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토리안지속가능한 패션의 미래는 디지털에 있다

[정연이의 메타패션 다이브 Episode 04]  


지속가능한 패션의 미래는 디지털에 있다 

CLO 3D와 ESG 경영의 관계 

SX와 DX의 정비례가 만드는 패션의 미래 


LF의 대표 브랜드 ‘헤지스(HAZZYS)’는 CLO를 통해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3D 패션 디자인 프로그램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CLO가 패션 기업의 ESG와 과연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지난 10년간 우리는 패션 산업계에서 ‘지속가능성’이라는 키워드가 수면위로 서서히 떠올라 비즈니스 트렌드의 중심부로 이동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특히 팬데믹 이래로 ‘지속가능성’은 모든 기업의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고,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고려되어야 할 핵심 가치가 되었다. 이제 친환경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로 자리 잡았다. 게다가 현명해진 소비자는 진정성 없는 그린 워싱을 걸러낼 줄 아는 분별력을 지녔다.


# DX는 친환경 경영을 위한 선결조건


그런데 많은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기업의 친환경 경영을 위한 선결조건으로 꼽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이다. 산업의 전 영역에서 환경 요인을 제어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은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킨다. 패션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이 앞당긴 지속가능한 성과 중 가장 괄목할 만한 부분은 의류 시제품 제작 과정의 효율성이다.


예를 들면 CLO를 활용한 3D 샘플링은 상품 하나를 출시하기까지 필요한 원부자재, 시간, 비용의 소모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CLO측 제공 자료에 따르면, 3D 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전 실제 샘플의 리드 타임은 평균 37일이지만 3D를 사용하면 27시간으로 단축된다. 또한 샘플 채택비율은 15%에서 55%로 상승한다.


Courtesy of CLO Virtual Fashion LLC ⓓ


LF의 헤지스는 ‘그린디자인’ 정책에 의해 2년 전부터 CLO를 활용해, 도입 첫 시즌에만 30% 이상의 샘플을 디지털로 구현했다. LF측은 디자인, 샘플링, 수정작업, 품평 등의 과정에서 환경오염 요소를 55% 감축한 것으로 추산한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의류 한 벌 당 탄소배출량 810kg, 화석연료 사용량 528kWh, 물 15m³이 절감된 셈이다.


3D 디자인 기술은 패션산업의 기획과 생산 공정뿐 아니라 유통과 커뮤니케이션 영역으로 확장되어 지속가능한 미래를 앞당긴다. 예컨대 디지털 렌더링은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로 유발되는 과잉생산과 자원소모를 줄일 수 있다. 


Farfetch가 선보인 디지털 캡슐 컬렉션이 좋은 사례이다. Farfetch는 유통업체 최초로 3D 기술을 이용해 선 주문 서비스를 도입했다. Balenciaga, Off-White, Oscar de la Renta, Dolce & Gabbana, Khaite 등 10여개 럭셔리 브랜드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DressX가 물리적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디지털 3D 패션을 구현했고 인플루언서가 착용한 채 공개되었다. Farfetch의 디지털 마케팅 캠페인은 기존 방식 대비 탄소배출량 98%에 해당하는 2.5톤을 줄였다.


# CLO 활용한 선 주문 시스템으로 선순환 경제  


파페치 선 주문 시스템에 동참한 '돌체&가바나', 이미지 클릭 시 Snap your fingers for FARFETCH Pre Order 디지털 마케팅으로 이동ⓓ 


선 주문 시스템은 구매에서 배송까지 4주가 소요되어 소비자의 적지 않은 인내심을 요구한다. 그러나 인기있는 한정상품을 선점할 수 있을 뿐더러, 소비를 통해 패션 생태계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에게 분명 매력적이다. 이러한 선 주문 시스템은 기업에게도 의미있는 데이터를 제공할 뿐 아니라, 불필요한 자원소모를 줄이고 기업에 재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정착이 가능하다. 또한 멀지 않은 미래에는 ‘개인화된 주문 생산 시스템’으로 진화하여 모두가 꿈꾸는 궁극의 미래 패션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선주문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반품 및 구매취소의 잠재 비율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우선 실제 상품과 일치하는 3D 이미지 구현으로 ‘실재감’을 높일 기술력이 필요하다. 제조기업은 안정적인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정확한 상품 설명을 제공하여야 하며, 유통업체는 원활한 공급망으로 배송일정을 준수하여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섬유패션계의 지속가능성 전환(SX)과 디지털 전환(DX)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디지털 기술은 패션의 창의적 표현에 기여하며 환경과 관련된 패션산업계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한다. 모델 겸 IT 기업가 Karlie Kloss의 말처럼 미래의 패션 디자이너는 바느질만 하는 것이 아니라 코딩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



정연이 교수는 국내외 패션 브랜드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뒤 홍익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디지털 패션 컨설팅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associe.n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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