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이의 메타패션 다이브 Episode 08]
AI가 생성한 이미지,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판도를 흔든다
누구나 창작할 수 있는 디지털 접근성
패션 AI 광고 및 룩북, 디자인까지 무한한 확장성
지난 해, 생성형 AI로 만든 발렌시아가 인터넷 밈(Meme) 열풍을 기억하는지? 영화 <해리포터> 속 캐릭터가 발렌시아가 풍의 의상으로 스타일링 한 채 ‘너는 발렌시아가란다, 해리’ 와 같은 어이없는 대사를 남발하는 영상이 주목을 끈 것이 시작이었다.
데몬플라잉폭스(Demonflyingfox)라는 유튜버가 제작한 이 영상은 익숙함과 낯 설음 사이에 있는 기묘한 분위기, 그리고 패러디를 통한 유머 코드로 관심을 받으며 업로드 2주 만에 300만 조회수를 돌파했고 현재 1200만회가 넘는다. 이후 다양한 영화 캐릭터와 세계 각국의 정치인이나 유명인을 대상으로 제작한 ‘OOO by Balenciaga’ 영상이 빠르게 양산되며 인터넷 놀이문화가 되었는데, 이 열풍의 포인트는 누구나 창작할 수 있는 ‘디지털 접근성’에 있다.
사진출처 : ‘Harry Potter by Balenciaga’ Youtube/demonflyingfox
사진출처 : ‘World President by Balenciaga’ Youtube/MULTIVERSI OF AI
원작자가 밝힌 제작 방식은 몇 가지 생성형 AI 프로그램을 사용한 비교적 간단한 방식이었고, 공유된 노하우에 각자 자신의 아이디어를 덧붙여 확산시킴으로써 인터넷 밈이 된 것이다. 디지털 기술은 사용자 접근성을 개선하며 발전하고 있고, 이제 아이디어와 창작 의지만 있다면 누구든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
#불쾌한 골짜기를 뛰어넘은 패션 AI 캠페인
AI가 생성한 이미지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를 뛰어넘을 만큼 기술력이 향상되었기에, 이제 패션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도 가치를 창출한다. 치밀하게 제어된 이질성은 불쾌함이 아닌 호기심을 자극하며, 새로움을 추구하는 패션산업의 속성을 충족하기 때문이다.
최근 이탈리아 패션하우스 에트로(Etro)가 공개한 2024 SS 광고 이미지가 화제가 되었는데, 럭셔리 브랜드 최초로 AI 생성 이미지(AI-generated image)를 브랜드의 시즌 캠페인으로 전격 대체했다. 에트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Marco De Vincenzo는 특정 장소에 얽매이지 않으며 ‘익숙하면서도 이질적인 판타지’를 원했고, 디지털 아티스트이자 프롬프트 엔지니어인 Silvia Badalotti는 상상속에 있는 이미지를 AI로 구현해냈다.
Etro 2024 Spring advertising campaign, Courtesy of Etro
AI 이미지는 모든 제약에서 자유롭기에, 매우 대담하고 풍부한 시각적 표현이 가능하다. 캠페인 컨셉 빌딩, 모델 캐스팅, 포토그래퍼와 슈팅 장소 섭외, 스타일링 기획 등 수개월간 비용과 시간을 들이던 기존의 모든 프로세스가 획기적으로 단축된다. 그리고 최종 결과물은 창작자 의도대로 얼마든지 제어할 수 있다.
브랜드의 스토리텔링과 디자인의 내러티브를 비주얼로 전달하는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영역에서 이 얼마나 반가운 혁신인가! 신기술이 열광적으로 환영 받을 때 간과될 수 있는 사각지대의 문제점들은 일단 차치하고, AI로 생성한 패션 카탈로그와 룩북은 빠르고, 경제적이며,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임에는 틀림없다.
#초개인화를 향한 패션 AI 콘텐츠
패션 AI광고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여러명을 모델로 활용한 OVS AI 광고와 하이퀄리티 핸드 AI 모델, 출처 : maison meta
한편 AI가 생성한 동영상을 패션커뮤니케이션에 활용하기에는 여전히 장벽이 있다. ‘자연스러운’ 하이퀄리티로 제작하려면 기존 제작비를 훨씬 웃도는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혁신성 수준이 높은 소비자 집단일수록 기술적으로 미흡한 부분에 호의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패션 산업은 언제나 새로움을 좇아 유행을 만들며 우리의 주요 소비자는 디지털 네이티브임을 감안할 때, 다소 불완전해도 시도해 볼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생성형 AI의 시대는 이제 막 시작되었고, 앞으로 패션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며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장될 것이다. 브랜드 전략과 상품 기획을 설정하는 단계와 CRM 등의 리테일 단계에서 활용되던 AI 기술은 예술적 창작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패션 산업 DX가 궁극적으로 가리키는 지점 중 하나는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이다. 이제 막 발을 뗀 AI로 생성한 패션 광고 이미지가 진화하는 방향도 초개인화를 향할 것이다. 고객의 취향과 행동, 고객이 살아온 사회×문화적 맥락에 맞춰 섬세하게 조정된 브랜드 시즌 캠페인을 보게 될 날이 머지않을 것이라 기대된다.
정연이 교수는 국내외 패션 브랜드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뒤 홍익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디지털 패션 컨설팅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associe.nn@gmail.com
[정연이의 메타패션 다이브 Episode 08]
AI가 생성한 이미지,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판도를 흔든다
지난 해, 생성형 AI로 만든 발렌시아가 인터넷 밈(Meme) 열풍을 기억하는지? 영화 <해리포터> 속 캐릭터가 발렌시아가 풍의 의상으로 스타일링 한 채 ‘너는 발렌시아가란다, 해리’ 와 같은 어이없는 대사를 남발하는 영상이 주목을 끈 것이 시작이었다.
데몬플라잉폭스(Demonflyingfox)라는 유튜버가 제작한 이 영상은 익숙함과 낯 설음 사이에 있는 기묘한 분위기, 그리고 패러디를 통한 유머 코드로 관심을 받으며 업로드 2주 만에 300만 조회수를 돌파했고 현재 1200만회가 넘는다. 이후 다양한 영화 캐릭터와 세계 각국의 정치인이나 유명인을 대상으로 제작한 ‘OOO by Balenciaga’ 영상이 빠르게 양산되며 인터넷 놀이문화가 되었는데, 이 열풍의 포인트는 누구나 창작할 수 있는 ‘디지털 접근성’에 있다.
사진출처 : ‘Harry Potter by Balenciaga’ Youtube/demonflyingfox
사진출처 : ‘World President by Balenciaga’ Youtube/MULTIVERSI OF AI
원작자가 밝힌 제작 방식은 몇 가지 생성형 AI 프로그램을 사용한 비교적 간단한 방식이었고, 공유된 노하우에 각자 자신의 아이디어를 덧붙여 확산시킴으로써 인터넷 밈이 된 것이다. 디지털 기술은 사용자 접근성을 개선하며 발전하고 있고, 이제 아이디어와 창작 의지만 있다면 누구든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
#불쾌한 골짜기를 뛰어넘은 패션 AI 캠페인
AI가 생성한 이미지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를 뛰어넘을 만큼 기술력이 향상되었기에, 이제 패션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도 가치를 창출한다. 치밀하게 제어된 이질성은 불쾌함이 아닌 호기심을 자극하며, 새로움을 추구하는 패션산업의 속성을 충족하기 때문이다.
최근 이탈리아 패션하우스 에트로(Etro)가 공개한 2024 SS 광고 이미지가 화제가 되었는데, 럭셔리 브랜드 최초로 AI 생성 이미지(AI-generated image)를 브랜드의 시즌 캠페인으로 전격 대체했다. 에트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Marco De Vincenzo는 특정 장소에 얽매이지 않으며 ‘익숙하면서도 이질적인 판타지’를 원했고, 디지털 아티스트이자 프롬프트 엔지니어인 Silvia Badalotti는 상상속에 있는 이미지를 AI로 구현해냈다.
Etro 2024 Spring advertising campaign, Courtesy of Etro
AI 이미지는 모든 제약에서 자유롭기에, 매우 대담하고 풍부한 시각적 표현이 가능하다. 캠페인 컨셉 빌딩, 모델 캐스팅, 포토그래퍼와 슈팅 장소 섭외, 스타일링 기획 등 수개월간 비용과 시간을 들이던 기존의 모든 프로세스가 획기적으로 단축된다. 그리고 최종 결과물은 창작자 의도대로 얼마든지 제어할 수 있다.
브랜드의 스토리텔링과 디자인의 내러티브를 비주얼로 전달하는 패션 커뮤니케이션의 영역에서 이 얼마나 반가운 혁신인가! 신기술이 열광적으로 환영 받을 때 간과될 수 있는 사각지대의 문제점들은 일단 차치하고, AI로 생성한 패션 카탈로그와 룩북은 빠르고, 경제적이며,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임에는 틀림없다.
#초개인화를 향한 패션 AI 콘텐츠
패션 AI광고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여러명을 모델로 활용한 OVS AI 광고와 하이퀄리티 핸드 AI 모델, 출처 : maison meta
한편 AI가 생성한 동영상을 패션커뮤니케이션에 활용하기에는 여전히 장벽이 있다. ‘자연스러운’ 하이퀄리티로 제작하려면 기존 제작비를 훨씬 웃도는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혁신성 수준이 높은 소비자 집단일수록 기술적으로 미흡한 부분에 호의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패션 산업은 언제나 새로움을 좇아 유행을 만들며 우리의 주요 소비자는 디지털 네이티브임을 감안할 때, 다소 불완전해도 시도해 볼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생성형 AI의 시대는 이제 막 시작되었고, 앞으로 패션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며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장될 것이다. 브랜드 전략과 상품 기획을 설정하는 단계와 CRM 등의 리테일 단계에서 활용되던 AI 기술은 예술적 창작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패션 산업 DX가 궁극적으로 가리키는 지점 중 하나는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이다. 이제 막 발을 뗀 AI로 생성한 패션 광고 이미지가 진화하는 방향도 초개인화를 향할 것이다. 고객의 취향과 행동, 고객이 살아온 사회×문화적 맥락에 맞춰 섬세하게 조정된 브랜드 시즌 캠페인을 보게 될 날이 머지않을 것이라 기대된다.
정연이 교수는 국내외 패션 브랜드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뒤 홍익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디지털 패션 컨설팅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associe.n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