영자가 AI를 비용 절감 수단으로만 보면 성과는 제한적이다. AI는 더 빠른 상품기획, 더 정교한 고객 분석, 더 많은 콘텐츠 실험, 더 민첩한 공급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운영 증폭 장치로 봐야 한다.
이번 포럼이 제시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유통 질서의 재편이다. 그동안 패션기업은 네이버 검색, 인스타그램 광고, 무신사 노출, 쿠팡 랭킹 같은 플랫폼 중심의 검색 최적화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소비자는 이제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는 대신 AI 에이전트에 직접 묻기 시작했다. “여름 휴양지 여성 셋업을 추천해 달라”, “30대 남성 러닝룩 브랜드를 알려 달라”, “성수 감성 브랜드를 찾아 달라”는 식이다.
이 변화는 브랜드 노출 방식 자체를 바꾼다. 앞으로 패션기업은 검색엔진 최적화뿐 아니라 생성형 엔진 최적화(GEO; 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에 대응해야 한다. 생성형 엔진 최적화는 생성형 AI가 브랜드와 상품을 잘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추천하도록 만드는 전략이다.
경영자 입장에서 핵심은 분명하다. 브랜드 경쟁력은 광고비 규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AI가 읽을 수 있는 상품 데이터, 구조화된 콘텐츠, 신뢰할 수 있는 리뷰, 외부 평판, 고객 행동 데이터가 함께 경쟁력이 된다.
감성적 룩북과 SNS 바이럴만으로는 부족하다. 브랜드 세계관을 데이터로 정리하고, 상품 정보를 표준화하며, 글로벌 AI 플랫폼이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 자산을 구축해야 한다. 이는 중소 브랜드와 디자이너 브랜드에도 기회다. GEO 시대에는 돈을 많이 쓰는 브랜드보다 AI가 정확히 이해하고 추천하기 쉬운 브랜드가 더 빨리 발견될 수 있다.
# AI를 활용해 실제 브랜드가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가?
Provenance의 앤서니 최 Founder & Managing Partner
이번 포럼에서 특히 주목받은 강연자는 앤서니 최였다. 그는 단순 AI 솔루션 기업 관계자나 기술 컨설턴트와는 결이 달랐다. 미국 소비재·패션 업계에서 DTC 브랜드 성장 전략과 데이터 기반 브랜드 운영 분야에서 알려진 투자자로, 브랜드 성장 구조 자체를 설계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가 이끄는 Provenance는 단순 재무 투자회사에 그치지 않는다. 고객 데이터, CRM, 콘텐츠 운영, 퍼포먼스 마케팅, 전환율 최적화, 리텐션, 고객 생애가치까지 깊게 다루며 브랜드 성장을 지원하는 회사에 가깝다.
그가 이번 강연에서 의미 있었던 이유는 ‘AI 기술 자체’보다 ‘AI를 활용해 실제 브랜드가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가’를 중심으로 이야기했다는 점이다. 어떤 AI 툴이 뜨고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기업이 실제 성과를 내고 있는지, AI가 브랜드 운영 속도를 어떻게 바꾸는지, 고객 데이터를 어떻게 수익으로 연결하는지를 글로벌 사례 중심으로 설명했다. 국내 패션기업 경영자들에게 훨씬 현실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한 대목이다.
앤서니 최는 앞으로 패션기업이 디자인 회사가 아니라 데이터 기반 운영 기업으로 진화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랜드 경쟁력의 핵심이 감각만이 아니라 고객 데이터, 콘텐츠 반복 실험, AI 기반 의사결정, 운영 속도, 상품 반응 최적화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AI를 단순 자동화 기술이 아니라 ‘속도와 볼륨의 증폭 장치’로 설명했다. 같은 조직 규모로 더 빠르게 기획하고, 더 많은 콘텐츠를 실험하고, 더 빠르게 고객 반응을 읽고, 더 빠르게 공급망을 움직이는 기업이 앞으로 시장을 주도하게 된다는 의미다.
실제 강연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은 AI를 활용해 광고 이후 전환율 최적화, 콘텐츠 성과 예측, 광고 소재 자동 생성, 디자인 시각화, 고객별 랜딩 페이지 구성, CRM 자동화 등을 이미 실행하고 있었다. 특히 광고 이후 고객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람마다 다른 랜딩 페이지와 상품 경험을 제공하는 사례는 국내 패션기업 경영자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줬다. 이제는 단순히 광고를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광고 이후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보여주는지가 훨씬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 AI는 사람 대체가 아닌 기업 운영 속도의 변화
Provenance의 앤서니 최 Founder & Managing Partner
콘텐츠 영역에서도 AI는 단순히 더 많은 이미지를 만드는 도구가 아니다. 더 빠르게 실험하고, 성과를 확인하고, 바로 개선하는 체계를 만든다. 디자인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다. 스케치를 실제 제품 이미지처럼 구현하고, 모델 착장 이미지를 만들고, 샘플 제작 전에 상품성을 검증한다. 이 과정에서 디자이너, MD, 마케팅, 생산팀은 같은 시각 자료를 보며 더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다만 목표 없는 AI 프로젝트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 앤서니 최는 “목표 없는 AI 프로젝트의 95%는 ROI를 만들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경영자는 AI 도입 자체를 성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매출 전환율, 상품 기획 속도, 재고 회전율, 반품률, 콘텐츠 생산성, 고객 유지율처럼 명확한 목표를 먼저 정해야 한다.
이번 포럼이 한국 패션기업에 남긴 결론은 명확하다. 앞으로 살아남는 브랜드는 가장 유명한 브랜드가 아니다. 가장 빠르게 배우고, 실험하고, 고치는 브랜드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디자인 감각에 운영 속도를 결합하는 능력에서 나온다. 경영자의 과제는 AI 툴을 사는 일이 아니라 조직, 데이터, 콘텐츠, 유통, 공급망을 하나의 AI 기반 운영 시스템으로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정인기 에디터 ingi@dito.fashion
AI시대, 어떤 패션 유통기업이 생존할까?
‘2026 글로벌 패션 포럼’에서 강연자로 나선 BCG 김연희 대표
5월 2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26 글로벌 패션 포럼’은 패션기업 경영자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제 중요한 것은 “AI를 도입할 것인가”가 아니다. “AI를 전제로 회사의 운영 시스템을 어떻게 다시 설계할 것인가”다.
한국패션협회(회장 성래은)가 주관한 이번 포럼은 생성형 AI 도구 소개에 머물지 않았다. 상품기획, 마케팅, 고객관리, 공급망, 유통, 콘텐츠 제작 등 패션기업의 핵심 기능이 AI를 중심으로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글로벌 사례로 제시했다.
포럼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된 단어는 ‘리셰이프(Reshape)’였다. AI를 직원에게 나눠주는 배포(Deploy) 단계를 넘어 업무 구조 자체를 다시 짜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포럼에서 BCG 김연희 대표와 앤서니 최가 강연자로 나선 배경도 여기에 있다. 김연희 대표는 BCG 코리아 대표와 아시아태평양 유통 부문 리더를 맡아온 인물로, 리테일·소비재·디지털 전환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패션기업이 AI를 단순 기술이 아니라 유통 구조와 고객 접점, 조직 운영을 바꾸는 경영 의제로 봐야 한다는 점에서 그의 강연은 포럼의 문제 의식과 맞닿아 있었다.
앤서니 최는 글로벌 소비재·패션 브랜드 투자회사 Provenance의 Founder & Managing Partner로, DTC 브랜드 성장 전략과 데이터 기반 운영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온 투자자다. 그는 AI가 실제 브랜드 성장과 고객 전환, 콘텐츠 운영, CRM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현장형 강연자로 주목받았다.
# AI는 의사결정 속도와 대응 방식을 바꾸는 운영체계
BCG와 앤서니 최가 강조한 메시지는 같았다. AI는 단순 자동화 도구가 아니라 기업의 의사결정 속도, 시장 대응 방식을 바꾸는 운영체제다. 경영자가 AI를 비용 절감 수단으로만 보면 성과는 제한적이다. AI는 더 빠른 상품기획, 더 정교한 고객 분석, 더 많은 콘텐츠 실험, 더 민첩한 공급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운영 증폭 장치로 봐야 한다.
이번 포럼이 제시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유통 질서의 재편이다. 그동안 패션기업은 네이버 검색, 인스타그램 광고, 무신사 노출, 쿠팡 랭킹 같은 플랫폼 중심의 검색 최적화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소비자는 이제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는 대신 AI 에이전트에 직접 묻기 시작했다. “여름 휴양지 여성 셋업을 추천해 달라”, “30대 남성 러닝룩 브랜드를 알려 달라”, “성수 감성 브랜드를 찾아 달라”는 식이다.
이 변화는 브랜드 노출 방식 자체를 바꾼다. 앞으로 패션기업은 검색엔진 최적화뿐 아니라 생성형 엔진 최적화(GEO; 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에 대응해야 한다. 생성형 엔진 최적화는 생성형 AI가 브랜드와 상품을 잘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추천하도록 만드는 전략이다.
경영자 입장에서 핵심은 분명하다. 브랜드 경쟁력은 광고비 규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AI가 읽을 수 있는 상품 데이터, 구조화된 콘텐츠, 신뢰할 수 있는 리뷰, 외부 평판, 고객 행동 데이터가 함께 경쟁력이 된다.
감성적 룩북과 SNS 바이럴만으로는 부족하다. 브랜드 세계관을 데이터로 정리하고, 상품 정보를 표준화하며, 글로벌 AI 플랫폼이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 자산을 구축해야 한다. 이는 중소 브랜드와 디자이너 브랜드에도 기회다. GEO 시대에는 돈을 많이 쓰는 브랜드보다 AI가 정확히 이해하고 추천하기 쉬운 브랜드가 더 빨리 발견될 수 있다.
# AI를 활용해 실제 브랜드가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가?
이번 포럼에서 특히 주목받은 강연자는 앤서니 최였다. 그는 단순 AI 솔루션 기업 관계자나 기술 컨설턴트와는 결이 달랐다. 미국 소비재·패션 업계에서 DTC 브랜드 성장 전략과 데이터 기반 브랜드 운영 분야에서 알려진 투자자로, 브랜드 성장 구조 자체를 설계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가 이끄는 Provenance는 단순 재무 투자회사에 그치지 않는다. 고객 데이터, CRM, 콘텐츠 운영, 퍼포먼스 마케팅, 전환율 최적화, 리텐션, 고객 생애가치까지 깊게 다루며 브랜드 성장을 지원하는 회사에 가깝다.
그가 이번 강연에서 의미 있었던 이유는 ‘AI 기술 자체’보다 ‘AI를 활용해 실제 브랜드가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가’를 중심으로 이야기했다는 점이다. 어떤 AI 툴이 뜨고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기업이 실제 성과를 내고 있는지, AI가 브랜드 운영 속도를 어떻게 바꾸는지, 고객 데이터를 어떻게 수익으로 연결하는지를 글로벌 사례 중심으로 설명했다. 국내 패션기업 경영자들에게 훨씬 현실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한 대목이다.
앤서니 최는 앞으로 패션기업이 디자인 회사가 아니라 데이터 기반 운영 기업으로 진화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랜드 경쟁력의 핵심이 감각만이 아니라 고객 데이터, 콘텐츠 반복 실험, AI 기반 의사결정, 운영 속도, 상품 반응 최적화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AI를 단순 자동화 기술이 아니라 ‘속도와 볼륨의 증폭 장치’로 설명했다. 같은 조직 규모로 더 빠르게 기획하고, 더 많은 콘텐츠를 실험하고, 더 빠르게 고객 반응을 읽고, 더 빠르게 공급망을 움직이는 기업이 앞으로 시장을 주도하게 된다는 의미다.
실제 강연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은 AI를 활용해 광고 이후 전환율 최적화, 콘텐츠 성과 예측, 광고 소재 자동 생성, 디자인 시각화, 고객별 랜딩 페이지 구성, CRM 자동화 등을 이미 실행하고 있었다. 특히 광고 이후 고객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람마다 다른 랜딩 페이지와 상품 경험을 제공하는 사례는 국내 패션기업 경영자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줬다. 이제는 단순히 광고를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광고 이후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보여주는지가 훨씬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 AI는 사람 대체가 아닌 기업 운영 속도의 변화
콘텐츠 영역에서도 AI는 단순히 더 많은 이미지를 만드는 도구가 아니다. 더 빠르게 실험하고, 성과를 확인하고, 바로 개선하는 체계를 만든다. 디자인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다. 스케치를 실제 제품 이미지처럼 구현하고, 모델 착장 이미지를 만들고, 샘플 제작 전에 상품성을 검증한다. 이 과정에서 디자이너, MD, 마케팅, 생산팀은 같은 시각 자료를 보며 더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다만 목표 없는 AI 프로젝트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 앤서니 최는 “목표 없는 AI 프로젝트의 95%는 ROI를 만들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경영자는 AI 도입 자체를 성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매출 전환율, 상품 기획 속도, 재고 회전율, 반품률, 콘텐츠 생산성, 고객 유지율처럼 명확한 목표를 먼저 정해야 한다.
이번 포럼이 한국 패션기업에 남긴 결론은 명확하다. 앞으로 살아남는 브랜드는 가장 유명한 브랜드가 아니다. 가장 빠르게 배우고, 실험하고, 고치는 브랜드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디자인 감각에 운영 속도를 결합하는 능력에서 나온다. 경영자의 과제는 AI 툴을 사는 일이 아니라 조직, 데이터, 콘텐츠, 유통, 공급망을 하나의 AI 기반 운영 시스템으로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정인기 에디터 ingi@dito.fash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