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이의 메타패션 다이브 Episode 01]
어떤 세계에서 살아갈 것인가?
메타 패션으로 들어가기를 주저하는 당신에게
빨간 약과 파랑 약, 당신은 어떤 약을 삼키시겠습니까?_ 이미지: 아쏘시에 엔엔
“이것이 마지막 기회다. 다시는 돌이킬 수 없어.
파란 약을 먹으면 여기서 끝난다. 네가 믿고 싶은 걸 믿게 돼.
빨간 약을 먹으면 이상한 나라에 남아 끝까지 가게 된다.”
모피어스는 네오에게 두 개의 알약을 내밀며 선택하라고 한다. 파란 약을 삼키면 당신이 믿고 싶은 걸 믿고, 이 세계에 머물게 된다. 대신 빨간약을 먹는다면 당신은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모든 감각이 마비된 채 감옥에서 태어난 노예라는 진실을 보게 될 것이다.
네오는 주저 없이 빨간 약을 삼킨다. 눈을 가린 매트릭스를 벗어나 자신의 감각을 일깨우고 진실을 마주하기로 결심한다.
1999년 개봉되어 큰 반향을 일으킨 영화 ‘매트릭스’에서 이 장면은 2023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지난 몇 년간 모든 산업계를 달군 ‘메타버스’라는 키워드는 선형적 시간 개념과 전통적 물리 공간 개념을 벗어나야 이해할 수 있는 세계관이기 때문이다.
매트릭스에 갇힌 인간은 자신이 보고 느끼는 이 곳이야말로 실재하는 유일한 세계라고 믿는다. 그것이 달콤한 것이든 시궁창 같은 삶이든, 자신이 발 딛고 있는 곳이 절대적이고 유일한 세계라는 사고에 갇혀 있으면 영영 다른 세상을 볼 수 없다.
다시 메타버스와 메타패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흔히 메타패션은 가상의류(virtual clothing)라는 좁은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가 하나의 세계를 초월한 상위 개념에 존재하는 포괄적 세계를 뜻함을 고려할 때, 메타패션은 메타버스(meta verse)를 기반으로 한 패션 및 패션 트렌드, 패션 비즈니스의 총칭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메타패션 쇼케이스, 사진_한국패션산업협회
# 일상 속으로 스며든 메타버스
메타버스의 열풍과 더불어 정부와 매체는 메타패션의 시장성을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필자가 만난 많은 패션업계 종사자들은 ‘메타버스가 뭔지 잘 모르겠고, 메타버스에서 패션 비즈니스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는 더더욱 막막하다’고 토로한다.
솔직히 고백하건데, 수년간 패션의 미래에 대해 강의해왔고 3D 디지털 패션디자인을 교육하고 있으며, 이 연재를 시작하기 위해 전문서적 수십 권 읽은 필자 역시 명확히 정리하기 어렵다. 메타버스라는 용어는 학문적 연구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 SF소설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그 속성 상 지속적으로 개념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우리 대부분은 인식하지 못한 채 이미 메타버스를 사용하고 있다. 이를테면 SNS를 통한 라이프 로깅(life logging), 배달의 민족과 같은 거울세계(mirror world), 포켓몬 고(Pokémon GO)를 통한 증강현실(AR)이 바로 메타버스다. 기술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룬 각기 다른 영역을 메타버스라는 용어로 통칭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양 마케팅을 하는 세태를 두고 메타버스는 ‘오래된 미래’라고 비유하기도 한다. 어쨌든 메타버스는 개별 기술로서 우리 곁에 존재 해왔고, 이제 막 생태계를 갖춘 새로운 세계로 태동하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기술 발전은 메타버스의 영향력을 폭발적으로 확장시킬 것이고 가상공간과 융합된 물리적 현실 또한 더욱 급진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새로운 가치사슬에서 경제활동을 원하고, 개인 혹은 조직의 발전 기회를 원한다면 더 이상 메타버스라는 세계를 외면할 수 없다.
자 이제,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골치 아파 모르겠다고 주저하는 당신에게 손을 내민다.
“저와 함께 빨간 약을 삼키고서 이 세계 너머로, 무한한 가능성의 세상으로 가볼까요?”
정연이 교수는 국내외 패션 브랜드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뒤 홍익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디지털 패션 컨설팅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_ associe.nn@gmail.com
[정연이의 메타패션 다이브 Episode 01]
어떤 세계에서 살아갈 것인가?
메타 패션으로 들어가기를 주저하는 당신에게
빨간 약과 파랑 약, 당신은 어떤 약을 삼키시겠습니까?_ 이미지: 아쏘시에 엔엔
모피어스는 네오에게 두 개의 알약을 내밀며 선택하라고 한다. 파란 약을 삼키면 당신이 믿고 싶은 걸 믿고, 이 세계에 머물게 된다. 대신 빨간약을 먹는다면 당신은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모든 감각이 마비된 채 감옥에서 태어난 노예라는 진실을 보게 될 것이다.
네오는 주저 없이 빨간 약을 삼킨다. 눈을 가린 매트릭스를 벗어나 자신의 감각을 일깨우고 진실을 마주하기로 결심한다.
1999년 개봉되어 큰 반향을 일으킨 영화 ‘매트릭스’에서 이 장면은 2023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지난 몇 년간 모든 산업계를 달군 ‘메타버스’라는 키워드는 선형적 시간 개념과 전통적 물리 공간 개념을 벗어나야 이해할 수 있는 세계관이기 때문이다.
매트릭스에 갇힌 인간은 자신이 보고 느끼는 이 곳이야말로 실재하는 유일한 세계라고 믿는다. 그것이 달콤한 것이든 시궁창 같은 삶이든, 자신이 발 딛고 있는 곳이 절대적이고 유일한 세계라는 사고에 갇혀 있으면 영영 다른 세상을 볼 수 없다.
다시 메타버스와 메타패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흔히 메타패션은 가상의류(virtual clothing)라는 좁은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가 하나의 세계를 초월한 상위 개념에 존재하는 포괄적 세계를 뜻함을 고려할 때, 메타패션은 메타버스(meta verse)를 기반으로 한 패션 및 패션 트렌드, 패션 비즈니스의 총칭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메타패션 쇼케이스, 사진_한국패션산업협회
# 일상 속으로 스며든 메타버스
메타버스의 열풍과 더불어 정부와 매체는 메타패션의 시장성을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필자가 만난 많은 패션업계 종사자들은 ‘메타버스가 뭔지 잘 모르겠고, 메타버스에서 패션 비즈니스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는 더더욱 막막하다’고 토로한다.
솔직히 고백하건데, 수년간 패션의 미래에 대해 강의해왔고 3D 디지털 패션디자인을 교육하고 있으며, 이 연재를 시작하기 위해 전문서적 수십 권 읽은 필자 역시 명확히 정리하기 어렵다. 메타버스라는 용어는 학문적 연구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 SF소설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그 속성 상 지속적으로 개념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우리 대부분은 인식하지 못한 채 이미 메타버스를 사용하고 있다. 이를테면 SNS를 통한 라이프 로깅(life logging), 배달의 민족과 같은 거울세계(mirror world), 포켓몬 고(Pokémon GO)를 통한 증강현실(AR)이 바로 메타버스다. 기술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룬 각기 다른 영역을 메타버스라는 용어로 통칭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양 마케팅을 하는 세태를 두고 메타버스는 ‘오래된 미래’라고 비유하기도 한다. 어쨌든 메타버스는 개별 기술로서 우리 곁에 존재 해왔고, 이제 막 생태계를 갖춘 새로운 세계로 태동하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기술 발전은 메타버스의 영향력을 폭발적으로 확장시킬 것이고 가상공간과 융합된 물리적 현실 또한 더욱 급진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새로운 가치사슬에서 경제활동을 원하고, 개인 혹은 조직의 발전 기회를 원한다면 더 이상 메타버스라는 세계를 외면할 수 없다.
자 이제,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골치 아파 모르겠다고 주저하는 당신에게 손을 내민다.
“저와 함께 빨간 약을 삼키고서 이 세계 너머로, 무한한 가능성의 세상으로 가볼까요?”
정연이 교수는 국내외 패션 브랜드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뒤 홍익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디지털 패션 컨설팅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_ associe.n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