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이노베이션[디지털이노베이션] 유니클로, IP와 커스터마이징으로 패션 비즈니스 진화

유니클로, IP와 커스터마이징으로 패션 비즈니스 진화

제주·부산·잠실 등 대형점서 UTme 판매 검증, 이커머스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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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UT

크리에이터와 연예인들의 IP와 개별 취향을 반영한 커스터마이징 트렌드가 메이저 패션 기업의 상품기획과 Sourcing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패션기업들은 일반적으로 브랜드 정체성에 디자인 트렌드를 가미해 시즌 기획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이러한 일반론은 빠르게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값싼 노동력에 의존한 대량생산, 대량판매 시스템은 재고 리스크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어 판매 반응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On Demand SCM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IP와 커스터마이징이 패션기업 기획 혁신으로


d6369abf81573.jpg'유니클로'가 제주 로컬 브랜드와 협업한 '유티미!(UTme!)티셔츠


이 같은 변화는 최근 유니클로의 전략 전환에서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해외 대량생산 중심의 공급 구조를 유지해 온 유니클로는 최근 서울에 디지털 프린팅 시스템을 갖춘 M사와 1차 벤더 계약을 체결하며, 매장에서 발생하는 수요를 즉시 상품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유니클로’는 글로벌 IP는 물론 국내 대표 관광지의 로컬 브랜드와 협업해 ‘UTme’ 컬렉션을 전개하고 있다. 제주, 부산, 잠실 등 주요 매장에서 진행 중인 크리에이터 협업 티셔츠 즉석 프린트 판매는 기존 시즌 기획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집는 사례다. 

상품은 더 이상 사전에 기획·생산되는 대상이 아니라, 매장에서 발생한 수요 데이터에 의해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결과물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기반에는 디지털 전환(DX, Digital Transformation)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DTG(Direct  to  Garment)*¹ 기술은 디자인 변경의 즉시 반영, 소량 생산, 재고 부담 최소화라는 특성을 통해 ‘반응 기반 생산’이라는 새로운 운영 방식을 가능하게 한다. 


76259a4554f2f.png유니클로 UT

결과적으로 패션기업의 기획 기능은 ‘상품을 만드는 능력’에서 ‘데이터를 해석하고 실행으로 연결하는 운영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조직 구조의 변화로도 이어진다. 기존의 디자인–MD– 생산으로 분절된 구조는 데이터–콘텐츠–생산이 하나의 흐름으로 통합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매장은 단순 판매 공간이 아니라 수요를 생성하는 기획의 출발점으로 기능하기 시작했다. 

DX는 더 이상 선택적 도입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패션기업을 ‘상품 중심 기업’에서 ‘운영 중심 기업’으로 전환시키는 핵심 인프라로 작동하고 있다.

# 블랭크 공급과 DTG 가 완성한 공급망 혁신


패션 산업의 생산 방식 또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핵심은 ‘반응생산(Responsive Production)*²’이다. 이는 단순히 생산 속도를 높이는 개념이 아니라, 생산의 시작점을 수요 이후로 이동시키는 구조적 변화다.

과거 패션 산업은 상품을 먼저 생산하고 시장 반응을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판매가 먼저 일어나고, 그 반응을 기반으로 생산이 실행되는 구조가 확산되고 있다.

이 구조를 완성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블랭크 티셔츠 공급이다. 최근 한국 시장에 진입한 중국 제조기업은 3,000원 대의 고품질 티셔츠를 최소 주문 수량 없이 공급하며, 수도권 기준 반나절 배송과 2~3일 리오더 체계를 구축했다. 이는 브랜드 입장에서 원단 발주, 생산 리스크, 재고 부담을 사실상 제거하는 환경을 의미한다. 즉, 생산은 더 이상 사전에 준비해야 할 과정이 아니라,  필요 시 즉시 실행할 수 있는 조건으로 전환된다.

3f75011ebb390.jpg블랭크 티셔츠 대표 기업인 길단의 '아메리칸어패럴'

여기에 DTG 기반 생산 인프라가 결합되면서 생산은 ‘대기 상태’로 전환된다. 과거 공장이 물량을 소화하는 조직이었다면, 이제는 수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생산 플랫폼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이 구조에서는 테스트와 리오더가 반복된다. 소량 생산을 통해 시장 반응을 확인하고, 반응이 확인되면 즉시 생산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기존의 ‘기획–생산–판매’ 구조는 붕괴되고, ‘기획-판매–생산–재생산–확장’의 순환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생산은 더 이상 병목이 아니라, 속도를 만들어내는 핵심 인프라로 기능하기 시작했다.

# 이커머스와 IP가 재편하는 패션 비즈니스


생산 구조의 변화와 함께 소비 구조 역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커머스와 IP(Intellectual Property)*³가 있다.

DTG 기술과 반응생산이 생산의 유연성을 확보했다면, 실제 구매를 결정짓는 요소는 콘텐츠와 IP다. 유니클로의 UT 모델은 캐릭터 IP를 기반으로 티셔츠를 판매하며, 의류를 넘어 ‘콘텐츠 소비’ 구조를 만들어낸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이 구조에서는 상품 자체보다 IP의 인지도와 확장성이 판매를 좌우한다. 생산은 이를 빠르게 구현하는 역할로 재편된다.

반면 국내 패션기업들은 여전히 생산과 유통 중심의 사고에 머물러 있으며, IP 확보 및 운영 시스템 구축에서는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일부 기업들이 DTG 설비를 도입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있으나, IP–생산–결제를 통합한 플랫폼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한 상황이다.


7db0485e82db2.jpg티월드 쇼룸

이커머스 플랫폼의 성장 역시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무신사, 29CM, W컨셉 등 주요 플랫폼은 콘텐츠 기반 소비 구조를 이미 형성했으며, 크리에이터와 브랜드의 경계는 빠르게 해체되고 있다.

이 구조에서는 크리에이터가 IP를 생산하고, 플랫폼이 수요를 형성하며, 생산은 이를 즉시 실행한다. 패션기업의 역할은 이 세 요소를 연결하고 운영하는 방향으로 이동한다.

한편 글로벌 공급망 역시 이러한 변화에 맞춰 재편되고 있다. 과거 저비용 대량생산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리드타임 단축과 유연성을 중심으로 한 하이브리드 공급망이 확산되고 있다. 유니클로의 국내 생산 강화 전략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가격 경쟁’에서 ‘속도 경쟁’으로의 전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결국 패션 산업의 경쟁 기준은 명확해지고 있다. 무엇을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반응하고 제때 공급을 실행할 수 있는가가 핵심이다. 

이제 패션은 데이터, 콘텐츠, 그리고 속도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반응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각주
*¹ DTG (Direct to Garment): 의류 완제품 위에 직접 프린팅하는 디지털 인쇄 방식
*² 반응생산(Responsive Production): 수요 발생 이후 생산을 실행하는 반응형 생산 구조
*³ IP (Intellectual Property): 캐릭터, 브랜드, 콘텐츠 등 소비를 유도하는 지식재산권


정인기 에디터 ingi@dito.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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