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 잘해도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된다
브랜드를 더 뾰족하게 만드는 ‘페르소나’
브랜드 컨설팅을 할 때 가장 먼저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바로 “타깃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이다. 쉽게 말해, 누구를 위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있냐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해 대부분의 브랜드, 특히 패션 브랜드 대표님들은 이렇게 대답하곤 한다. “2030 여성입니다.” 혹은 “3040 남성입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잘못된 타깃 설정이다. 특히 작은 브랜드일수록 피해야 하는 접근 방식이다. 왜 그럴까?
# 2030 여성이라는 타깃의 맹점
‘2030 여성’을 타깃으로 삼은 패션 브랜드를 떠올려보자. 21살 대학생과 39살 전업주부가 과연 얼마나 비슷한 니즈를 가질까? 그들이 공통으로 원하는 옷이 있을까? 거의 없다. 20대로 타깃을 좁힌다 해도 문제는 여전하다. 20대 초반 대학생과 20대 후반 직장인의 라이프스타일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모호한 타깃 설정은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품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면, 브랜드의 성공은 기대할 수 없다.
모든 사람을 위한 Lifewear를 지향하는 유니클로. 사진 출처: 유니클로 공식 홈페이지
물론 모두를 위한 브랜드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유니클로가 있다. 전 세계 매출 27조 원을 달성한 유니클로는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고품질 의류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하지만 유니클로 역시 초창기에는 ‘유니크 클로징 웨어하우스(Unique Clothing Warehouse)’라는 이름으로, 저렴한 캐주얼 의류를 찾는 20대 학생을 핵심 타깃으로 삼았다. 작은 브랜드일수록 초기에는 이렇게 뾰족한 타깃을 설정하는 것이 필수다. 다시 말해, 유니클로와 같은 대형 브랜드가 아니라면, 타깃을 넓히는 순간 실패할 확률도 커진다.
가성비 있는 캐쥬얼 의류로 뾰족한 타깃팅을 했던 초창기 유니클로(Unique Clothing Warehouse). 사진 출처: nlab.itmedia.co.jp
# 타깃 설정의 기준: 페르소나를 활용하라
그렇다면 어느 정도로 타깃을 좁혀야 할까? “명확한 인물이 떠오를 정도로 구체적으로 설정하라”가 그 답이다. 이를 마케팅 용어로 ‘페르소나(Persona) 설정’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내 상품과 서비스를 가장 필요로 하고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의 구체적인 모습’을 그려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2030 여성”은 그 어떤 고객의 모습도 명확히 떠오르지 않는다. “20대 후반, 연봉 7,000만 원의 IT 대기업에 근무하는 여성. 서핑을 즐기며 차박이 가능한 기아자동차의 레이를 소유하고 있다.”라면 어떨까? 대부분 구체적인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 구체적일수록 타깃이 명확해지고, 이를 기반으로 브랜드의 방향성을 잡기가 쉬워진다.
# 구체적인 타깃 설정이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
실제로 최근에 진행한 패션 브랜드 컨설팅에서도 모호한 타깃을 구체적인 페르소나로 바꾸는 것만으로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핵심 상품을 무엇으로 할지 고민하는 브랜드의 경우 타깃 페르소나가 어떤 옷을 원할지 생각해보니 자연스럽게 답이 나왔다. 브랜드 슬로건을 정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브랜드도 마찬가지였다. 타깃 페르소나에게 가장 설득력 있고 공감가는 메시지를 생각해보니 빠르게 결론이 났다.
광고 캠페인도 마찬가지였다. 페르소나가 가장 많이 방문할 법한 오프라인 지역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낼 온라인 플랫폼 및 커뮤니티를 고민해보니 광고비를 어떻게 배분해야 할지가 명확해졌다.
# 작은 브랜드에게 필요한 ‘뾰족함’
작은 브랜드는 자원과 예산이 제한적이다. 그래서 브랜딩과 마케팅이 더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누구를 위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면, 생각보다 모든 것이 간단해질 수 있다. 다시 말해, 고객 중심으로 생각하기 위해 먼저 그 고객이 누구인지 깊이 고민하는 것이다.
TIP> 실행 가이드 : 페르소나 설정 방법
사진 출처: cbinsights.com
페르소나를 설정할 때 크게 두 가지를 고려하면 좋다. 인구통계학적 정보(demographic)와 심리학적(psychographic) 정보다. 인구통계학적 정보는 구체적인 나이, 성별, 직업, 소득 수준, 거주지역, 결혼 여부 등을 말한다. 심리학적 정보는 취미와 관심사, 주로 사용하는 SNS, 정치/종교 성향, 소비습관 등이다. 가능한 구체적으로 적어보고, 실제 고객 데이터와 고객 인터뷰를 통해 검증을 하면 신뢰할만한 페르소나를 완성할 수 있다.
구체적인 타깃 설정은 브랜드 성공의 시작이다. 누구나 비슷한 고객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설정하라. 그러면 ‘어떤 상품’을 ‘어떤 메시지’로 ‘어디에서’ 보여줄지에 대한 답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지금 여러분의 브랜드 타깃 페르소나를 적어보자. 나이, 직업, 관심사, 소비 습관까지 생생하게 그려보는 것이다. 종이에 고객의 모습을 자세히 묘사하는 순간, 복잡했던 문제들이 단순해질 것이다. 이제, 여러분의 페르소나는 누구인가?
김용석 브랜드 컨설턴트는 삼성물산에서 마케팅을 시작해 지금은 대화형 스몰 브랜드 컨설팅, '톡설팅'의 대표로 있다. 저서로는 <마케팅 뷰자데>, <작은 기업을 위한 브랜딩 법칙 ZERO>가 있다. brunch.co.kr/@kap
‘이것’만 잘해도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된다
브랜드 컨설팅을 할 때 가장 먼저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바로 “타깃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이다. 쉽게 말해, 누구를 위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있냐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해 대부분의 브랜드, 특히 패션 브랜드 대표님들은 이렇게 대답하곤 한다. “2030 여성입니다.” 혹은 “3040 남성입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잘못된 타깃 설정이다. 특히 작은 브랜드일수록 피해야 하는 접근 방식이다. 왜 그럴까?
# 2030 여성이라는 타깃의 맹점
‘2030 여성’을 타깃으로 삼은 패션 브랜드를 떠올려보자. 21살 대학생과 39살 전업주부가 과연 얼마나 비슷한 니즈를 가질까? 그들이 공통으로 원하는 옷이 있을까? 거의 없다. 20대로 타깃을 좁힌다 해도 문제는 여전하다. 20대 초반 대학생과 20대 후반 직장인의 라이프스타일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모호한 타깃 설정은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품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면, 브랜드의 성공은 기대할 수 없다.
모든 사람을 위한 Lifewear를 지향하는 유니클로. 사진 출처: 유니클로 공식 홈페이지
물론 모두를 위한 브랜드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유니클로가 있다. 전 세계 매출 27조 원을 달성한 유니클로는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고품질 의류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하지만 유니클로 역시 초창기에는 ‘유니크 클로징 웨어하우스(Unique Clothing Warehouse)’라는 이름으로, 저렴한 캐주얼 의류를 찾는 20대 학생을 핵심 타깃으로 삼았다. 작은 브랜드일수록 초기에는 이렇게 뾰족한 타깃을 설정하는 것이 필수다. 다시 말해, 유니클로와 같은 대형 브랜드가 아니라면, 타깃을 넓히는 순간 실패할 확률도 커진다.
가성비 있는 캐쥬얼 의류로 뾰족한 타깃팅을 했던 초창기 유니클로(Unique Clothing Warehouse). 사진 출처: nlab.itmedia.co.jp
# 타깃 설정의 기준: 페르소나를 활용하라
그렇다면 어느 정도로 타깃을 좁혀야 할까? “명확한 인물이 떠오를 정도로 구체적으로 설정하라”가 그 답이다. 이를 마케팅 용어로 ‘페르소나(Persona) 설정’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내 상품과 서비스를 가장 필요로 하고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의 구체적인 모습’을 그려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2030 여성”은 그 어떤 고객의 모습도 명확히 떠오르지 않는다. “20대 후반, 연봉 7,000만 원의 IT 대기업에 근무하는 여성. 서핑을 즐기며 차박이 가능한 기아자동차의 레이를 소유하고 있다.”라면 어떨까? 대부분 구체적인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 구체적일수록 타깃이 명확해지고, 이를 기반으로 브랜드의 방향성을 잡기가 쉬워진다.
# 구체적인 타깃 설정이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
실제로 최근에 진행한 패션 브랜드 컨설팅에서도 모호한 타깃을 구체적인 페르소나로 바꾸는 것만으로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핵심 상품을 무엇으로 할지 고민하는 브랜드의 경우 타깃 페르소나가 어떤 옷을 원할지 생각해보니 자연스럽게 답이 나왔다. 브랜드 슬로건을 정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브랜드도 마찬가지였다. 타깃 페르소나에게 가장 설득력 있고 공감가는 메시지를 생각해보니 빠르게 결론이 났다.
광고 캠페인도 마찬가지였다. 페르소나가 가장 많이 방문할 법한 오프라인 지역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낼 온라인 플랫폼 및 커뮤니티를 고민해보니 광고비를 어떻게 배분해야 할지가 명확해졌다.
# 작은 브랜드에게 필요한 ‘뾰족함’
작은 브랜드는 자원과 예산이 제한적이다. 그래서 브랜딩과 마케팅이 더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누구를 위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면, 생각보다 모든 것이 간단해질 수 있다. 다시 말해, 고객 중심으로 생각하기 위해 먼저 그 고객이 누구인지 깊이 고민하는 것이다.
TIP> 실행 가이드 : 페르소나 설정 방법
사진 출처: cbinsights.com
페르소나를 설정할 때 크게 두 가지를 고려하면 좋다. 인구통계학적 정보(demographic)와 심리학적(psychographic) 정보다. 인구통계학적 정보는 구체적인 나이, 성별, 직업, 소득 수준, 거주지역, 결혼 여부 등을 말한다. 심리학적 정보는 취미와 관심사, 주로 사용하는 SNS, 정치/종교 성향, 소비습관 등이다. 가능한 구체적으로 적어보고, 실제 고객 데이터와 고객 인터뷰를 통해 검증을 하면 신뢰할만한 페르소나를 완성할 수 있다.
구체적인 타깃 설정은 브랜드 성공의 시작이다. 누구나 비슷한 고객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설정하라. 그러면 ‘어떤 상품’을 ‘어떤 메시지’로 ‘어디에서’ 보여줄지에 대한 답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지금 여러분의 브랜드 타깃 페르소나를 적어보자. 나이, 직업, 관심사, 소비 습관까지 생생하게 그려보는 것이다. 종이에 고객의 모습을 자세히 묘사하는 순간, 복잡했던 문제들이 단순해질 것이다. 이제, 여러분의 페르소나는 누구인가?
김용석 브랜드 컨설턴트는 삼성물산에서 마케팅을 시작해 지금은 대화형 스몰 브랜드 컨설팅, '톡설팅'의 대표로 있다. 저서로는 <마케팅 뷰자데>, <작은 기업을 위한 브랜딩 법칙 ZERO>가 있다. brunch.co.kr/@k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