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매를본의 '무무멜론'이 남긴 것
도로 점거 대신 팝업 숍 선택한 환경 운동가들
환경 시위자들의 시위 표적, 이제 패션업계로 정조준

만우절 직후, 글로벌 패션 수도 빅 4중 하나인 런던 고급 주거 구역 매를본(Marylebone)의 번화가에서 한 팝업 패션 숍이 열렸다 사라졌다.
매장 위편 간판에 '무무멜론(Mumumelon)'이라는 상표명이 붙은 검정색 외장 창틀 속 유리창 쇼윈도에는 '저작권은 위반하지만 지구는 유린하지 않아요(Violating copyright, not the planet)'라는 슬로건이 적혀있었다. 4월 2~3일(목~금요일) 단 이틀 동안 이 매장은 팝업 숍답게 예고 없이 갑자기 등장했다 연기처럼 홀연히 사라졌다.
가짜 룰루레몬, 무무멜론 매장 모습. 무무멜론은 4월 2~3일 이틀간 팝업 숍 시위 이벤트를 위해 룰루레몬 제품 미학을 배낀 짝퉁 애슬레저 어패럴 40~50점을 직접 생산해 진열 판매했다. 무무멜론 온라인 숍(https://mumumelon.co/policy/)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사진 출처: mumumelon.co/
# '그린 백래시'의 시대, 환경 운동은 어떻게 진화하는가
무무멜론 매장 앞을 지나치던 통행인들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룰루레몬(Lululemon) 아닌가? 아니잖아!' 라고 생각하면서 누군가의 장난기 어린 만우절 농담일 거라 여긴 채 지나쳤고, 그렇게 4월 첫 주 잠깐 있었던 하나의 작은 해프닝으로 회자되고는 벌써 대중의 뇌리에서 잊혀졌다.
패션 전문지 ⟪WWD⟫와 ⟪보그 비즈니스⟫에서 보도된 무무멜론 팝업 숍 에피소드는 영국에서 결성된 '액션 스픽스 라우더(Action Speaks Louder)'라는 환경운동 시위 조직이자 기업 환경경영 감시 단체와 자칭 창의적 환경 스튜디오라 칭하는 환경전문 홍보기업 '시리어스 피플(Serious People, seriouspoeple.co.)'이 공동 기획・전시한 시위로 드러났다.
환경 감시 단체들이 드디어 글로벌 기후변화의 핵심 주범으로 지목돼 온 패션업계를 겨냥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이후부터 최근까지 유럽의 기후변화 운동 단체들은 바쁜 도심 도로 교통 방해, 미술관 작품 훼손, 공공건물 점거 등 대중의 일상생활이나 공공장소의 평상기능을 마비시키는 비폭력 시민 불복종 방식으로 대중과 언론의 흥미를 자극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가령, 영국 단체 익스팅션 리벨리언(Extinction Rebellion)과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 독일의 프라이데이 포 퓨처(Friday for Future)와 마지막 세대(Letzte Generation) 등 주로 청년 시위자들이 주도된 그 같은 사회운동은 언론의 관심을 받는데엔 성공했지만, 정부 및 경찰 등 시위 관리 당국과 일반 대중의 반감과 비난을 받아오다 결국 지난 한 두해 사이 급격하고 조용히 사그라들었다. 2025년 재선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녹색 정책 반발(green backlash)에 뒤따른 EU의 지속가능성 정책의 후퇴도 기후변화 운동의 쇠퇴에 기여했다.
# 민폐 시위서 창의적 퍼포먼스로...기후 운동의 세대교체

현대 기후 및 환경 시위자들이 외모가 출중하고 달변인 것은 단지 우연일까? 유럽 기후 및 ESG 감시 단체에서 활동하는 유명 시위자들은 SNS를 통한 자기홍보에 적극적인 준(準) 셀럽 혹은 인플루언서의 이미지를 구가하는 미디어 퍼스낼리티로 변모했다. 사진 속 인물은 오스트리아에서 활동한 독일 여성 시위자 아냐 빈들(Anja Windl). 유명 가수 샤키라 닮은 외모로 팬덤을 보유한 틱톡 인플루어서다. 사진 출처: Anja Windl Instagram
기후 대응과 풀뿌리 환경단체의 활동은 실패했는가? 아니다. 기후변화 시위 단체들은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환경보호와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홍보하고 대중의 마음을 포섭하기 위해 시위 범위를 좁혀 겨냥하고 풍자・패러디 기법과 광고 포맷 등 창의적인 채널을 활용해 소비자 마음을 여는 새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그 같은 창의적 시위의 첫 결과물이 바로 만우절 주간 런던 매를본 거리 무무멜론 팝업 숍 시위다. 그렇다면 이 시위를 기획 주도한 액션 스픽스 라우더는 왜 룰루레몬을 시위의 목표물로 채택한 것일까?
액션 스픽스 라우더의 패션업계 시위 담당자인 루스 맥길프(Ruth MacGilp)는 룰루레몬이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워온 것과는 대조적으로 생산공장과 유통 과정 거의 100%를 여전히 화석연료(석탄, 원유, 가스 등)에 의존하고 있는 대표적 그린워싱 기업이라고 비판한다.
충만한 영혼과 건전한 정신, 조화로운 피트니스 공동체를 추구하며 고급 요가 팬츠을 입고 명상하는 숭고한 피트니스 고객을 주 소비층으로 포섭하고 있는 룰루레몬은 업체가 표방하는 그처럼 고결한 브랜드 가치와 달리 지구의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를 가속시키는 위선적 기업이라 폭로하고 패션업계 내 유사 경쟁 브랜드와 소비자들의 경각심을 자극하기에 안성맞춤의 사례라 판단된 듯 하다.
# 윤리적 생산은 가능하다...무무멜론이 증명한 것과 남겨진 과제
액션 스픽스 라우더 단체는 룰루레몬의 그린워싱 경영 행태에 대한 비판적 제스처로서, 룰루레몬 애슬레저 미학을 베낀 짝퉁 제품 40~50점을 신재생에너지 전기로 가동되는 의류 공장에서 영국 법적 최저임금을 지급받은 인력의 손으로 제조해 무무멜론 팝업 기간 중 판매했다.

패션업계 지속가능성 경영 감시단체인 컬렉티브 패션 저스티스(Collective Fashion Justice)의 창설자 에마 호컨슨(Emma Håkansson)은 아름다운 청춘과 SNS 인플루언서 스타성으로 대중에게 어필하는 신세대 기후변화 시위자다. 사진 출처: emmahakansson.com.au
룰루레몬이 의도만 있었다면 얼마든지 기후 중립적이고 윤리적 공정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음을 입증해 보이기 위한 시위 행동이었다.
실제로, 소비자 인지도가 높고 충성 고객층이 단단한 대형 브랜드를 주 표적으로 삼아 '창피주기'는 액션 스픽스 라우더 단체의 주 시위 전략이다.
유명 브랜드일수록 브랜드 가치와 명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언론과 일반인의 주목 집중에 효과적이고 기업의 경영 방식 개선을 재촉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번 무무멜론 팝업 숍 시위의 타깃이 된 룰루레몬 측이 당혹과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브랜드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액션 스픽스 라우더 단체에 브랜드 및 제품 저작권 침해에 대한 법적 소송을 하지 안(못하)고 있는 것도 이번 팝업 숍 에피소드 외 더 이상의 언론 노출이나 추궁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이번 무무멜론 팝업 숍 이벤트는 소비자와의 소통 측면에서 성공한 시위였을까? 무무멜론의 매출 실적은 비교적 부진했다. 어떤 내점 고객은 무무멜론이 룰루레몬의 새 자매 브랜드라 착각하거나 무무멜론이 룰루레몬을 모방한 가짜 브랜드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구매한 전 제품을 반품 요구하는 일도 발생했다고 액션 스픽스 라우더 측은 말했다.
안타깝게도, 좋은 광고가 반드시 높은 매출로 이어지지 않듯, 창의적인 시위가 대중의 경각심 고취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여전히 전 세계 소비자들 사이에서 고급 애슬레저 메이커로서 룰루레몬의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는 굳건하고, 고급 브랜드에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의 마음가짐은 종교적 신앙에 버금갈만큼 진지하다.

박진아 디토리안
박진아 디토리안은 사회학・미술사학 전공 후 1998년부터 해외 유수 미술관 근무 경험과 미술 평론과 디자인 저널리즘 경력을 바탕으로 미술 커뮤니티와 대중 독자 사이를 잇는 문예 평론가로 정진 중. 21세기 최신 현대 문화에서 벌어지는 사건, 이슈, 형상을 인문학적 시각에서 통찰하며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런던 매를본의 '무무멜론'이 남긴 것
만우절 직후, 글로벌 패션 수도 빅 4중 하나인 런던 고급 주거 구역 매를본(Marylebone)의 번화가에서 한 팝업 패션 숍이 열렸다 사라졌다.
매장 위편 간판에 '무무멜론(Mumumelon)'이라는 상표명이 붙은 검정색 외장 창틀 속 유리창 쇼윈도에는 '저작권은 위반하지만 지구는 유린하지 않아요(Violating copyright, not the planet)'라는 슬로건이 적혀있었다. 4월 2~3일(목~금요일) 단 이틀 동안 이 매장은 팝업 숍답게 예고 없이 갑자기 등장했다 연기처럼 홀연히 사라졌다.
# '그린 백래시'의 시대, 환경 운동은 어떻게 진화하는가
무무멜론 매장 앞을 지나치던 통행인들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룰루레몬(Lululemon) 아닌가? 아니잖아!' 라고 생각하면서 누군가의 장난기 어린 만우절 농담일 거라 여긴 채 지나쳤고, 그렇게 4월 첫 주 잠깐 있었던 하나의 작은 해프닝으로 회자되고는 벌써 대중의 뇌리에서 잊혀졌다.
패션 전문지 ⟪WWD⟫와 ⟪보그 비즈니스⟫에서 보도된 무무멜론 팝업 숍 에피소드는 영국에서 결성된 '액션 스픽스 라우더(Action Speaks Louder)'라는 환경운동 시위 조직이자 기업 환경경영 감시 단체와 자칭 창의적 환경 스튜디오라 칭하는 환경전문 홍보기업 '시리어스 피플(Serious People, seriouspoeple.co.)'이 공동 기획・전시한 시위로 드러났다.
환경 감시 단체들이 드디어 글로벌 기후변화의 핵심 주범으로 지목돼 온 패션업계를 겨냥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이후부터 최근까지 유럽의 기후변화 운동 단체들은 바쁜 도심 도로 교통 방해, 미술관 작품 훼손, 공공건물 점거 등 대중의 일상생활이나 공공장소의 평상기능을 마비시키는 비폭력 시민 불복종 방식으로 대중과 언론의 흥미를 자극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가령, 영국 단체 익스팅션 리벨리언(Extinction Rebellion)과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 독일의 프라이데이 포 퓨처(Friday for Future)와 마지막 세대(Letzte Generation) 등 주로 청년 시위자들이 주도된 그 같은 사회운동은 언론의 관심을 받는데엔 성공했지만, 정부 및 경찰 등 시위 관리 당국과 일반 대중의 반감과 비난을 받아오다 결국 지난 한 두해 사이 급격하고 조용히 사그라들었다. 2025년 재선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녹색 정책 반발(green backlash)에 뒤따른 EU의 지속가능성 정책의 후퇴도 기후변화 운동의 쇠퇴에 기여했다.
# 민폐 시위서 창의적 퍼포먼스로...기후 운동의 세대교체
현대 기후 및 환경 시위자들이 외모가 출중하고 달변인 것은 단지 우연일까? 유럽 기후 및 ESG 감시 단체에서 활동하는 유명 시위자들은 SNS를 통한 자기홍보에 적극적인 준(準) 셀럽 혹은 인플루언서의 이미지를 구가하는 미디어 퍼스낼리티로 변모했다. 사진 속 인물은 오스트리아에서 활동한 독일 여성 시위자 아냐 빈들(Anja Windl). 유명 가수 샤키라 닮은 외모로 팬덤을 보유한 틱톡 인플루어서다. 사진 출처: Anja Windl Instagram
기후 대응과 풀뿌리 환경단체의 활동은 실패했는가? 아니다. 기후변화 시위 단체들은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환경보호와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홍보하고 대중의 마음을 포섭하기 위해 시위 범위를 좁혀 겨냥하고 풍자・패러디 기법과 광고 포맷 등 창의적인 채널을 활용해 소비자 마음을 여는 새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그 같은 창의적 시위의 첫 결과물이 바로 만우절 주간 런던 매를본 거리 무무멜론 팝업 숍 시위다. 그렇다면 이 시위를 기획 주도한 액션 스픽스 라우더는 왜 룰루레몬을 시위의 목표물로 채택한 것일까?
액션 스픽스 라우더의 패션업계 시위 담당자인 루스 맥길프(Ruth MacGilp)는 룰루레몬이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워온 것과는 대조적으로 생산공장과 유통 과정 거의 100%를 여전히 화석연료(석탄, 원유, 가스 등)에 의존하고 있는 대표적 그린워싱 기업이라고 비판한다.
충만한 영혼과 건전한 정신, 조화로운 피트니스 공동체를 추구하며 고급 요가 팬츠을 입고 명상하는 숭고한 피트니스 고객을 주 소비층으로 포섭하고 있는 룰루레몬은 업체가 표방하는 그처럼 고결한 브랜드 가치와 달리 지구의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를 가속시키는 위선적 기업이라 폭로하고 패션업계 내 유사 경쟁 브랜드와 소비자들의 경각심을 자극하기에 안성맞춤의 사례라 판단된 듯 하다.
# 윤리적 생산은 가능하다...무무멜론이 증명한 것과 남겨진 과제
액션 스픽스 라우더 단체는 룰루레몬의 그린워싱 경영 행태에 대한 비판적 제스처로서, 룰루레몬 애슬레저 미학을 베낀 짝퉁 제품 40~50점을 신재생에너지 전기로 가동되는 의류 공장에서 영국 법적 최저임금을 지급받은 인력의 손으로 제조해 무무멜론 팝업 기간 중 판매했다.

패션업계 지속가능성 경영 감시단체인 컬렉티브 패션 저스티스(Collective Fashion Justice)의 창설자 에마 호컨슨(Emma Håkansson)은 아름다운 청춘과 SNS 인플루언서 스타성으로 대중에게 어필하는 신세대 기후변화 시위자다. 사진 출처: emmahakansson.com.au
룰루레몬이 의도만 있었다면 얼마든지 기후 중립적이고 윤리적 공정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음을 입증해 보이기 위한 시위 행동이었다.
실제로, 소비자 인지도가 높고 충성 고객층이 단단한 대형 브랜드를 주 표적으로 삼아 '창피주기'는 액션 스픽스 라우더 단체의 주 시위 전략이다.
유명 브랜드일수록 브랜드 가치와 명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언론과 일반인의 주목 집중에 효과적이고 기업의 경영 방식 개선을 재촉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번 무무멜론 팝업 숍 시위의 타깃이 된 룰루레몬 측이 당혹과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브랜드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액션 스픽스 라우더 단체에 브랜드 및 제품 저작권 침해에 대한 법적 소송을 하지 안(못하)고 있는 것도 이번 팝업 숍 에피소드 외 더 이상의 언론 노출이나 추궁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이번 무무멜론 팝업 숍 이벤트는 소비자와의 소통 측면에서 성공한 시위였을까? 무무멜론의 매출 실적은 비교적 부진했다. 어떤 내점 고객은 무무멜론이 룰루레몬의 새 자매 브랜드라 착각하거나 무무멜론이 룰루레몬을 모방한 가짜 브랜드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구매한 전 제품을 반품 요구하는 일도 발생했다고 액션 스픽스 라우더 측은 말했다.
안타깝게도, 좋은 광고가 반드시 높은 매출로 이어지지 않듯, 창의적인 시위가 대중의 경각심 고취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여전히 전 세계 소비자들 사이에서 고급 애슬레저 메이커로서 룰루레몬의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는 굳건하고, 고급 브랜드에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의 마음가짐은 종교적 신앙에 버금갈만큼 진지하다.
박진아 디토리안은 사회학・미술사학 전공 후 1998년부터 해외 유수 미술관 근무 경험과 미술 평론과 디자인 저널리즘 경력을 바탕으로 미술 커뮤니티와 대중 독자 사이를 잇는 문예 평론가로 정진 중. 21세기 최신 현대 문화에서 벌어지는 사건, 이슈, 형상을 인문학적 시각에서 통찰하며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