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토리안日 패션 3위 오른 ‘아다스트리아’ 디지털 혁신 비결은?


日 패션 3위 오른 ‘아다스트리아’ 디지털 혁신 비결은?

포에버21 재런칭 주역…韓 A-Land, FCMM도 안착

.ST의 OMO 전략 가속화…2025년까지 EC비율 35% 목표


지난 2월 21일 도쿄 시부야의 한 건물에서 매우 인상적인 행사가 열렸다. 바로 2019년 파산한 Forever21의 일본 재상륙을 위한 POP-Up store가 시부야의 이벤트 스페이스인 HZ Shibuya에 오픈한 것이었다. 2009년 일본시장에 진출해 젊은 층의 지지를 받았지만 미국 본사의 경영내분과 실적 저조가 겹치면서 10년 만에 철수했던 포에버21이 코로나19 팬데믹 회복기에 들어서는 지금 다시 일본 시장에 진출한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자세한 내막이 알고 싶어 졌다.


포에버21의 쇼룸이 열린 HZ Shibuyaⓓ, 사진출처 : ADASTRIA Co.

아니나 다를까 이 뉴스 뒤에는 더 많은 이야기가 숨어져 있었다. 그건 바로 포에버21 일본 재진출을 추진한 주체가 유니클로, 시마무라에 뒤이어 일본 어패럴 업계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아다스트리아(www.adastria.co.jp)라는 것이었다. 


아마 유니클로라는 수퍼 괴물이 등장한 이후라 생각되지만, 언제부터인가 한국 패션기업들에게 일본 패션기업이나 시장 상황에 대해서 관심밖의 일이 되어 버렸다. 그건 아다스트리아란 일본 패션 기업의 이름이 생소하고, 이 기업이 월드나 온워드가시야마, 산에이인터내셔널 등 일본 패션시장에서 소위 방구깨나 뀐다던 대형 의류회사들을 제치고 일본 내 3위라는 실적을 기록할 때까지 국내 패션인들에게 관심의 대상도 되지 못했다는 사실과 일맥상통한다.


국내에서 글로벌 패션 브랜드라는 걸 만들어 보겠다고 정부가 나서서 예산을 만들고 기업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한 노력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2009년부터 시작했던 사업이니까 한 15년쯤 지난 것 같다. 이때 글로벌 시장을 꿈꾸던 국내 기업들에게 제시했던 방향성은 글로벌화의 유일한 방법은 로컬의 강자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면서 벤치마킹하고 학습해야 할 대상으로 일본의 POINT사를 추천했는데 이 포인트사가 2012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사명을 바꾼 것이 바로 ADASTRIA Co인 것이다.


# 호황기에 위기 감지, 새로운 10년 설계



ADASTRIA란 사명은 창업 2세이면서 현재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후쿠다 미치오(福田 三千男)회장이 좋아하는 라틴어의 격언인 Per aspera ad astra! 즉 ‘역경을 뚫고 별까지’에서 인용하여 만든 단어이다.


사명을 바꾸던 2012년에 그들에겐 어떤 일이 있었을까? 그해는 2009년 당시 사장이던 이시이 도시아키石井 稔晃(현재 일본 대표 아동복인 나루미야 인터내셔널 대표)가 포인트사의 성장 전략으로 내세운 T.O.P(take of point) 2012의 목표가 1년 일찍 달성되고 모든 면에서 침체 중인 일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중이었다.


그렇지만 후쿠다 회장은 이때를 회사의 위기로 보고 의견이 맞지 않던 이시이 사장을 내보내고 자신이 직접 대표가 되어 회사의 체질개선을 포함한 혁신에 들어간다. 이 혁신의 결과가 현재 일본 의류업계에서의 아다스트리아의 위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T.O.P. 전략이 수립되던 2009년의 포인트社 실적은 매출 867억엔, 직접고용 직원 1450명, 종업원 평균연령 26.9세, 551개 store, 평균 휴가일수 130일로, 매출로 보면 당시 일본 동종업계 순위 20위권에 머무르고 있었지만 평균 휴가일수 130일은 당시 일본 평균 106일에 비해 3주 이상 많은 휴가일수가 주어졌고, 당연히 젊은이들이 동경하는 직장으로 단숨에 화제가 됐었다.


이때 매출 구성은 남성복 18%, 여성복 65%, 기타 17%로 나타났고 당시 전자상거래 비중은 전체 매출의 5%였다. 후쿠다 회장이 위기로 느꼈던 부분은 바로 주력 타겟인 20대 여성들의 변화였다. 여기서의 변화는 스타일이나 트렌드의 변화가 아니라 포인트사가 기업의 기본 전략으로 내세운 패션 캐주얼에 대한 고객층의 수용 변화와 주요 채널인 스토어 전략에 대한 고객의 이탈 등이었다.


2009년 당시의 POINT사 브랜드 구성ⓓ


게다가 급격하게 부상되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분위기도 후쿠다 회장은 위기로 여기고 기업을 환골탈태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이때 한다. 이후 10년의 과정이 오늘날 아다스트리아를 만든 것이다.


2023년 2월 결산 아다스트리아의 실적은 매출 2425억 5천2백만엔, 직접고용 6364명, 일본 내 1345 점포와 해외 점포 45개를 동남아시아 위주로 전개 중이다. 2021년 기준으로 남성복 15%, 여성복 64%, 기타 21%로 2009년에 비해 소폭 변화가 있지만 정말 중요한 변화는 전체 매출 구성비 중 전자상거래 비중이 30.6%로 일본 어패럴 기업 중 최고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아다스트리아는 10년간 착실하게 디지털 전환을 준비해 왔고 이 결과가 긍정적인 수치로 나타난 것이다.               

아다스트리아의 비즈니스 카테고리 구성ⓓ, 사진출처 : ADASTRIA Co. 


위 사진에 나타난 아다스트리아의 카테고리는 전형적인 라이프스타일 지향 기업을 보여준다. 기존의 의, 식, 주 개념에 뷰티와 Health, 놀이, 그리고 평생학습까지 포함된 확장된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서의 아다스트리아의 기준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아다스트리아가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서 브랜드 확장을 꾀한 배경은 그들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일본 시장의 구성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일본 라이프스타일 시장의 규모ⓓ, 사진출처 : ADASTRIA Co. 


위 그림에서 보듯이 일본 패션시장이 정확하게 30년동안 1/2로 축소된 것에 비해 라이프 스타일 영역은 몇배로 성장을 계속해 왔다는 점이 아다스트리아의 비즈니스 모델 구성의 배경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아다스트리아의 브랜드 전략에 나타난 사실 중에서 우리가 눈 여겨 보아야 할 요소들이 몇 가지 있다.

 차별화된 다양한 전술적 수단의 지속적 강구. 독자 개발 소재군 강화

   매장 재고 회전율의 확대(목표 : 14회전/년), 정판율의 향상(평균목표 : 80%)

  소비자를 직접 장악하는 Shop Base BM. VMD Start Flow      

 유통 코스트 대량 압축을 위한 조달 체제 일원화  

 재고 리스크를 극소화하기 위한 SCM과 스토어 POS가 직접 연계된 LOGISTIC 도입

★ 보완 대체 개념의 Business Port Folio 구축으로 BPM 실현

★ EC 비중 확대를 위한 투자 지속. 2026년 EC비중 목표 35%

 .ST의 OMO 전략 가속화. Lalaport Tokyo bay에 1호점 2021년 5월.

Life Style 파트 B2B 강화


# 소재기업과 협력해 차별화 소재 개발 및 ESG 실현



이중에서도 국내 패션 기업들이 가지지 못한 첫번째 전략은 자체개발 소재군으로 가성비 시장에 길들여진 고객의 로열티Loyalty를 추구하는 점을 들 수 있다. 아다스트리아는 일본의 소재기업들과 협력해 Cottato, Rakuryl, Woollytec, Miulisse 등 다양한 소재를 개발해 자사 제품군에 적용하고 있다. 이처럼 자사 보유 소재가 소비자들에게 주는 의미는 가성비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만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 외에도 ESG와 관련해 환경 친화적이거나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번째로 2009년 12개의 브랜드로 구성되었던 포토폴리오가 2023년 기준 61개로 확장되어 보완 대체적인 BPM을 구사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아다스트리아 브랜드 군을 보면 앞서 언급한 Forever21 외에도 한국의 Aland, FCMM 등의 브랜드가 포함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아다스트리아가 내세운 멀티브랜드 전략은 자체 브랜드 외에도 해외브랜드 제휴, 라이선스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가 되고 있다. 아다스트리아는 포에버21의 일본내에서 실패의 경험을 지나친 미국 스타일 위주라고 보고 올해부터 전개하는 포에버21은 80%를 일본 기획으로 전환하고 있고, Aland 경우도 2차 한류 영향을 반영해 한국 신진디자이너 상품 위주로 전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주목할 만한 전략은 EC(이커머스)강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아다스트리아는 2021년 이미 30%가 넘는 전자상거래 비중을 갖고 있음에도 2025년 목표를 35%까지 끌어 올리는 것을 골자로 다양한 디지털 전략을 세우고 있다. 2021년 사장이 된 기무라 오사무木村 治 현 사장은 1991년 후쿠다 양복상회 시절 매장 근무 스탭으로 입사하여 현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2001년 회사를 퇴사해 후쿠오카에서 워크디자인이란 자신의 작은 브랜드를 운영하다가 2007년 현재 아다스트리아의 자회사가 된 트리니티아츠에 통합하면서 재입사하게 된다.


아다스트리아의 현 사장 기무라 오사무木村 治ⓓ, 사진출처 : ADASTRIA Co.                          


소위 명문 대학을 나온 것도 아니고 매장 판매사원으로 시작해서 일본 3위의 패션 기업 대표에까지 오른 기무라 사장은 후쿠다 회장이 젊은 시절부터 눈여겨 보고 커리어패스에 도움을 주다가 오늘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아다스트리아의 디지털 전환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이다.


# 2025년까지 EC 비율 35% 목표



일본의 전자상거래 시장 구조는 우리보다 훨씬 복잡하다. 우리는 기껏 자사몰 아니면 전자상거래 플랫폼 입점이라는 선택밖에 할 수 없지만 일본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적어도 6개로 분류되는 PF와 자사몰을 놓고 융합하면서 전개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추어졌다는 점에서 우리보다 훨씬 유리한 구조이다.


일본의 전자상거래 PF는 △전체중개 매개형 △부분중개 매개형 △기반형 △매개 기반형 △기반 외주형 △외주형으로 구분한다. 전체중개 매개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형태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일본에서 라쿠텐이나 조조타운 등이 있다. 부분중개 매개형은 Instagram, Twitter, PayPay, LINE Pay 등이 있다. 기반형은 가장 최근에 생기기 시작한 형태로 OMO를 염두에 두고 확장하려는 ZOZOMO등이 대표적이다. 매개기반형과 기반외주형은 아직 우리 시장에 나타나지 않은 형태로 LINE의 공식계정이나 미니어플등이 해당된다. 외주형은 전자상거래 행위 전체를 3rd party에 넘기는 형태를 말한다. STAFF START, BASE, shopify 와 같은 모델이 있다.


일본의 다양한 전자상거래 서비스 업체ⓓ


이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일본내 전자상거래 지원 기업이 LINE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네이버가 일본시장에 출범시킨 Line은 단순한 메시지 교환 앱 정도로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일본의 대부분 전자상거래에는 LINE의 서비스를 기반으로 이루어져 있다.


LINE의 전자상거래 지원 PF구성도, 자료 : waseda it lab.ⓓ 


LINE은 일본의 전자상거래 기업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다양하게 운용 중인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LINE에 공식계정을 만들면서 시작되는 기본 서비스이다. 매개기반형 PF인 LINE 공식계정이 만들어 지면 LINE Talk를 이용하여 자사고객이 아닌 라인 유저들에게 메시지 발신, 티켓, 이벤트 타임라인 등을 공유시키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음 단계는 라인유저를 자신의 고객으로 흡인하는 기반외주형 서비스인 LINE Mini-APP.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 단계부터는 회원관리 포인트, 쿠폰 관리, EC 제휴, 주문 처리 등이 가능해진다. 이 두가지가 결합하면 LINE Front-end Framework(LIFF)가 구성되어 EC의 세계로 진입하는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일본의 어패럴 기업들은 다양한 형대로 응용하여 독자적인 전자상거래 시장을 우리보다 훨씬 빨리 진행시킬 수 있게 됐다.


ADASTRIA 전자상거래 구성도, 자료: adastria co.ⓓ


위 그림에 나타난 아다스트리아의 단계별 전자상거래 파트너 구조를 보면 얼마나 다양한 서비스가 단계별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 프로토타입을 구성하고 있는 프로모션, 쿠폰, 제품 디스플레이, 결제, 포인트, 제품 픽업, Q&A, Customer Review, Curation의 과정에서 아다스트리아는 자사몰인 .ST를 통해 모든 과정에 연결되어 있지만 각각의 단계별 파트너가 얼마나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보면 아다스트리아가 전자상거래 비율 30%를 돌파하고 일본내 전자상거래 시장 순위 15위를 차지한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FOREVER21의 일본 시장 재진출 소식을 접하고 들여다보다가 시장축소로 신음하고 있는 일본 어패럴업계의 모습이 우리에게도 근시일안에 다가올 것이라 예상할 때 아다스트리아와 같은 기업의 노력이 우리 기업들에게도 교훈이 될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에 같이 공부하고 싶은 생각을 옮겨 보았다. 이보다 훨씬 복잡한 준비와 노력만이 위기속에서 한국의 패션 산업과 기업들을 지속가능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 생각한다면 한번 참조하는 것도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김묘한 컬처마케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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