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테크] AI와 3D로 무장한 OS, 레조넌스의 반향
먼저 팔고 나중에 만드는 패션 프로세스의 혁신
패션 밸류체인에 AI, 디지털 트윈, 3D 패션 등 DX 활용

‘재고는 없다, 폐기도 없다’ 레조넌스(Resonance)는 전통 패션 제조 방식에 반기를 들고 나선 개혁자들이다. 샘플 없는 디자인, 재고 없는 생산, 투명한 공급망 등 이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제조 방정식은 디자이너의 창의성과 브랜드의 수익성, 환경 지속가능성까지 모두를 겨냥하고 있다.
2015년 뉴욕에서 시작한 레조넌스는 테크 투자자이자 패션 혁신가인 로렌스 레니한과 빅데이터 전문가 크리스티안 게오르게가 뉴욕에서 공동 설립한 패션테크 기업이다.
‘디자인→생산→판매’라는 전통 프로세스를 거부하고 ‘디자인→판매→생산’으로 패션의 순서를 완전히 바꾸겠다는 도발적인 목표를 내세웠다. 또한 자라, H&M, 아마존 같은 거대 기업이 지배하는 패션 산업이 아닌 수만개의 창작 중심 브랜드가 공존하며 지속 가능한 글로벌 패션 산업을 구축하겠다는 다짐으로 시작했다.
# 크리에이트원, AI+3D 버추얼 샘플로 ‘먼저 팔고, 나중에 만든다’
레조넌스의 핵심 기술은 자체 개발한 플랫폼 ‘크리에이트원 (CreateOne)’이다. 크리에이트원(create.one)은 디자이너가 실제 원단을 쓰지 않고도 3D 디지털 샘플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해준다. 셔츠, 팬츠, 드레스 등 기본적인 실루엣부터 시작해 원하는 패턴과 프린트를 업로드하면, AI와 3D 엔진이 실시간으로 디지털 트윈을 생성한다.

레조넌스의 '크리에이트원' 플랫폼
마네킹도, 피팅 모델도 없다. 대신 200여 종의 신체 유형에 최적화된 가상 모델에 옷을 입히며 핏과 드레이핑을 검증한다. 이 과정에서 종이 패턴, 원단 샘플, 물리적 제작 과정은 일절 생략함으로써 자원과 시간, 비용을 대폭 줄인다. 수많은 샘플을 만들어 폐기하는 전통적 방식이 아닌 디자인 단계에서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실현하고 있다.
생산 방식 역시 혁신적이다. 레조넌스는 주문 기반의 무재고 생산 구조를 추구하며 ‘디자인→판매→제작’ 순환 구조로 패션 산업의 근본을 바꾸고 있다. 디자이너가 크리에이트원 플랫폼에서 컬렉션을 구성하고, 이를 온라인 숍이나 리테일 채널에 연동할 수 있다.
소비자가 옷을 구매하면 주문 정보는 도미니카공화국에 위치한 레조넌스의 마이크로팩토리인 자동화 제조랩으로 전달되며, 이곳에서는 AI 기반 커팅 시스템과 수작업 봉제가 결합돼 평균 14일 내 제품이 소비자에게 도착한다. 즉 패션 산업의 가장 큰 리스크였던 ‘대량 재고, 최소 주문량, 버려지는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레조넌스가 지향하는 바다.


'크리에이트원'을 통해 제작한 ‘미스치프’(좌), ‘루아르’(우)
실제 크리에이트원 플랫폼에서는 ‘레베카 밍코프’, ‘미스치프’, ‘JCRT’ 등의 브랜드와 디자이너 ‘아론포츠’, ‘루아르’도 2025 SS 컬렉션 제품을 레조넌스의 크리에이트원에서 제작했다. 또 브랜드 런칭을 원하는 창업자들도 크리에이트원을 통해 그들의 꿈을 실현시킨다. 그 동안 약 1만4천여개 브랜드, 40만벌을 생산했다.
로렌스 레니한 레조넌스 회장은 “지난해 9월 크리에이트원 베타버전을 시작한 후 1만여개의 새로운 브랜드가 시작됐다. AI 기반의 우수성과 설계, 판매, 온디맨드 제조를 단일 워크플로우로 축소한 이곳에서 디자이너들은 창조에만 집중하면서도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 지속 가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겨냥한 제조 혁신
레조넌스의 실험은 단순히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니다. 이들이 궁극적으로 겨냥하는 것은 지속 가능성과 수익성의 공존이다.
레조넌스의 크리에이트원을 ‘이상이 아닌 실현가능한’ 모델로 만들어준 것은 도미니카공화국에 구축된 자동화 제조랩 덕분이다. 초기에는 도미니카공화국 Material Node에서 전처리, 인쇄, 세탁, 건조 및 연화 과정은 물론 재단, 봉제, 포장, 배송까지 모두 한 곳에서 완성되었으나 현재는 확장 가능한 생산을 위해 지능형 제조공장 Sew Node에서 완성되기도 한다. 그 핵심에는 DTP 패브릭 프린트 공정이 있기에 가능했다.

레조넌스 도미니카공화국 마이크로팩토리
뿐만 아니라 도미니카공화국에 위치한 제조랩의 작업 상황을 뉴욕 본사에서 실시간으로 작업자의 현황과 특정 제품의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제품을 주문한 디자이너들은 크리에이트원 플랫폼을 통해 원단 생산지부터 공장 위치, 봉제 작업자까지 전 공정을 추적 가능하다. 일부 제품에는 QR코드를 부착해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생산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레조넌스는 단순한 패션테크 기업이 아니다. 이들은 패션 산업 전반을 운영하는 운영체제(Operating System)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는 단 한 벌이라도, 옳게 만든다” 레조넌스가 던지는 메시지는 간단하면서도 강력하다. 디지털 트윈, AI, 3D 패션, 온디맨드 제작 등 이 모든 기술은 결국 한 벌의 옷이 환경을 해치지 않고, 제대로 만들어져 제때 소비자에게 닿게 하려는 노력이다.
황연희 에디터 yuni@dito.fashion
이 글은 한국섬유산업연합회와 디토앤디토가 함께 제작한 DX MADE VOL.6 에 게재된 글입니다. 아래 클릭하면 더 많은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패션테크] AI와 3D로 무장한 OS, 레조넌스의 반향
‘재고는 없다, 폐기도 없다’ 레조넌스(Resonance)는 전통 패션 제조 방식에 반기를 들고 나선 개혁자들이다. 샘플 없는 디자인, 재고 없는 생산, 투명한 공급망 등 이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제조 방정식은 디자이너의 창의성과 브랜드의 수익성, 환경 지속가능성까지 모두를 겨냥하고 있다.
2015년 뉴욕에서 시작한 레조넌스는 테크 투자자이자 패션 혁신가인 로렌스 레니한과 빅데이터 전문가 크리스티안 게오르게가 뉴욕에서 공동 설립한 패션테크 기업이다.
‘디자인→생산→판매’라는 전통 프로세스를 거부하고 ‘디자인→판매→생산’으로 패션의 순서를 완전히 바꾸겠다는 도발적인 목표를 내세웠다. 또한 자라, H&M, 아마존 같은 거대 기업이 지배하는 패션 산업이 아닌 수만개의 창작 중심 브랜드가 공존하며 지속 가능한 글로벌 패션 산업을 구축하겠다는 다짐으로 시작했다.
# 크리에이트원, AI+3D 버추얼 샘플로 ‘먼저 팔고, 나중에 만든다’
레조넌스의 핵심 기술은 자체 개발한 플랫폼 ‘크리에이트원 (CreateOne)’이다. 크리에이트원(create.one)은 디자이너가 실제 원단을 쓰지 않고도 3D 디지털 샘플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해준다. 셔츠, 팬츠, 드레스 등 기본적인 실루엣부터 시작해 원하는 패턴과 프린트를 업로드하면, AI와 3D 엔진이 실시간으로 디지털 트윈을 생성한다.
레조넌스의 '크리에이트원' 플랫폼
마네킹도, 피팅 모델도 없다. 대신 200여 종의 신체 유형에 최적화된 가상 모델에 옷을 입히며 핏과 드레이핑을 검증한다. 이 과정에서 종이 패턴, 원단 샘플, 물리적 제작 과정은 일절 생략함으로써 자원과 시간, 비용을 대폭 줄인다. 수많은 샘플을 만들어 폐기하는 전통적 방식이 아닌 디자인 단계에서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실현하고 있다.
생산 방식 역시 혁신적이다. 레조넌스는 주문 기반의 무재고 생산 구조를 추구하며 ‘디자인→판매→제작’ 순환 구조로 패션 산업의 근본을 바꾸고 있다. 디자이너가 크리에이트원 플랫폼에서 컬렉션을 구성하고, 이를 온라인 숍이나 리테일 채널에 연동할 수 있다.
소비자가 옷을 구매하면 주문 정보는 도미니카공화국에 위치한 레조넌스의 마이크로팩토리인 자동화 제조랩으로 전달되며, 이곳에서는 AI 기반 커팅 시스템과 수작업 봉제가 결합돼 평균 14일 내 제품이 소비자에게 도착한다. 즉 패션 산업의 가장 큰 리스크였던 ‘대량 재고, 최소 주문량, 버려지는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레조넌스가 지향하는 바다.
'크리에이트원'을 통해 제작한 ‘미스치프’(좌), ‘루아르’(우)
실제 크리에이트원 플랫폼에서는 ‘레베카 밍코프’, ‘미스치프’, ‘JCRT’ 등의 브랜드와 디자이너 ‘아론포츠’, ‘루아르’도 2025 SS 컬렉션 제품을 레조넌스의 크리에이트원에서 제작했다. 또 브랜드 런칭을 원하는 창업자들도 크리에이트원을 통해 그들의 꿈을 실현시킨다. 그 동안 약 1만4천여개 브랜드, 40만벌을 생산했다.
로렌스 레니한 레조넌스 회장은 “지난해 9월 크리에이트원 베타버전을 시작한 후 1만여개의 새로운 브랜드가 시작됐다. AI 기반의 우수성과 설계, 판매, 온디맨드 제조를 단일 워크플로우로 축소한 이곳에서 디자이너들은 창조에만 집중하면서도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 지속 가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겨냥한 제조 혁신
레조넌스의 실험은 단순히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니다. 이들이 궁극적으로 겨냥하는 것은 지속 가능성과 수익성의 공존이다.
레조넌스의 크리에이트원을 ‘이상이 아닌 실현가능한’ 모델로 만들어준 것은 도미니카공화국에 구축된 자동화 제조랩 덕분이다. 초기에는 도미니카공화국 Material Node에서 전처리, 인쇄, 세탁, 건조 및 연화 과정은 물론 재단, 봉제, 포장, 배송까지 모두 한 곳에서 완성되었으나 현재는 확장 가능한 생산을 위해 지능형 제조공장 Sew Node에서 완성되기도 한다. 그 핵심에는 DTP 패브릭 프린트 공정이 있기에 가능했다.
레조넌스 도미니카공화국 마이크로팩토리
뿐만 아니라 도미니카공화국에 위치한 제조랩의 작업 상황을 뉴욕 본사에서 실시간으로 작업자의 현황과 특정 제품의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제품을 주문한 디자이너들은 크리에이트원 플랫폼을 통해 원단 생산지부터 공장 위치, 봉제 작업자까지 전 공정을 추적 가능하다. 일부 제품에는 QR코드를 부착해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생산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레조넌스는 단순한 패션테크 기업이 아니다. 이들은 패션 산업 전반을 운영하는 운영체제(Operating System)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는 단 한 벌이라도, 옳게 만든다” 레조넌스가 던지는 메시지는 간단하면서도 강력하다. 디지털 트윈, AI, 3D 패션, 온디맨드 제작 등 이 모든 기술은 결국 한 벌의 옷이 환경을 해치지 않고, 제대로 만들어져 제때 소비자에게 닿게 하려는 노력이다.
황연희 에디터 yuni@dito.fashion
이 글은 한국섬유산업연합회와 디토앤디토가 함께 제작한 DX MADE VOL.6 에 게재된 글입니다. 아래 클릭하면 더 많은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