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토리안[브랜딩] 스몰 브랜드, 런칭 전에 반드시 답해야 할 5가지 질문

김용석 디토리안
2025-03-25

스몰 브랜드, 런칭 전에 반드시 답해야 할 5가지 질문

‘누구를 위한 브랜드인가?’ 



에이브러햄 링컨은 이렇게 말했다. "나에게 나무를 베는 데 6시간이 주어진다면, 그 중 45분은 도끼를 가는 데 쓰겠다." 이는 어떤 일이든 사전에 충분한 기획과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브랜드 컨설팅을 하면서도 같은 점을 느낀다. 런칭 전에 충분히 고민한 브랜드는 이후 마케팅이 훨씬 수월하지만, 그렇지 않은 브랜드는 재고 부담에 쫓기며 우왕좌왕하기 쉽다. 한 브랜드 대표는 "브랜딩은 런칭 전까지가 99%"라고까지 말했다. 런칭 전에 전략을 철저히 고민할수록 이후 ‘광고비’ 부담도 줄어든다.


그러나 문제는 대부분의 스몰 브랜드 대표들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정식 컨설팅을 받을 여유도, 함께 깊이 고민할 직원도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스몰 브랜드가 런칭 전에 고려해야 할 요소를 정리했다. 라이언 대니얼 모런의 《12 Months to $1 Million》 프레임워크를 참고했다.


스텝 1. 누구에게 판매할 것인가?


성공적인 브랜드의 핵심은 ‘상품’이 아니라 ‘사람’이다. 상품을 먼저 만든 후 타깃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타깃을 먼저 설정한 후 그들에게 적합한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이때 ‘2030 여성’처럼 광범위한 타깃이 아니라, 구체적인 페르소나를 설정해야 한다. 나이, 성별, 직업, 취미, 소득 수준까지 고려해야 하며, 본인이 잘 모르는 타깃을 설정하면 안 된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지인’을 타깃으로 삼거나, ‘자신’을 타깃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자신’을 타깃으로 설정한 대표적인 브랜드로 아이앱 스튜디오(IAB Studio)가 있다.


두산 인프라코어와 IAB Studio의 콜라보 상품. 사진 출처: eyesmag.com

래퍼 빈지노는 학창 시절 친구들과 함께 아이앱 스튜디오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원래는 패션 브랜드가 아닌, 앨범 아트워크를 제작하는 브랜드였다. 그러다 본인들이 작업복으로 입으려고 길단 티셔츠에 IAB Studio 로고를 넣은 제품을 만들었는데, 예상치 못한 대중의 관심과 인기를 끌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패션 브랜드로 확장했고, 후드티, 비니, 플리스, 재킷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확장 과정에서도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두산 인프라코어, JTBC 뉴스룸 등과 작업복 협업을 진행하며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스텝 2. 타깃이 이미 구매하는 브랜드는 무엇인가?


타깃을 설정했다면, 이들이 어떤 브랜드를 구매하는지 분석해야 한다. 만약 타깃이 본인이나 지인이라면, 최근 3개월 동안 주로 구매한 브랜드를 살펴보자. 그리고 단순히 ‘좋아서’가 아니라, 왜 그 브랜드를 선택했는지 구체적인 이유를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색감이 좋아서’, ‘좋아하는 연예인이 입어서’ 등 명확한 소비 이유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텝 3. 경쟁 브랜드가 해결하지 못하는 불편함은 무엇인가?


사진 출처: CEP 공식사이트

타깃이 이미 구매하는 브랜드의 고객 후기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특히 평점이 낮거나 불만 후기에서 소비자가 느끼는 불편함을 파악하고, 우리 브랜드가 이를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해야 한다.


프리미엄 러닝 양말 브랜드 CEP가 좋은 예다. 많은 러너들은 운동화 선택에는 신중하지만, 발에 직접 닿는 양말에 대해서는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 CEP는 이 점을 파고들어 왼발과 오른발을 구분하고, 사이즈를 세분화한 맞춤형 러닝 양말을 만들었다. 프리미엄 라인은 10만 원에 달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브랜드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개선해 많은 러너들에게 선택받고 있다.


스텝 4. 타깃은 어디에 있는가?


많은 스몰 브랜드가 제품을 만든 후에서야 타깃을 찾기 시작하지만, 이는 너무 늦다. 런칭 전에 이미 그들이 어디서 시간을 보내고, 어디에서 구매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는 크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뉜다.


온라인: 타깃이 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 SNS, 유튜브 채널, 뉴스레터 등을 조사해 어디에서 머무는지를 파악한다.

오프라인: 타깃이 자주 방문하는 카페, 식당, 백화점, 문화 공간 등을 분석해 소비 동선을 파악한다.


이를 알면 어디에 광고를 집행하고, 어디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어야 하는지 구체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심지어 런칭 전에 타깃이 주로 방문하는 장소와 협업을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즉, 제품을 만든 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수요를 확보한 뒤 런칭하는 전략을 고려할 수도 있다.


스텝 5. 첫 번째 핵심 상품 이후, 어떤 상품을 확장할 것인가?


런칭 시점에 모든 제품을 갖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성공적인 런칭 후, 어떤 방식으로 상품을 확장할 것인지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박종윤 대표가 제안한 BUS 모델을 참고할 수 있다.


B (Basic): 고객이 굳이 다른 곳에서 살 필요 없는 기본 상품 (예: 기본 티셔츠)

U (Unique): 브랜드의 매력을 느끼게 하는 독창적인 상품 (예: 핵심 아이템)

S (Special): 오직 우리만 제공하거나 특정 고객을 위한 한정 상품 (예: 시즌 한정 상품)


브랜드 런칭 전, 깊이 고민해야 한다

브랜드 런칭은 단순히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것이 아니라, 타깃 고객의 머릿속에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과정이다. 얼마나 깊이 고민하느냐에 따라 런칭 후 브랜드의 성장 속도가 달라진다.

브랜드 런칭을 준비 중이라면, ‘누구를 위한 브랜드인가?’라는 질문부터 시작하자. 고민의 깊이만큼, 고객의 관심과 매출의 높이가 달라질 것이다.


김용석 브랜드 컨설턴트는 삼성물산에서 마케팅을 시작해 지금은 대화형 스몰 브랜드 컨설팅, '톡설팅'의 대표로 있다. 저서로는 <마케팅 뷰자데>, <작은 기업을 위한 브랜딩 법칙 ZERO>가 있다. brunch.co.kr/@kap


8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