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토리안[디토리안] AI 포용 시대, 왜 어떤 브랜드는 AI 도입을 거부할까?

박진아 디토리안
2026-01-07

AI 포용 시대, 왜 어떤 브랜드는 AI 도입을 거부할까?

생성형 AI 툴, 언제 어디에 활용할지 신중하게 결정해야

브랜드 철학과 전략 맞는 AI 활용 범위 투명하게 홍보→ 브랜드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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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 자라(Zara) 등 글로벌 최대 패스트패션 업계부터 버버리, 구치 등 명품 브랜드가 제품 디자인 개발, 유행 트렌드 수요 예측, 원단 및 원자재 공급망 관리, 재고 관리부터 마케팅 및 광고 캠페인과 소비자 애프터 서비스에 이르는 전 과정에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을 속속 도입해 실험하고 있는 추세 속에서도 고집스럽게 안티 AI(反, anti AI) 브랜드 전략을 유지하는 브랜드들이 있다.

가장 최근에 ‘안티 AI 주의’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어패럴 브랜드는 에어리(Aeri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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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에어리는 사진 보정을 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AI 생성 신체나 인간 피사체 사용 금지에 충실합니다. 오로지 진실한 사람들의 모습만 찍는 것이죠. 우리는 믿습니다. 투명성은 단지 트렌드가 아닌 우리가 고객들을 향한 약속임을요. 무보정. 노(No) AI. 오직 100% 진실한 에어리. 
진실한 사람들을 위해 창조됐습니다." 사진  출처: Aerie@aerie=Instagram


# 에어리, 무보정·무 AI·100% Aerie real 정책  발표


에어리는 미국의 캐주얼 의류 브랜드인 아메리컨 이글 아웃피터스(American Eagle Outfitters, Inc) 소유의  내의 및 실내용 라운지웨어 어패럴 브랜드다. 

에어리는 지난해 10월 소셜미디어 채널(페이스북, X,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유튜브)을 통해서 브랜드의 광고 캠페인에 인공지능을 이용해 모델 형상을 만들거나 AI 툴로 수정한 이미지를 일체 쓰지 않는 무보정·무 AI·100% Aerie real 정책을 발표했다.

글로벌 주도 패션 어패럴 브랜드들이 앞다퉈 AI 모델과 마케팅 이미지를 도입하는 추세 속에서도 ‘있는  그대로  진실에  충실(authentic)’ 하는 브랜드 철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에어리는  평범한  사람들의  현실적인  아름다움을  최대한  부각하기  위해  실제  모델링 포토  슈팅  현장에서  전통적  패션  사진  촬영  기법을  이용해  모든  사진을  제작하고 있음을  내세우고, 완벽한  인체를  구현하기  위해  AI 로 사진을 보정하지 않겠다는 것이 ‘#에어리  리얼’ 선언의 골자다.

에어리의 그 같은 입장은 지난 2014년 에어리가 단행해 광고계에서 주목받았던 ‘#에어리를 리얼하게(#AerieReal)’   광고 캠페인의 연장 선상이다.

당시 에어리는 패션과 어패럴 광고업계의 표준적 관행인 광고 모델 사진을 완전무결하게 수정 편집을 하지 않겠다고 한 대고객 맹세를 해 광고계에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2024년 리얼뷰티(#RealBeauty) 슬로건을 내세워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도브(Dove) 비누의 광고 캠페인 전략과도 통하는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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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Aerie@aerie=Instagram

의류는 인간의 신체를 감싸는 제 2의 피부다. 자기표현의 매개체이자 개인 마다의 정체성을 의식적이고 적극적으로 꾸미고 형성하는 옷입기는 시각적 실천 활동, 다시 말해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Michel Foucault)가 이름한  ‘자기의 테크놀러지(technologies of the self)’다.

반면, 내의(그리고 그의 연장인 라운지웨어 포함)는 우리 신체의 가장 은밀한 부분에 밀착되는 가장 사적이고 의류 아이템이다. 공인으로서의 현대인이 외부 세상에서 입고 있던 외적 표피를 내던지고 외부 세계의 시선과 평가로부터 벗어나 자아의 내면으로 회귀해 휴식하고 충전할 때 갈아입는 ‘가장 내적인 자기의 테크놀러지’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기계로 생성한 AI 사진으로부터 ‘에어리를 리얼하게’ 지키겠다는 에어리 광고 캠페인 슬로건은 내의라는 의류 아이템의 속성과 기호학에 바탕한 당연하고 논리적인 브랜드 전략이다.

# 수준 높은 미학적 창의성 요구와 상반


에어리의 그 같은 브랜드 철학은 인위적으로 연출한 완벽함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럽고 진솔한 사실적(real) 진실함(authentic)을 자아내는 광고 사진과 제품 홍보 의류 모델 사진에 잘 나타나 있다. 20세기 1960~70 년대 포토리얼리즘, 보도용 언론사진(photojournalism), 거리 사진(street photography)에서 느껴지는 우연히 포착된 듯 자연스럽고 비편집적 순간의 스냅 사진과도 같은 스타일과 유사하다.

AI 챗봇의 대중적 포용과 패션 업계의 AI 홍보 이미지와 콘텐츠 배포 증가 추세 현실 속에서도, 패션과 뷰티에 관한 소비자들의 생성형 AI로 창조된 이미지에 대한 여론은 분분하다.

특히, 고가 명품 소비자와 윤리적 브랜드에 대한 경각심이 높은 소비자층 사이에서 홍보 사진과 모델 기용에 있어 소비자들은 수준 높은 미학적 창의성을 요구하는 만큼  AI 미학 도입을 브랜드 인지도와 연결시키는 경향이  많다.


25efe23273cad.jpgAI는 게으르고, 가식적으로 보인다? —글로벌  럭셔리 업계가 AI를 경계하는 가장 큰 두가지 이유다. 영국의 럭셔리 패션 어패럴 업계의 진흥과 보호 단체인 워폴 그룹(Walpole Group)은 AI의 제품의 진품적 가치, 수공장예산업, 지적 재산권 위협 가능성을 경고하는 안티 AI 입장을 널리 홍보하며 매년 워폴 럭셔리 서밋 행사를 주관한다. 사진 출처: British Walpole Summit.

하지만 에어리는 모델 기용 및 제품 홍보 사진에 실제 모델과 전통적 사진 촬영 기법을 고집한다는 창조적 철학을 고수하지만, 원자재 공급망·유행예측·재고 유통 관리 등 제품 생산 과정의 백엔드(back-end) 공정은 AI로 최적화한다는 점에서 엄밀한 의미의 안티 AI 브랜드는 아니다.

# 세심한 결정과 투명한 공개 필요


에어리처럼 브랜드가 제품 창조 과정에서 AI 도입을 거부하겠다고 결정한다면 그에 대한 명료한 전략적 철학이 기반돼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AI를 어느 과정에서 어떤 용도로 활용할 것인가를 결정할 때에도 신중하고 세심하게  결정하고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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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Aerie@aerie=Instagram


패션 브랜드는 AI 이미지를 포용할 것인가? 그리고 어떤 과정에서 무슨 용도로 AI 기술을 도입할 것인가를 신중하고 세심하게 결정해 배포하는 선별적 생성형 AI 기술 도입은 브랜드 인지도의 강화와 관리 합리화를 위한 전략적 무기로 활용될 수 있다고 어패럴 업계는 물론 광고업계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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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디토리안


박진아 디토리안은 사회학・미술사학 전공 후 1998년부터 해외 유수 미술관 근무 경험과 미술 평론과 디자인 저널리즘 경력을 바탕으로 미술 커뮤니티와 대중 독자 사이를 잇는 문예 평론가로 정진 중. 21세기 최신 현대 문화에서 벌어지는 사건, 이슈, 형상을 인문학적 시각에서 통찰하며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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