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토리안[디토리안] ‘청바지는 더럽다’라는 오명, 이제는 떨쳐버릴 때

박진아 디토리안
2026-09-09

‘청바지는 더럽다’라는 오명, 이제는 떨쳐버릴 때

 물 없는 디지털 염색...‘착한 청바지’ 시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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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데님 업계의 수익성과 환경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줄 혁신적인 디지털 염색 기술이 등장했다. 


바이오테크 기업 ‘워터리스(WTRLSS)’가 직물 염색에 소모되는 물의 양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신기술을 선보여 글로벌 어패럴 시장을 설레게 하고 있다.


# 물 아끼는 친환경 디지털 데님 염색 기술 등장


워터리스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사업 본사를, 스위스 바젤에 유럽 R&D 본사를 둔 바이오테크 기업이다. 본래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랩 데님(LAB Denim)이라는 이름으로 출범해, 최근 2026년 8월 17일부터 20일까지 ‘워터리스(WTRLSS)’로 브랜드를 재정비하며 물 없이 데님을 염색하는 ‘멀티액티브(MultiActiv)’ 디지털 화학적 염료 고정 공법을 전격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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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RLSS는 자사의 전매 MultiActiv™ 직물 염색 테크놀로지로 물 사용량 99.9%, 전력 소모량 90% 효과를 달성했다고 주장한다. [이미지 출처: WTRLSS 홈페이지]

 

레저, 작업, 일상에 이르기까지 현대인의 삶 깊숙이 자리잡은 필수 의류 아이템인 청바지. 청바지를 청바지로 완성하는 데님(denim) 원단은 굵게 짠 면사를 두껍게 직조해 특유의 거친 질감과 견고함을 자라하며 뛰어난 내구성과 실용성으로 사랑받아왔다. 


하지만 그 화려한 이면에는 생산 과정에서 막대한 환경적 희생과 댓가가 숨어있다. 데님은 가장 환경에 유해한 직물 중 하나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 산업용수 소모량 대폭 감소,수질오염 방지→지속가능한 ‘착한’ 어패럴 제조의 새 길


통상 청바지 한 벌에 쓰일 분량의 데님 원단이 생산되기까지에는 염색・가공・마감 처리를 포함한 여러 공정에서 약 물 75리터가 소비된다. 원료가 되는 면화 재배부터 완성된 청바지의 스타일링을 위한 리워싱・탈색 공정 등까지 더하면 청바지 한 번이 탄생하는 총 주기 동안 사용되는 물의 양은 3,000~7,500리터에 달한다. 


여기에 가정에서 세탁기로 한 번 세탁할 때마다 소비되는 50~200리터 물까지 감안하면 데님 청바지는 그야말로 ‘물 많이 먹는’ 환경오염의 주범이라해도 좋다.

 

워터리스의 전매 멀티액티브 화학 염색 공법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생물과학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기존 염색・가공 공정에서 필수적이었던 액상 염욕과 습식가공 과정을 완전히 없앴다는 점이다.  


이 기술에 사용되는 해조류 및 식물성 기반 생촉매제는 섬유 내부로의 염료 고착력이 우수하고, 정밀하게 압착된 디지털 비호발 염색(ring-dyed) 효과는 거듭된 세탁으로 자연스럽게 색이 바래는 데님 특유의 멋을 살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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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a St=Unsplash]


스위스-프랑스 출신 생화학자 미카엘 므하이들레(Mickaël Mheidle) 박사가 개발한 이 공정의 혁신성은 그동안 여러 단계로 나뉘어져 있던 화학적・기계적 염색 공정을 단일 프로세스로 압축시켰다는데 있다. 


그 결과 염색 과정에서 사용되던 청정수 소비량을 90% 절감하고 오수 배출량 또한 대폭 줄일 수 있게돼 환경오염 방지와 지속가능성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기존 염색공장 인프라 불필요→사업 운영 비용까지 절감


워터리스가 제안하는 디지털 데님 기술이 특히 매력적인 이유는 데님의 품질을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생산 비용을 절감해 데님 생산업자의 상업적 이해관계와 직접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기존 방식에 비해 물 소비량이 현저히 적어 물 공급이 원활한 환경, 하수처리 시설, 재활용 설비 등 완벽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지역에서도 염색 공방을 설치, 운영할 수 있게 해 준다. 향후 패션 브랜드들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가나 지역에 염색 공정을 아웃소싱(니어쇼어링)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음을 뜻한다.

 

워터리스는 방글라데시 최대 OEM/ODM 원단・어패럴 제조기업인 하-밈 그룹(Ha-Meem Group, 본사: 다카르)과 사업 협력을 맺고, 상용화를 위한 파일럿 생산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하-밈 그룹은 리바이스, 갭, H&M 등 세계적 청바지 브랜드 및 글로벌 SPA 브랜드에 청바지를 공급하는 기업이다. 


워터리스와 이들 유명 브랜드 간 협업 여부는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멀티액티브 기술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경우 데님을 넘어 직물 염색 산업 전반에 큰 기술적 변혁이 몰려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벌써부터 글로벌 직물 어패럴 업계 전반에 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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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디토리안

박진아 디토리안은 사회학・미술사학 전공 후 1998년부터 해외 유수 미술관 근무 경험과 미술 평론과 디자인 저널리즘 경력을 바탕으로 미술 커뮤니티와 대중 독자 사이를 잇는 문예 평론가로 정진 중. 21세기 최신 현대 문화에서 벌어지는 사건, 이슈, 형상을 인문학적 시각에서 통찰하며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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