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토리안소비자 움직이는 ‘파타고니아’와 ‘룰루레몬’ 메시지

소비자 움직이는 ‘파타고니아’와 ‘룰루레몬’ 메시지

세일즈, 마케팅 그리고 브랜딩을 이해하는 소비자

작지만 사소한 ‘언행일치’에서 출발해야




브랜딩에 대한 말은 많은데, 브랜딩을 명확하게 말하는 사람은 드물다. 꽤나 많은 사람이 브랜딩을 예쁜 로고나 디자인을 만드는 일이라 치부하기도 한다. 그 무엇보다 하루하루의 매출이 가장 중요한 1인 기업가나 중소기업 대표에게 '브랜딩'이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꼭 해야 한다고 해도 돈을 어느 정도 벌고 나서 해 야할 일로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먼저 ‘브랜딩’을 ‘세일즈’, 그리고 ‘마케팅’과 비교해서 생각해보자. 이 셋 모두 '판다'라는 목적에서는 동일하다. 다만 뉘앙스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세일즈는 '판다', 마케팅은 '사고 싶게 만든다', 브랜딩은 '사랑하게 만든다'라고 말이다. 세일즈는 '직접적으로 푸쉬(Push)하는 것', 마케팅은 '은근히 넛지(nudge)하는 것', 브랜딩은 '은밀히 유혹(seduce)하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 브랜딩의 정석은 ‘언행일치’


파타고니아의 원웨어(Worn Wear) 캠페인. 사진: 파타고니아

그렇다면 브랜딩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네 글자로 말하면 '언행일치'라고 할 수 있다. 브랜딩 대가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바이기도 하다. 소비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언) 그것에 부합하는 '행동'을 해서(행) 소비자가 브랜드의 메시지와 행동이 일치한다고 판단하면(일치) 좋은 브랜드가 된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파타고니아’다.


친환경을 표방하는 패션 브랜드는 수도 없이 많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는 단연 파타고니아다. 왜 그럴까? 파타고니아는 친환경 메시지에 걸맞는 행동을 적극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고객이 파타고니아를 접할 수 있는 모든 채널에서 지속적으로 말이다. 브랜드를 막론하고 헤진 옷을 무상으로 수선해주는 원웨어(Worn Wear) 캠페인을 통해 불필요하게 버려지는 옷을 줄이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1985년부터 매출의 1%를 환경 보호를 위해 기부해왔는데, 지금까지 무려 1,680억 원 이상의 현금과 현물을 환경단체에 기부했다. 다른 기업들에게도 이러한 활동에 동참할 것을 권유하며 비영리 조직인 '1% for the Planet'까지 만들었다. 이러한 철학에 동의하는 소비자는 파타고니아를 사랑하게 되고 '구매'를 통해 사랑을 표현하게 된다.


사진 출처: 파타고니아 공식 홈페이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또 다른 패션 브랜드인 ‘룰루레몬’도 언행일치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룰루레몬의 '언', 즉 '메시지'는 무엇일까? 바로 '땀 흘리는 삶(Sweatlife)'이다. 그들은 이를 어떻게 '행'하고 있을까? 땀 흘리는 활동을 할 때 입기에 최적화된 옷을 만들고, 나아가 땀을 함께 흘리는 커뮤니티 및 페스티벌까지 운영하고 있다. 다같이 룰루레몬 옷을 입고 매장과 매장 주변 스튜디오에서 요가, 필라테스, 킨스트레칭 등의 활동을 함께 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언행일치다.

달리기를 통해 인간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영감을 전하는 룰루레몬 글로벌 캠페인 ‘파인드 퍼더 (FIND FURTHER)’, 사진 출처: 룰루레몬


파타고니아나 룰루레몬과 같이 거창한 철학이나 글로벌 캠페인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언행일치'를 지키면 된다. '당일 배송'을 말하고 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당일 배송'을 지켜야 하고, 좋은 품질의 옷이라고 말하고 있다면 '오래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고 판매해야 한다. 소비자에게 전하는 모든 메시지를 소비자 관점에서 지키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것이 어쩌면 브랜딩의 전부라고도 할 수 있다.

땀 흘리는 삶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룰루레몬 앰배서더. 사진 출처: 룰루레몬


결론적으로, 브랜딩은 여러분만의 차별적인 ‘메시지(언)’를 소비자에게 명확히 전달하고, 모든 접점에서 이를 일관되게 실천(행)하는 데서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소비자가 이 일관성(일치)을 실제로 느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 이러한 언행일치의 과정이 쌓여,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김용석 브랜드 컨설턴트는 삼성물산에서 마케팅을 시작해 지금은 스몰 브랜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마케팅 뷰자데>, <작은 기업을 위한 브랜딩 법칙 ZERO>가 있다. brunch.co.kr/@kap


6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