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이 팔리지 않으면 ‘이것’을 팔아라
메시지 전략과 메신저 전략, 당신의 선택은?
인스타그램이 우리나라에 대중화되면서 많은 패션 브랜드가 앞다퉈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다. 사진 중심의 플랫폼이다 보니 이미지가 중요한 패션 브랜드에게는 매력적인 채널일 수밖에 없다. 지금도 패션 브랜드는 일종의 의무처럼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든다. 홈페이지는 없어도 인스타그램 계정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브랜드 공식 계정만이 아니다. 오프라인에 여러 매장을 두고 있는 브랜드는 지점별로 계정을 만들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지오다노의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giordanokr) 외에도 롯데대전점, 수원롯데, 영등포롯데 등 각 매장별 별도 계정이 운영되고 있다. 점주는 매장을 조금이라도 더 알리고 싶어 계정을 따로 만들지만, 실제 고객 반응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고객들은 할인 혜택을 위해 잠시 팔로우할지 몰라도, 꾸준히 게시물에 반응하지 않는다. 고객 입장에서 굳이 특정 지점의 계정을 팔로우할 이유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점 계정에 대한 고객의 무관심을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방법은 있다. 바로 ‘매장’보다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즉, ‘가게’가 아닌 ‘사람’을 전면에 드러내는 것이다.
까사미아 수완점의 남다른 SNS 계정 운영 전략
예를 들어, ‘지오다노 00백화점’이 아닌 ‘지오다노 00백화점 점주’라는 컨셉으로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이다. 이를 잘 활용한 예로는 신세계의 리빙 &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까사미아 수완점이 있다. 까사미아의 지점 계정 중에서도 직원이 전면에 드러나는 까사미아 수완점 계정은 팔로워 수가 1만6천 명이 넘는다. 다른 지점의 경우 팔로워수가 수백명 정도밖에 안되는 것을 고려했을 때 상당히 많은 숫자다. 앞서 말한대로 ‘가게’가 아닌 ‘사람’에 초점을 맞추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러한 전략은 특히 F&B 업계, 그 중에서도 카페 업계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 메시지보다 메신저에 주목
성남에 위치한 필아웃커피는 겉으로 보기에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카페다. 매장 인테리어나 메뉴도 평범하지만, 필아웃커피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1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비결은 ‘매장’이 아닌 ‘대표’에게 초점을 맞춘 데 있다. 필아웃커피의 노희흥 공동 대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냈다. ‘좋은 알바를 뽑는 어려움’, ‘직원의 휴가’ 같은 소소한 일상과 고민을 솔직하게 전하면서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었다. 고객들은 이런 이야기를 통해 친근감을 느끼며 카페에 관심을 갖게 됐고, 결국 필아웃커피에 방문하게 되었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표의 이야기를 경험해 보고 싶어 방문하는 것이다. 작은 브랜드라면 이와 같은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메시지'가 아닌, 메시지를 전하는 '메신저'에 주목하게 만드는 것이다.
상품과 서비스는 일종의 ‘메시지’다. 예를 들어, 패션 뷰티 상품의 메시지는 궁극적으로 "당신을 멋지고 예쁘게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다. 이 메시지를 차별화가 느껴지게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마케팅’의 역할이라면, 같은 메시지라도 이를 ‘누가’ 전달하느냐에 따라 소비자 반응이 달라지는 것이 ‘브랜딩’의 힘이다.
쉽게 말해, 마케팅은 ‘메시지 경쟁’이고 브랜딩은 ‘메신저 경쟁’이다. 하지만 작은 브랜드가 대기업과 동일선상에서 이 ‘메신저 경쟁’을 하기는 쉽지 않다. 인지도와 신뢰도 면에서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이때 작은 브랜드가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퍼스널 브랜딩’이다. 상품을 만든 사람을 전면에 드러내고, 상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공유하며 인간적인 매력으로 승부하는 것이다. 이는 이해관계가 복잡한 대기업이 쉽게 채택하기 어려운 전략이다. 브랜드가 곧 대표이고, 대표가 곧 브랜드인 작은 브랜드이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다.
# 퍼스널 브랜딩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
사진 출처: deinkim 인스타그램
매출 1,000억원 신화의 마뗑킴을 만들었던 김다인 대표는 세정의 박이라 대표와 함께 새로운 브랜드 다이닛(DEINET)을 운영하며 퍼스널 브랜딩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브랜드 이름부터 김다인 대표의 이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김대표의 이름을 독일어로 표기한 다인(DEIN)과 독일어로 ‘그리고(&)’를 의미하는 잇(ET)의 합성어로 브랜드 이름을 지었다. 김 대표는 자신이 만든 상품을 입고 고객이 공감할 만한 일상의 모습을 인스타그램에서 자연스럽게 노출하고 있다. 상품을 준비하고 판매하는 과정 또한 고객과 대화하듯 공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브랜드와 고객 간 애착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미 퍼스널 브랜드를 구축한 유명 연예인도 마찬가지다. 패션 및 뷰티 브랜드를 운영 중인 가수 강민경이 대표적이다. 그녀는 유튜브를 통해 패션 브랜드 아비에무아(Aviemuah)와 뷰티 브랜드 포트레(Portre)의 상품뿐만 아니라 그것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직원 결혼식 축가 장면, 협력사와의 미팅 장면, 시즌 룩북 촬영 장면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결과물뿐 아니라 그 이면의 노력을 통해 고객과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 출처: 유튜브 채널 ‘걍밍경’
고객이 상품이라는 결과물에 무관심하다면, 그 상품을 만드는 사람과 과정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 누가, 어떻게 상품을 만드는지 보여준다면, 고객은 점차 그 결과물에도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고객에게 메시지가 닿지 않는다면 메신저를 드러내 보자.
김용석 브랜드 컨설턴트는 삼성물산에서 마케팅을 시작해 지금은 스몰 브랜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마케팅 뷰자데>, <작은 기업을 위한 브랜딩 법칙 ZERO>가 있다. brunch.co.kr/@kap
상품이 팔리지 않으면 ‘이것’을 팔아라
인스타그램이 우리나라에 대중화되면서 많은 패션 브랜드가 앞다퉈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다. 사진 중심의 플랫폼이다 보니 이미지가 중요한 패션 브랜드에게는 매력적인 채널일 수밖에 없다. 지금도 패션 브랜드는 일종의 의무처럼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든다. 홈페이지는 없어도 인스타그램 계정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브랜드 공식 계정만이 아니다. 오프라인에 여러 매장을 두고 있는 브랜드는 지점별로 계정을 만들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지오다노의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giordanokr) 외에도 롯데대전점, 수원롯데, 영등포롯데 등 각 매장별 별도 계정이 운영되고 있다. 점주는 매장을 조금이라도 더 알리고 싶어 계정을 따로 만들지만, 실제 고객 반응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고객들은 할인 혜택을 위해 잠시 팔로우할지 몰라도, 꾸준히 게시물에 반응하지 않는다. 고객 입장에서 굳이 특정 지점의 계정을 팔로우할 이유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점 계정에 대한 고객의 무관심을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방법은 있다. 바로 ‘매장’보다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즉, ‘가게’가 아닌 ‘사람’을 전면에 드러내는 것이다.
까사미아 수완점의 남다른 SNS 계정 운영 전략
예를 들어, ‘지오다노 00백화점’이 아닌 ‘지오다노 00백화점 점주’라는 컨셉으로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이다. 이를 잘 활용한 예로는 신세계의 리빙 &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까사미아 수완점이 있다. 까사미아의 지점 계정 중에서도 직원이 전면에 드러나는 까사미아 수완점 계정은 팔로워 수가 1만6천 명이 넘는다. 다른 지점의 경우 팔로워수가 수백명 정도밖에 안되는 것을 고려했을 때 상당히 많은 숫자다. 앞서 말한대로 ‘가게’가 아닌 ‘사람’에 초점을 맞추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러한 전략은 특히 F&B 업계, 그 중에서도 카페 업계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 메시지보다 메신저에 주목
성남에 위치한 필아웃커피는 겉으로 보기에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카페다. 매장 인테리어나 메뉴도 평범하지만, 필아웃커피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1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비결은 ‘매장’이 아닌 ‘대표’에게 초점을 맞춘 데 있다. 필아웃커피의 노희흥 공동 대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냈다. ‘좋은 알바를 뽑는 어려움’, ‘직원의 휴가’ 같은 소소한 일상과 고민을 솔직하게 전하면서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었다. 고객들은 이런 이야기를 통해 친근감을 느끼며 카페에 관심을 갖게 됐고, 결국 필아웃커피에 방문하게 되었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표의 이야기를 경험해 보고 싶어 방문하는 것이다. 작은 브랜드라면 이와 같은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메시지'가 아닌, 메시지를 전하는 '메신저'에 주목하게 만드는 것이다.
상품과 서비스는 일종의 ‘메시지’다. 예를 들어, 패션 뷰티 상품의 메시지는 궁극적으로 "당신을 멋지고 예쁘게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다. 이 메시지를 차별화가 느껴지게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마케팅’의 역할이라면, 같은 메시지라도 이를 ‘누가’ 전달하느냐에 따라 소비자 반응이 달라지는 것이 ‘브랜딩’의 힘이다.
쉽게 말해, 마케팅은 ‘메시지 경쟁’이고 브랜딩은 ‘메신저 경쟁’이다. 하지만 작은 브랜드가 대기업과 동일선상에서 이 ‘메신저 경쟁’을 하기는 쉽지 않다. 인지도와 신뢰도 면에서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이때 작은 브랜드가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퍼스널 브랜딩’이다. 상품을 만든 사람을 전면에 드러내고, 상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공유하며 인간적인 매력으로 승부하는 것이다. 이는 이해관계가 복잡한 대기업이 쉽게 채택하기 어려운 전략이다. 브랜드가 곧 대표이고, 대표가 곧 브랜드인 작은 브랜드이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다.
# 퍼스널 브랜딩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
사진 출처: deinkim 인스타그램
매출 1,000억원 신화의 마뗑킴을 만들었던 김다인 대표는 세정의 박이라 대표와 함께 새로운 브랜드 다이닛(DEINET)을 운영하며 퍼스널 브랜딩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브랜드 이름부터 김다인 대표의 이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김대표의 이름을 독일어로 표기한 다인(DEIN)과 독일어로 ‘그리고(&)’를 의미하는 잇(ET)의 합성어로 브랜드 이름을 지었다. 김 대표는 자신이 만든 상품을 입고 고객이 공감할 만한 일상의 모습을 인스타그램에서 자연스럽게 노출하고 있다. 상품을 준비하고 판매하는 과정 또한 고객과 대화하듯 공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브랜드와 고객 간 애착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미 퍼스널 브랜드를 구축한 유명 연예인도 마찬가지다. 패션 및 뷰티 브랜드를 운영 중인 가수 강민경이 대표적이다. 그녀는 유튜브를 통해 패션 브랜드 아비에무아(Aviemuah)와 뷰티 브랜드 포트레(Portre)의 상품뿐만 아니라 그것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직원 결혼식 축가 장면, 협력사와의 미팅 장면, 시즌 룩북 촬영 장면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결과물뿐 아니라 그 이면의 노력을 통해 고객과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 출처: 유튜브 채널 ‘걍밍경’
고객이 상품이라는 결과물에 무관심하다면, 그 상품을 만드는 사람과 과정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 누가, 어떻게 상품을 만드는지 보여준다면, 고객은 점차 그 결과물에도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고객에게 메시지가 닿지 않는다면 메신저를 드러내 보자.
김용석 브랜드 컨설턴트는 삼성물산에서 마케팅을 시작해 지금은 스몰 브랜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마케팅 뷰자데>, <작은 기업을 위한 브랜딩 법칙 ZERO>가 있다. brunch.co.kr/@k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