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토리안패셔너블한, 너무나 패셔너블한 NFT

[정연이의 메타패션 다이브 Episode 06]  


패셔너블한, 너무나 패셔너블한 NFT

패션사진의 거장 닉 나이트가 선보인 ikon-1 프로젝트

“패션의 미래가 디지털에 있다”


닉 나이트가 공개한 ikon-1 프로젝트 이미지ⓓ  


‘메타패션이니, 패션 NFT니 그런 것들은 말이야 다 실체가 없는 사기 같아. 초등학생도 만들 수 있는 디지털 이미지를 과연 패션이라 할 수 있나? 미술이라면 몰라도 패션은 NFT로 돈이 안되지.’   


잘나가는 국내 패션기업에서 20년 이상 기획을 한 디렉터부터 MZ세대에게 인기있는 이머징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오너 디자이너까지. 소위 ‘패셔너블한 패션’을 하는 대부분의 업계 사람들은 디지털 패션과 NFT에 강한 불신을 표한다. 정부가 지원한 메타패션 콘텐츠는 당장 눈에 보이는 직접 효과가 없었고, 해외 럭셔리 브랜드의 NFT 드롭은 피부에 와 닿지 않으며, 메타버스 패션이라고 공개된 아이템은 대개 조악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인식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연유한다. 첫번째는 디지털 패션과 NFT의 효용가치를 단순히 거래 가격으로 추산하는 오류 때문이다. 이는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증명하는 NFT로 강화되는 커뮤니티와 멤버십, 그리고 특별한 경험으로 확장된 서비스의 파급력을 간과한 것이다.


두번째는 수준 높은 디지털 패션 이미지의 예술성을 접하지 못해 생긴 편향된 시각 때문이다. 물리적 패션을 본뜬 디지털 트윈의 이미지는 대개 간소화되어, 실물처럼 정교하지 못하고 마치 어린애들 게임의상 같다. 혹은 미술작품 같은 독자적 예술성이 부재하여 패션 NFT는 소장 가치가 없어 보인다.


# 이미지 메이커 닉 나이트의 혁신적 접근 


닉 나이트와 재젤 ⓓ 

 

그러나 가장 영향력 있는 사진 작가 중 한명인 닉 나이트(Nick Knight)가 공개한 ikon-1 프로젝트의 이미지를 본다면 그러한 부정적 시각을 바꾸게 될 것이다. 닉 나이트는 자신을 사진 작가라기  보다 ‘이미지 메이커’라 부르며, 기술로부터 영감을 얻는 혁신적 접근으로 사진의 기술과 개념을 확장했다. 그는 쇼스튜디오(SHOW Studio)를 설립하고 미래에 대한 관심과 새로운 매체에 대한 전망을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하며 아름다움의 가치를 탐색해왔는데, 작년 12월 첫 NFT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 뮤즈 재젤을 모델로 한 아바타와 ikon-1 컬렉션 


 2022년 12월 공개된 ikon-1 컬렉션 / Courtesy of SHOWstudioⓓ  


2년간 인큐베이션 기간을 거친 ikon-1 컬렉션의 아바타는 닉 나이트의 뮤즈이자 공동 제작자인 재젤(Jazzelle Zanaughtti)을 모델로 한다. 신선한 메이크업과 헤어, 패션 스타일링을 통한 이미지 메이킹으로 인스타그램 스타로 활약해온 재젤은 새로운 시대정신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서 프로젝트의 공동 창작자로 참여했다.


네일 아티스트 Marian Newman, 헤어 스타일리스트 Eugene Souleiman, 디지털 패션 크리에이터 Scarlett Yang, Linxi Zhu, 디지털 아티스트 Tom Wandrag 등 30여명의 크리에이터들이 제공한 200개 이상의 특성이 조합되어 총 8000개의 컬렉션으로 완성됐다.


지금까지 공개된 ikon-1 컬렉션의 이미지는 하나하나가 놀랍도록 독창적이며 패션 화보처럼 완성도 높은 스타일링으로 구현되었다. 현실 패션의 최고 전문가들이 공들인 덕분에 디지털 이미지 특유의 어색함을 줄이고 작품성을 높였다. 때문에 구매자가 직접 형태를 고르지 못하고 랜덤하게 상품을 받게 되는 블라인드 민트(blind mint)의 형식으로 판매되지만, 특별함과 희소성은 기대할 만 하다. NFT 소유자는 확장 보기와 향후 프로젝트의 엑세스를 포함한 다양한 특혜를 받는다. 또한 Dress X와 협업하여 디지털 웨어러블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 디지털 패션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핵심은 ‘예술성’


30여명의 크리에이터가 힘을 합쳐 예술적인 부가가치를 높인 ikon-1 컬렉션ⓓ   


이와 같은 닉 나이트의 거침없이 아름다운 시도는 어쩌면 디지털 패션이 부가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전형이 될지도 모른다. 그는 패션의 미래가 디지털에 있다고 확언하며 디지털 아트에 대한 편견에 맞서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밝혔다.


디지털 아트는 기계에 의해 만들어져서 영혼이 없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러나 그것은 사진의 시작과 다르지 않다. 디지털 아트에 회화처럼 영혼을 불어넣는 것은 예술가의 몫이다.


🔶 WHO is Nick Knight?

쇼스튜디오에 소개된 닉 나이트 프로필 이미지, 3d 버추얼로 디자인됐다.

닉 나이트(1958년생)는 영국의 패션 사진작가이자 쇼스튜디오 설립자 겸 이사다. 요지 야마모토, 존 갈리아노, 알렉산더 맥퀴 등 선도적인 디자이너들과 협업을 한 것은 물론 ‘크리스찬디올’, ‘톰포드’, ‘스와로브스키’, ‘리바이스’, ‘캘빈클라인’ 등의 광고 캠페인, 패션필름, 주요 박물관에서의 사진전시회 등 진보적인 이미지 메이킹의 선구자다.


정연이 교수는 국내외 패션 브랜드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뒤 홍익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디지털 패션 컨설팅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associe.n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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