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마케팅, '팔로워 수'의 시대는 끝났다
팔로워, 정량적 수치보다 반응지수가 중요

인플루언서 마케팅 판도가 180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팔로워 수가 많은 메가 인플루언서가 마케팅 성패를 결정했다. 하지만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이 바뀌었고, 소비자의 반응 방식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제 브랜드는 '누가 유명한가'보다 '누가 반응을 일으키는가'를 기준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인스타그램, 팔로워보다 반응이 중요해졌다
2023년부터 인스타그램은 팔로우 기반 피드를 줄이고, 관심사 기반 추천 알고리즘을 강화하고 있다. 유튜브 홈, 틱톡 추천(For You)처럼 ‘얼마나 반응했는가’가 노출 기준이 된다. 팔로워 수가 많아도, 저장이나 댓글, 공유가 없는 콘텐츠는 금세 묻힌다.
또한 인스타그램은 반복성 콘텐츠, 표절성 콘텐츠를 제한하고 있다. 팔로워 수가 적더라도 창의적인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는 계정에 더 많은 노출 기회를 주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결론적으로 ‘팔로워 수’는 더 이상 예전만큼 유의미한 지표가 아니다. 알고리즘이 좋아하는 건 소비자의 ‘반응’이다.
# 틱톡은 알고리즘 플랫폼의 전형
틱톡은 처음부터 반응 기반 플랫폼이었다. 시청 시간, 반복 재생, 스크롤 속도, 좋아요, 저장, 공유 등 온갖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구독 여부와 상관없이 콘텐츠를 추천한다.
그래서 틱톡에서는 수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메가 인플루언서에게 크게 의존하기보다는, 팔로워 수는 적어도 참여도가 높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여러 명과 협업하는 전략이 더 효과적이다. 이들이 만든 콘텐츠가 자연스럽고 덜 광고처럼 보이면, 알고리즘이 더 많은 사람에게 노출해주고, 그 결과 사용자 반응이 쌓이면서 확산 속도에 가속도가 붙는다.
의류 쇼핑몰 워던스(Wordans)는 팔로워 수는 적지만 고객 참여율 높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했다. 저렴한 가격, 빠른 배송, 단체 구매 옵션을 강조한 콘텐츠에 5% 할인 쿠폰을 붙였다. 이 캠페인은 5,000개 이상의 ‘좋아요’를 얻었고, 수익 목표 초과 달성은 물론 신규 고객 데이터 확보에도 성공했다.
# 찐팬이 브랜드를 지탱한다 – 트리밍버드 사례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 것은 단순한 노출이나 조회수가 아니다. 브랜드의 가치를 공유하는 ‘찐팬’이 존재하느냐가 핵심이다. 여성복 브랜드 ‘트리밍버드’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김민경 디렉터가 2021년 론칭한 이 브랜드는 무신사 라이브 일 매출 1위, 29CM 입점 당일 12억원 매출, 연 매출 150억원 돌파라는 성과를 일궜다. 이 모든 결과는 팬덤 기반 커뮤니티와 진정성 있는 소통에서 나왔다. 특히 이 브랜드의 팬덤인 ‘버디(Buddy)’는 자발적으로 제품을 홍보하고, 매장 오픈일에는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는 충성 고객으로 성장했다. 성수동의 플래그십 오픈 현장에서 이 현상은 매우 상징적으로 나타났다.

팬덤 ‘버디’의 댓글이 가득한 트리밍버드의 29Live 팬밋업 화면
# 지금 브랜드가 해야 할 일
1. 팬들과 깊이 있는 관계를 맺는 인플루언서와 협업
이제는 팔로워 수보다 인플루언서가 가진 팬덤의 질이 중요하다. 단순히 구독자수, 조회수가 아니라 댓글의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진심이 담긴 피드백이 있는가, 자주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왔는가를 봐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사냥 전문 브랜드 투스오브더애로우(Tooth of the Arrow)는 대형 인플루언서보다 '진짜 사냥을 즐기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해 성과를 냈다. 이들이 올린 콘텐츠는 조회수보다 구매 전환율이 높았고, 커뮤니티 기반의 자발적 확산이 이루어졌다. 패션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누가 입느냐보다, 어떤 관계 안에서 입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2. 브랜드 자체 콘텐츠로 무드를 축적
설명 없이도 '느껴지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숏폼 영상, 룩북, 이미지 하나에도 브랜드 무드가 담겨야 한다. ‘자크뮈스’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밀밭, 라벤더밭, 해변을 런웨이로 삼은 쇼부터, 오직 아이폰으로 촬영한 2025년 봄 컬렉션까지. 브랜드가 직접 무드를 연출하고 촬영해 콘텐츠를 만든다. 모델은 따로 없어도 된다. 직원들이 등장하거나, 관객 없이 진행되기도 한다. 중요한 건 이 모든 장면이 자크뮈스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한다는 점이다. 누구나 ‘자크뮈스다움’을 직감하고,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빠져든다.

아이폰으로 촬영한 2025 자크뮈스 컬렉션. 사진 출처: vogue
3. 고객의 자발적인 참여에 정성껏 반응
브랜드를 자발적으로 언급한 소비자에게는 꼭 반응해야 한다. 좋아요는 기본이고, 댓글로 고마움을 전하거나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리그램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는 24시간 후 사라지기 때문에, 브랜드의 톤앤매너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고 부담 없이 공유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은 팬에게 브랜드와 연결되어 있다는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 전략을 잘 활용한 브랜드가 모드클로스(ModCloth)다. 고객이 제품을 입고 찍은 사진에 '#MyModCloth' 해시태그를 달아 공유하면, 브랜드는 이를 자사 인스타그램과 공식 웹사이트에 소개했다. 이 단순한 공유가 고객의 참여율을 높였고, 브랜드에 대한 애착도 함께 커졌다.
소비자가 만든 콘텐츠는 광고보다 더 진짜처럼 느껴진다. 브랜드가 먼저 반응하고 환대하면, 소비자는 다시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만든다. 이 선순환이 바로 팬덤의 시작이다.
# 결론: 관계의 밀도를 고민할 때다
브랜드는 더 이상 많은 사람에게 말 거는 전략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팔로워를 가졌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진하게 연결돼 있느냐다. 팬들과 깊이 있는 관계를 맺는 인플루언서와 협업하고, 브랜드 자체 콘텐츠로 무드를 축적하며, 자발적인 참여에 정성껏 반응하라. 브랜드의 힘은 관계의 숫자가 아니라, 관계의 밀도에서 나온다.


고객의 자발적인 해시태그 콘텐츠(#MyModCloth)를 공식 인스타그램에 리그램 및 하이라이트로 보여주는 모드클로스

김용석 브랜드 컨설턴트는 삼성물산에서 마케팅을 시작해 지금은 대화형 스몰 브랜드 컨설팅, '톡설팅'의 대표로 있다. 저서로는 <마케팅 뷰자데>, <작은 기업을 위한 브랜딩 법칙 ZERO>가 있다. brunch.co.kr/@kap
인플루언서 마케팅, '팔로워 수'의 시대는 끝났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판도가 180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팔로워 수가 많은 메가 인플루언서가 마케팅 성패를 결정했다. 하지만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이 바뀌었고, 소비자의 반응 방식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제 브랜드는 '누가 유명한가'보다 '누가 반응을 일으키는가'를 기준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인스타그램, 팔로워보다 반응이 중요해졌다
2023년부터 인스타그램은 팔로우 기반 피드를 줄이고, 관심사 기반 추천 알고리즘을 강화하고 있다. 유튜브 홈, 틱톡 추천(For You)처럼 ‘얼마나 반응했는가’가 노출 기준이 된다. 팔로워 수가 많아도, 저장이나 댓글, 공유가 없는 콘텐츠는 금세 묻힌다.
또한 인스타그램은 반복성 콘텐츠, 표절성 콘텐츠를 제한하고 있다. 팔로워 수가 적더라도 창의적인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는 계정에 더 많은 노출 기회를 주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결론적으로 ‘팔로워 수’는 더 이상 예전만큼 유의미한 지표가 아니다. 알고리즘이 좋아하는 건 소비자의 ‘반응’이다.
# 틱톡은 알고리즘 플랫폼의 전형
틱톡은 처음부터 반응 기반 플랫폼이었다. 시청 시간, 반복 재생, 스크롤 속도, 좋아요, 저장, 공유 등 온갖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구독 여부와 상관없이 콘텐츠를 추천한다.
그래서 틱톡에서는 수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메가 인플루언서에게 크게 의존하기보다는, 팔로워 수는 적어도 참여도가 높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여러 명과 협업하는 전략이 더 효과적이다. 이들이 만든 콘텐츠가 자연스럽고 덜 광고처럼 보이면, 알고리즘이 더 많은 사람에게 노출해주고, 그 결과 사용자 반응이 쌓이면서 확산 속도에 가속도가 붙는다.
의류 쇼핑몰 워던스(Wordans)는 팔로워 수는 적지만 고객 참여율 높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했다. 저렴한 가격, 빠른 배송, 단체 구매 옵션을 강조한 콘텐츠에 5% 할인 쿠폰을 붙였다. 이 캠페인은 5,000개 이상의 ‘좋아요’를 얻었고, 수익 목표 초과 달성은 물론 신규 고객 데이터 확보에도 성공했다.
# 찐팬이 브랜드를 지탱한다 – 트리밍버드 사례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 것은 단순한 노출이나 조회수가 아니다. 브랜드의 가치를 공유하는 ‘찐팬’이 존재하느냐가 핵심이다. 여성복 브랜드 ‘트리밍버드’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김민경 디렉터가 2021년 론칭한 이 브랜드는 무신사 라이브 일 매출 1위, 29CM 입점 당일 12억원 매출, 연 매출 150억원 돌파라는 성과를 일궜다. 이 모든 결과는 팬덤 기반 커뮤니티와 진정성 있는 소통에서 나왔다. 특히 이 브랜드의 팬덤인 ‘버디(Buddy)’는 자발적으로 제품을 홍보하고, 매장 오픈일에는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는 충성 고객으로 성장했다. 성수동의 플래그십 오픈 현장에서 이 현상은 매우 상징적으로 나타났다.
팬덤 ‘버디’의 댓글이 가득한 트리밍버드의 29Live 팬밋업 화면
# 지금 브랜드가 해야 할 일
1. 팬들과 깊이 있는 관계를 맺는 인플루언서와 협업
이제는 팔로워 수보다 인플루언서가 가진 팬덤의 질이 중요하다. 단순히 구독자수, 조회수가 아니라 댓글의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진심이 담긴 피드백이 있는가, 자주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왔는가를 봐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사냥 전문 브랜드 투스오브더애로우(Tooth of the Arrow)는 대형 인플루언서보다 '진짜 사냥을 즐기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해 성과를 냈다. 이들이 올린 콘텐츠는 조회수보다 구매 전환율이 높았고, 커뮤니티 기반의 자발적 확산이 이루어졌다. 패션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누가 입느냐보다, 어떤 관계 안에서 입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2. 브랜드 자체 콘텐츠로 무드를 축적
설명 없이도 '느껴지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숏폼 영상, 룩북, 이미지 하나에도 브랜드 무드가 담겨야 한다. ‘자크뮈스’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밀밭, 라벤더밭, 해변을 런웨이로 삼은 쇼부터, 오직 아이폰으로 촬영한 2025년 봄 컬렉션까지. 브랜드가 직접 무드를 연출하고 촬영해 콘텐츠를 만든다. 모델은 따로 없어도 된다. 직원들이 등장하거나, 관객 없이 진행되기도 한다. 중요한 건 이 모든 장면이 자크뮈스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한다는 점이다. 누구나 ‘자크뮈스다움’을 직감하고,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빠져든다.
아이폰으로 촬영한 2025 자크뮈스 컬렉션. 사진 출처: vogue
3. 고객의 자발적인 참여에 정성껏 반응
브랜드를 자발적으로 언급한 소비자에게는 꼭 반응해야 한다. 좋아요는 기본이고, 댓글로 고마움을 전하거나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리그램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는 24시간 후 사라지기 때문에, 브랜드의 톤앤매너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고 부담 없이 공유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은 팬에게 브랜드와 연결되어 있다는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 전략을 잘 활용한 브랜드가 모드클로스(ModCloth)다. 고객이 제품을 입고 찍은 사진에 '#MyModCloth' 해시태그를 달아 공유하면, 브랜드는 이를 자사 인스타그램과 공식 웹사이트에 소개했다. 이 단순한 공유가 고객의 참여율을 높였고, 브랜드에 대한 애착도 함께 커졌다.
소비자가 만든 콘텐츠는 광고보다 더 진짜처럼 느껴진다. 브랜드가 먼저 반응하고 환대하면, 소비자는 다시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만든다. 이 선순환이 바로 팬덤의 시작이다.
# 결론: 관계의 밀도를 고민할 때다
브랜드는 더 이상 많은 사람에게 말 거는 전략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팔로워를 가졌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진하게 연결돼 있느냐다. 팬들과 깊이 있는 관계를 맺는 인플루언서와 협업하고, 브랜드 자체 콘텐츠로 무드를 축적하며, 자발적인 참여에 정성껏 반응하라. 브랜드의 힘은 관계의 숫자가 아니라, 관계의 밀도에서 나온다.
고객의 자발적인 해시태그 콘텐츠(#MyModCloth)를 공식 인스타그램에 리그램 및 하이라이트로 보여주는 모드클로스
김용석 브랜드 컨설턴트는 삼성물산에서 마케팅을 시작해 지금은 대화형 스몰 브랜드 컨설팅, '톡설팅'의 대표로 있다. 저서로는 <마케팅 뷰자데>, <작은 기업을 위한 브랜딩 법칙 ZERO>가 있다. brunch.co.kr/@k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