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들이여, 살아 남으려면 ‘디지털 트윈’을 가져라
AI 시대, 디지털 패션모델의 부상에 대응하는 전략
스타일리스트·메이크업·포토그래퍼까지, 새로운 가치 창출의 기회

# 생성 AI 기술이 가장 빠르게 활용되고 있는 패션 콘텐츠 부문, 이제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곳은 없을 것입니다. 디토의 박진아 디토리안과 정연이 디토리안의 칼럼을 통해 협업의 긍정적인 솔루션과 어떤 점을 경계해야 하는 지 고민해봅니다.
드디어 패스트 패션(SPA)도 인공지능으로 창조된 디지털 패션모델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 3월 스웨덴 패스트 패션 브랜드 H&M은 깜짝 발표를 했다. 향후 H&M 광고 마케팅 캠페인에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모델을 기용하겠다는 것이다.
H&M은 실제 존재하는 인간 패션모델들 30명을 선발해 이들 모델의 ‘디지털 쌍둥이(digital twin, 이하 디지털 트윈)’를 AI로 생성반복 복제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생성형 AI 활용 방안을 내놨다. 이 제안에 동의한 모델들은 AI로 생성된 그들의 디지털 트윈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을 소유하게 되고, H&M 광고 외 다른 패션·뷰티 브랜드에 재사용 및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할 수도 있다.
H&M은 디지털 모델 이미지를 우선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SNS 플랫폼 홍보용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매 이미지에는 저작권 보호와 AI 생성 이미지 콘텐츠의 투명성 보장 차원에서 워터마크가 각인된다.

네덜란드 출신 모델 질 코틀레베(Jill Kortleve)의 실제 모습(오른쪽)과 AI로 생성한 디지털 트윈(왼쪽). Arket, Cos, Monki, &Other Stories, Weekday 브랜드를 소유하는 다국적 거물 패션 기업 H&M은 올 2025년 3월 패션모델과 AI 디지털 기술의 상생관계 모색 방안으로서 실제 모델의 디지털 트윈을 생성・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H&M은 어떻게 하면 모델의 일자리를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첨단 디지털 테크를 참신하고 창조적인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를 곰곰이 고심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내세운 이른바 ‘인간 중심적 AI 도입 접근법(human-centered approach)’은 발표 직후 패션업계 주요 3대 창조직 종사자들(패션모델과 모델 에이전시, 사진가, 메이크업 아티스트)을 단번에 충격과 불안으로 몰아넣었다.
사실, 패션업계에서 AI 모델들의 비중 확장은 이미 한 두 해 전부터 조용하지만 꾸준히 벌어지고 있었다. 가령, 스페인의 SPA 브랜드 망고(Mango)는 이미 2024년부터 여름 ‘틴 컬렉션’ ‘ 홍보 캠페인에 AI 생성 100% 가상 아바타를 기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망고의 PDP(제품 세부 페이지) 사진 속 모델들은 AI 생성된 아바타들인데, 대중 소비자와 어패럴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놀랍도록 자연스럽고 쓸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망고의 AI 모델을 생성하는데 사용된 아르티소(Artiso.ai) AI 플랫폼은 前 망고 최고경영진 출신 3인이 창업했다. 이미지 출처: MANGO
휴고 보스는 일찍이 2018년부터 메타버스 속 가상 패션쇼에 진출했던 전력을 기반으로, 올 초 1월 독일의 고가 라인 휴고 보스(Hugo Boss) 컬렉션에 AI로 생성한 신상품을 런칭했고, 이어서 2월에는 AI로 생성한 가상 패션모델이 등장하는 동영상 홍보 캠페인을 공개해 창조적 툴(tool)로서 AI를 두 팔 벌려 포용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서양 건너편 미국에서 리바이스(Levi’s Strauss & Co.)는 올 4월 말 인공지능으로 생성시킨 가상 모델을 시험 사용할 계획을 발표했다가 패션업계와 SNS 패션 인플루언서들의 강렬한 저항을 샀다.
리바이스는 네덜란드의 AI 스타트업 라라랜드(Lalaland.ai)와 협력으로 다양한 체형과 인종의 모델들이 리바이스 제품을 입은 모습을 온라인 숍에 게재할 의도였다고 해명했으나 AI 모델 비판자들은 리바이스가 AI 모델로 이커머스 사이트 제작 비용을 절약할 의도였다고 지적했다.

불과 4개월 만에 완성해 2025년 1월 공개한 휴고 보스 ‘AI Art’ ‘ 캡슐 컬렉션 콘셉트. 뉴욕에서 처음 열린 제1회 AI 패션위크(@FashionWeek.AI) 중에서. 이미지 출처=Instagram
맞는 말이다. 점점 많은 브랜드들이 인간 패션모델 대신 AI 모델과 디지털 트윈으로 바꾸는 이유는 광고 마케팅 캠페인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통상 패션 브랜드들은 신제품 출시 때마다 제품 촬영과 화보 제작에 참여하는 포토슛 참여 인력-피팅 모델, 포토 모델 및 광고 에이전시, 스타일리스트와 메이크업 아티스트 , 숙박과 식대, 교통비, 촬영지 체제 및 대여 비용- 지원에 비용을 지출한다. 패션 브랜드들이 첨단 디지털 테크를 이용한 창조적 탐색과 새로운 스토리텔링 발굴이라는 명분으로 AI를 도입하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
올 7월, 미국 캐주얼 패션 브랜드 게스(Guess)가 여름 컬렉션 광고 캠페인에서 AI로 생성한 금발의 가상 패션모델을 등장시킨 2쪽짜리 광고를 ‚보그(Vogue)’ 미국판 패션 잡지에 실었다가 또다시 패션업계 종사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논란의 게스 2025년 여름 컬렉션 광고 캠페인에서 가상 금발 미인 비비엔느와 갈색 머리의 아나스타샤를 탄생시킨 세라핀 발로라(Seraphinne Vallora, 본사: 런던) AI 마케팅 에이전시.
# 크리에이션 영역의 AI, 대세를 막기엔 역부족
하지만 패션계의 AI 기술 도입은 막을 수는 없는 대세다. 이미 소비자들은 가랑비에 옷이 젖듯 AI 모델 비주얼에 익숙해져 간다. 7월 24일, 구글(Google)은 구글 서치(Search) 검색기, 구글 쇼핑(Shopping) 및 제품(Good Products) 카테고리에서 소비자들이 다양한 패션 브랜드의 어패럴을 가상으로 입어볼 수 있는 AI 기능을 런칭해 미국 소비자들에게 AI 지원 쇼핑 경험을 앞서 체험시켰다.
패션 산업에서, 특히 창조적 기술을 바탕으로 일하는 전문가들-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헤어 디자이너, 사진가, 이미지 편집 디자이너 등-은 AI로 인한 일자리 상실 외에도 보다 장기적으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미적 창조력과 혁신이 고갈될 것이라고 비판한다.
패션 애호가와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AI가 패션에 담긴 ‘예술적인 속성’을 말살시킨다는 디스토피아적 시각이 많다. 또, 그렇지 않아도 SNS 인플루언서들의 영향으로 여성의 미의 기준이 과장돼 있는 현실 속에서 AI 가상 미인들이 제시하는 도달 불가능한 완벽미는 미를 추구하는 일반 여성 소비자들을 더 괴롭힐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디스럽트적 첨단 디지털 테크를 향한 패션계 종사자들의 반발과 우려 속에서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은 AI 포용을 통한 비즈니스 비용 절감이라는 달콤한 제안을 거절하긴 어려운 것 같다.

박진아 디토리안
박진아 디토리안은 사회학・미술사학 전공 후 1998년부터 해외 유수 미술관 근무 경험과 미술 평론과 디자인 저널리즘 경력을 바탕으로 미술 커뮤니티와 대중 독자 사이를 잇는 문예 평론가로 정진 중. 21세기 최신 현대 문화에서 벌어지는 사건, 이슈, 형상을 인문학적 시각에서 통찰하며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모델들이여, 살아 남으려면 ‘디지털 트윈’을 가져라
# 생성 AI 기술이 가장 빠르게 활용되고 있는 패션 콘텐츠 부문, 이제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곳은 없을 것입니다. 디토의 박진아 디토리안과 정연이 디토리안의 칼럼을 통해 협업의 긍정적인 솔루션과 어떤 점을 경계해야 하는 지 고민해봅니다.
드디어 패스트 패션(SPA)도 인공지능으로 창조된 디지털 패션모델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 3월 스웨덴 패스트 패션 브랜드 H&M은 깜짝 발표를 했다. 향후 H&M 광고 마케팅 캠페인에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모델을 기용하겠다는 것이다.
H&M은 실제 존재하는 인간 패션모델들 30명을 선발해 이들 모델의 ‘디지털 쌍둥이(digital twin, 이하 디지털 트윈)’를 AI로 생성반복 복제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생성형 AI 활용 방안을 내놨다. 이 제안에 동의한 모델들은 AI로 생성된 그들의 디지털 트윈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을 소유하게 되고, H&M 광고 외 다른 패션·뷰티 브랜드에 재사용 및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할 수도 있다.
H&M은 디지털 모델 이미지를 우선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SNS 플랫폼 홍보용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매 이미지에는 저작권 보호와 AI 생성 이미지 콘텐츠의 투명성 보장 차원에서 워터마크가 각인된다.
네덜란드 출신 모델 질 코틀레베(Jill Kortleve)의 실제 모습(오른쪽)과 AI로 생성한 디지털 트윈(왼쪽). Arket, Cos, Monki, &Other Stories, Weekday 브랜드를 소유하는 다국적 거물 패션 기업 H&M은 올 2025년 3월 패션모델과 AI 디지털 기술의 상생관계 모색 방안으로서 실제 모델의 디지털 트윈을 생성・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H&M은 어떻게 하면 모델의 일자리를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첨단 디지털 테크를 참신하고 창조적인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를 곰곰이 고심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내세운 이른바 ‘인간 중심적 AI 도입 접근법(human-centered approach)’은 발표 직후 패션업계 주요 3대 창조직 종사자들(패션모델과 모델 에이전시, 사진가, 메이크업 아티스트)을 단번에 충격과 불안으로 몰아넣었다.
사실, 패션업계에서 AI 모델들의 비중 확장은 이미 한 두 해 전부터 조용하지만 꾸준히 벌어지고 있었다. 가령, 스페인의 SPA 브랜드 망고(Mango)는 이미 2024년부터 여름 ‘틴 컬렉션’ ‘ 홍보 캠페인에 AI 생성 100% 가상 아바타를 기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망고의 PDP(제품 세부 페이지) 사진 속 모델들은 AI 생성된 아바타들인데, 대중 소비자와 어패럴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놀랍도록 자연스럽고 쓸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망고의 AI 모델을 생성하는데 사용된 아르티소(Artiso.ai) AI 플랫폼은 前 망고 최고경영진 출신 3인이 창업했다. 이미지 출처: MANGO
휴고 보스는 일찍이 2018년부터 메타버스 속 가상 패션쇼에 진출했던 전력을 기반으로, 올 초 1월 독일의 고가 라인 휴고 보스(Hugo Boss) 컬렉션에 AI로 생성한 신상품을 런칭했고, 이어서 2월에는 AI로 생성한 가상 패션모델이 등장하는 동영상 홍보 캠페인을 공개해 창조적 툴(tool)로서 AI를 두 팔 벌려 포용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서양 건너편 미국에서 리바이스(Levi’s Strauss & Co.)는 올 4월 말 인공지능으로 생성시킨 가상 모델을 시험 사용할 계획을 발표했다가 패션업계와 SNS 패션 인플루언서들의 강렬한 저항을 샀다.
리바이스는 네덜란드의 AI 스타트업 라라랜드(Lalaland.ai)와 협력으로 다양한 체형과 인종의 모델들이 리바이스 제품을 입은 모습을 온라인 숍에 게재할 의도였다고 해명했으나 AI 모델 비판자들은 리바이스가 AI 모델로 이커머스 사이트 제작 비용을 절약할 의도였다고 지적했다.
불과 4개월 만에 완성해 2025년 1월 공개한 휴고 보스 ‘AI Art’ ‘ 캡슐 컬렉션 콘셉트. 뉴욕에서 처음 열린 제1회 AI 패션위크(@FashionWeek.AI) 중에서. 이미지 출처=Instagram
맞는 말이다. 점점 많은 브랜드들이 인간 패션모델 대신 AI 모델과 디지털 트윈으로 바꾸는 이유는 광고 마케팅 캠페인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통상 패션 브랜드들은 신제품 출시 때마다 제품 촬영과 화보 제작에 참여하는 포토슛 참여 인력-피팅 모델, 포토 모델 및 광고 에이전시, 스타일리스트와 메이크업 아티스트 , 숙박과 식대, 교통비, 촬영지 체제 및 대여 비용- 지원에 비용을 지출한다. 패션 브랜드들이 첨단 디지털 테크를 이용한 창조적 탐색과 새로운 스토리텔링 발굴이라는 명분으로 AI를 도입하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
올 7월, 미국 캐주얼 패션 브랜드 게스(Guess)가 여름 컬렉션 광고 캠페인에서 AI로 생성한 금발의 가상 패션모델을 등장시킨 2쪽짜리 광고를 ‚보그(Vogue)’ 미국판 패션 잡지에 실었다가 또다시 패션업계 종사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논란의 게스 2025년 여름 컬렉션 광고 캠페인에서 가상 금발 미인 비비엔느와 갈색 머리의 아나스타샤를 탄생시킨 세라핀 발로라(Seraphinne Vallora, 본사: 런던) AI 마케팅 에이전시.
# 크리에이션 영역의 AI, 대세를 막기엔 역부족
하지만 패션계의 AI 기술 도입은 막을 수는 없는 대세다. 이미 소비자들은 가랑비에 옷이 젖듯 AI 모델 비주얼에 익숙해져 간다. 7월 24일, 구글(Google)은 구글 서치(Search) 검색기, 구글 쇼핑(Shopping) 및 제품(Good Products) 카테고리에서 소비자들이 다양한 패션 브랜드의 어패럴을 가상으로 입어볼 수 있는 AI 기능을 런칭해 미국 소비자들에게 AI 지원 쇼핑 경험을 앞서 체험시켰다.
패션 산업에서, 특히 창조적 기술을 바탕으로 일하는 전문가들-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헤어 디자이너, 사진가, 이미지 편집 디자이너 등-은 AI로 인한 일자리 상실 외에도 보다 장기적으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미적 창조력과 혁신이 고갈될 것이라고 비판한다.
패션 애호가와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AI가 패션에 담긴 ‘예술적인 속성’을 말살시킨다는 디스토피아적 시각이 많다. 또, 그렇지 않아도 SNS 인플루언서들의 영향으로 여성의 미의 기준이 과장돼 있는 현실 속에서 AI 가상 미인들이 제시하는 도달 불가능한 완벽미는 미를 추구하는 일반 여성 소비자들을 더 괴롭힐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디스럽트적 첨단 디지털 테크를 향한 패션계 종사자들의 반발과 우려 속에서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은 AI 포용을 통한 비즈니스 비용 절감이라는 달콤한 제안을 거절하긴 어려운 것 같다.
박진아 디토리안
박진아 디토리안은 사회학・미술사학 전공 후 1998년부터 해외 유수 미술관 근무 경험과 미술 평론과 디자인 저널리즘 경력을 바탕으로 미술 커뮤니티와 대중 독자 사이를 잇는 문예 평론가로 정진 중. 21세기 최신 현대 문화에서 벌어지는 사건, 이슈, 형상을 인문학적 시각에서 통찰하며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