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글리 슈즈 계보 잇는 풋웨어 ‘스니커리나’
애슬레저+스트리트 캐주얼 무드 반영해 잇템 등극
루이비통 필두로 미우미우, 아크네스튜디오도 연이어 출시

ⓒSimone Rocha
부활절 연휴가 끝나고 봄 기운과 따스한 태양이 완연해진 5월, 유럽의 거리 곳곳에서는 클래식 춘추 아이템 흰바지(화이트 팬츠)를 입고 활보하는 패셔니스타들이 부쩍 눈에 띄기 시작했다.

패션 인플루언서 소냐 라이슨(Sonia Lyson)이 화이트팬츠와 루이 뷔통 스니커리나를 매칭해 신은 모습. © Jeremy Moeller/Getty Images
화이트 팬츠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여성들이 나이를 불문하고 따뜻한 계절이 되면 즐겨 입는 단골 아이템이었지만, 올 여름엔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자주 보게 될 잇템으로 예고된다. 또한 흰바지와 매칭돼 자주 눈에 띌 또 다른 유행 아이템은 바로 ‘스니커리나’.
벌써 보그, 마리끌레르, 하퍼스바자 등 패션 잡지 화보에는 패션 모델 벨라 하디드(Bella Hadid), 프랑스 여배우 클로이 셰비니(Chloë Sevigny), 헐리우드 배우 제니퍼 로렌스(Jennifer Lawrence),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인 소냐 라이슨(Sonia Lyson) 등이 흰바지에 스니커리나를 매칭해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을 실어 보였다.
스니커리나(sneakerina)는 운동화를 뜻하는 스니커스(sneakers)와 발레리나 펌프 슈즈(Ballerinas)의 두 어휘 앞뒤를 따서 조합한 명칭으로, 디자인적 측면에서 볼 때 스니커즈와 발레리나 슈즈를 하나로 결합한 최신 하이브리드 풋웨어라 하겠다.

쎄실리 반센(Cecilie Bahnsen) X 아식스 협업 ‚Asics GT-2160’ 스니커즈. 이미지 출처: Cecilie Bahnsen
스니커리나는 앞서 등장해 선풍을 일으킨 크록스(Crocs) 캐주얼 슈즈, 발 건강용 버켄스탁(Birkenstock) 샌들, 메종 마르젤라의 스플릿 토 타비(Tabi) 슈즈 등 ‘어글리 슈즈(ugly shoes)’ 트렌드 계보를 계승한 창조적이고 엣지있는 풋웨어 미학의 연장선상에 있다.
패션 전문가들은 스니커리나의 원형을 아일랜드 출신 디자이너인 시몬느 로샤(Simone Rocha)가 지난 2020년에 선보였던 뭉툭한 밑창의 발레리나(또는 메리 제인)에서 찾는다. 이 아이콘적인 ‘발레리나 트래커(Ballerina-Tracker)는 기괴하고 일견 엽기적인 조형미로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 어글리 슈즈의 새 지평을 열며 사랑받았다.

시몬느 로샤(Simone Rocha)가 디자인한 플랫폼 트랙 밑창 발레리나 트레이너 슈즈.
스트리트웨어와 애슬레저에서 영감 받은 캐주얼 럭셔리 열풍이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루이뷔통이 운동화의 편안함과 발레리나 슈즈의 단아함을 한 켤레의 풋웨어로 결합한 스니커리라를 출시하며 유행을 선도했다.
스니커리나는 실용성과 우아함, 스포티함과 여성스러움을 절충한 하이브리드 풋웨어인 만큼, 용도 또한 폭넓고 전천후적이다. 흰바지 외에도 청바지와 반바지에 셔츠 한 장을 매칭하거나 드레스나 스커트와도 두루두루 잘 어울리며, 특히 얇은 옷을 입는 여름철에 가볍고 경쾌하면서도 자칫 투박해보이는 운동화보다 한결 우아한 맵시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미지 출처: Louis Vuitton
그래서일까? 패션계 일각에서는 스니커리나를 전반적인 물가 인상과 경제 불황을 걱정하는 소비자들에게 스니커리나로 운동화와 펌프 슈즈를 하나의 제품으로 녹여낸 가성비 아이템이라 보는 경제적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루이 뷔통을 비롯해 스니커리나를 출시한 명품 브랜드들. 왼쪽부터 가니(Ganni) 올레아텍스 레이스업 발레리나, 미우미우(Miu Miu) 타이어 밑창 신소재 직물・스웨이드 발레리나,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 레이스업 가죽 스니커리나. 이미지 출처: Harper’s Bazaar
단, 스니커리나는 운동화에 발레리나라는 여성적 구두 형태를 가미한 아이템인 만큼 철저히 여성 소비자 만을 겨냥한 풋웨어다. 구두 보다는 스니커스의 편안함과 무난한 룩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벌써 아디다스, 푸마, 뉴발란스 등 스포츠화 브랜드들도 발레리나 슈즈의 우아함이 가미된 운동화를 속속 출시에 한창이어서 다가올 여름철 다양하고 창조적인 스니커리나 트렌드가 기대된다.

박진아 디토리안
박진아 디토리안은 사회학・미술사학 전공 후 1998년부터 해외 유수 미술관 근무 경험과 미술 평론과 디자인 저널리즘 경력을 바탕으로 미술 커뮤니티와 대중 독자 사이를 잇는 문예 평론가로 정진 중. 21세기 최신 현대문화에서 벌어지는 사건, 이슈, 형상을 인문학적 시각에서 통찰하며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어글리 슈즈 계보 잇는 풋웨어 ‘스니커리나’
ⓒSimone Rocha
부활절 연휴가 끝나고 봄 기운과 따스한 태양이 완연해진 5월, 유럽의 거리 곳곳에서는 클래식 춘추 아이템 흰바지(화이트 팬츠)를 입고 활보하는 패셔니스타들이 부쩍 눈에 띄기 시작했다.
패션 인플루언서 소냐 라이슨(Sonia Lyson)이 화이트팬츠와 루이 뷔통 스니커리나를 매칭해 신은 모습. © Jeremy Moeller/Getty Images
화이트 팬츠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여성들이 나이를 불문하고 따뜻한 계절이 되면 즐겨 입는 단골 아이템이었지만, 올 여름엔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자주 보게 될 잇템으로 예고된다. 또한 흰바지와 매칭돼 자주 눈에 띌 또 다른 유행 아이템은 바로 ‘스니커리나’.
벌써 보그, 마리끌레르, 하퍼스바자 등 패션 잡지 화보에는 패션 모델 벨라 하디드(Bella Hadid), 프랑스 여배우 클로이 셰비니(Chloë Sevigny), 헐리우드 배우 제니퍼 로렌스(Jennifer Lawrence),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인 소냐 라이슨(Sonia Lyson) 등이 흰바지에 스니커리나를 매칭해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을 실어 보였다.
스니커리나(sneakerina)는 운동화를 뜻하는 스니커스(sneakers)와 발레리나 펌프 슈즈(Ballerinas)의 두 어휘 앞뒤를 따서 조합한 명칭으로, 디자인적 측면에서 볼 때 스니커즈와 발레리나 슈즈를 하나로 결합한 최신 하이브리드 풋웨어라 하겠다.
쎄실리 반센(Cecilie Bahnsen) X 아식스 협업 ‚Asics GT-2160’ 스니커즈. 이미지 출처: Cecilie Bahnsen
스니커리나는 앞서 등장해 선풍을 일으킨 크록스(Crocs) 캐주얼 슈즈, 발 건강용 버켄스탁(Birkenstock) 샌들, 메종 마르젤라의 스플릿 토 타비(Tabi) 슈즈 등 ‘어글리 슈즈(ugly shoes)’ 트렌드 계보를 계승한 창조적이고 엣지있는 풋웨어 미학의 연장선상에 있다.
패션 전문가들은 스니커리나의 원형을 아일랜드 출신 디자이너인 시몬느 로샤(Simone Rocha)가 지난 2020년에 선보였던 뭉툭한 밑창의 발레리나(또는 메리 제인)에서 찾는다. 이 아이콘적인 ‘발레리나 트래커(Ballerina-Tracker)는 기괴하고 일견 엽기적인 조형미로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 어글리 슈즈의 새 지평을 열며 사랑받았다.
시몬느 로샤(Simone Rocha)가 디자인한 플랫폼 트랙 밑창 발레리나 트레이너 슈즈.
스트리트웨어와 애슬레저에서 영감 받은 캐주얼 럭셔리 열풍이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루이뷔통이 운동화의 편안함과 발레리나 슈즈의 단아함을 한 켤레의 풋웨어로 결합한 스니커리라를 출시하며 유행을 선도했다.
스니커리나는 실용성과 우아함, 스포티함과 여성스러움을 절충한 하이브리드 풋웨어인 만큼, 용도 또한 폭넓고 전천후적이다. 흰바지 외에도 청바지와 반바지에 셔츠 한 장을 매칭하거나 드레스나 스커트와도 두루두루 잘 어울리며, 특히 얇은 옷을 입는 여름철에 가볍고 경쾌하면서도 자칫 투박해보이는 운동화보다 한결 우아한 맵시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미지 출처: Louis Vuitton
그래서일까? 패션계 일각에서는 스니커리나를 전반적인 물가 인상과 경제 불황을 걱정하는 소비자들에게 스니커리나로 운동화와 펌프 슈즈를 하나의 제품으로 녹여낸 가성비 아이템이라 보는 경제적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루이 뷔통을 비롯해 스니커리나를 출시한 명품 브랜드들. 왼쪽부터 가니(Ganni) 올레아텍스 레이스업 발레리나, 미우미우(Miu Miu) 타이어 밑창 신소재 직물・스웨이드 발레리나,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 레이스업 가죽 스니커리나. 이미지 출처: Harper’s Bazaar
단, 스니커리나는 운동화에 발레리나라는 여성적 구두 형태를 가미한 아이템인 만큼 철저히 여성 소비자 만을 겨냥한 풋웨어다. 구두 보다는 스니커스의 편안함과 무난한 룩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벌써 아디다스, 푸마, 뉴발란스 등 스포츠화 브랜드들도 발레리나 슈즈의 우아함이 가미된 운동화를 속속 출시에 한창이어서 다가올 여름철 다양하고 창조적인 스니커리나 트렌드가 기대된다.
박진아 디토리안
박진아 디토리안은 사회학・미술사학 전공 후 1998년부터 해외 유수 미술관 근무 경험과 미술 평론과 디자인 저널리즘 경력을 바탕으로 미술 커뮤니티와 대중 독자 사이를 잇는 문예 평론가로 정진 중. 21세기 최신 현대문화에서 벌어지는 사건, 이슈, 형상을 인문학적 시각에서 통찰하며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