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토리안글로벌 패션 브랜드는 왜 메타버스에 투자하나?

[정연이의 메타패션 다이브 Episode 02]  


글로벌 패션 브랜드는 왜 메타버스에 투자하나?


메타버스에 패션이 필요한 이유...'나'를 표현

모건스탠리, 메타패션 500억달러 수익 기대  


'구찌', '발렌시아가', '타미힐피거' 등 글로벌 브랜드가 메타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이미지 : 아쏘시에 엔엔


“가상세계의 아바타에게 굳이 패션이 필요할까?”


만질 수도 없는 옷을 누가 사 입겠느냐고 묻는 당신은, ‘구찌’의 아바타 가방이 현실세계 보다 더 비싸게 팔린 사례 따위는 ‘화제성을 목적으로 한 작전 거래’ 정도로 의심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생인류가 수십만 년 전부터 왜 옷을 입었는지 돌아본다면 곧 생각이 바뀔 것이다.


메타버스는 여러가지 세계가 공존하는 상태의 총칭이다. 그리고 이러한 세계에는 현실세계, 가상세계, 현실과 가상이 혼재된 세계가 포함된다. 우리는 이쪽과 저쪽을 넘나들며 페르소나로서 ‘나’를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한다. 그렇다면 20년 전 유행했던 싸이월드도 메타버스가 아니겠냐고 물을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가상의 공간에 ‘디지털 자아’인 나의 아바타가 존재한다는 측면은 메타버스의 일부 속성이다. 그러나 존재함 만으로는 메타버스의 의미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하나의 유니버스라는 것은 그 안에서 다수의 존재들이 살아가고 활동하며 서사를 만들어 가는 공간이다. 싸이월드에서의 아바타가 자기 공간에 고립되어 타인과 커뮤니티를 만들거나 자체 콘텐츠를 생성하지 못했던 반면, 웹 3.0 기반의 메타버스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 교류하고, 성장과 변화를 겪으며 또 다른 생을 살아가는 생태계이다.


# 증가하는 메타버스 생태계의 소비 활동


핵심은 여기에 있다. 


사람들이 모여 ‘사회’가 형성되면 집단의 주된 양식과 기조, 즉 ‘문화’가 발생한다. 또한 탈중앙화 된 환경의 인간 사회에서는 반드시 ‘경제활동’이 나타난다. 메타버스 내부에서 작동하는 경제시스템은 메타버스의 핵심 요소이며,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메타버스에 큰 매력을 느끼고 모여들어 시간을 보낸다.


맥킨지(McKinsey)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5년 내에 미국 MZ 세대가 메타버스에 머무는 시간은 하루평균 4~5시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수많은 사람이 모여 활동하는 곳에 자본이 흐르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런 까닭에 많은 패션 기업들이 메타버스에서 상품을 팔거나, 패션쇼와 홍보 이벤트를 개최하는데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





사람들 사이에서 인정받고 영향력을 갖거나, 경제적 활동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현실세계든 가상세계든 인간 모두가 바라는 바 아니던가? 그렇기에 인간은 자신이 누구인지 끊임없이 표현하려 한다. 한 사람의 정체성을 드러내는데 패션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 인간이 감각하는 정보의 80% 이상은 시각을 통해 인식되기 때문에, 시각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패션은 어떤 캐릭터를 설명하는 가장 강력한 단서가 된다.


#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옷 입은 생명체인 인간!



로블록스에서 게이머 5명 중 1명이 매일 아바타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 출처 : 로블록스


우리 인간은 패션을 통해 자신의 가치관, 취향, 감정, 직업, 지위, 능력 등을 표현한다. 이를 통해 동질감을 느끼거나, 타인에게 인정받고, 우위를 점하여 무언가를 성취하고자 애써왔다. 차별화의 욕구로 과시적 패션을 소비하고 모방과 동조 심리로 유행이 발생하는 원리는 가상공간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Roblox)에서 게이머 5명 중 1명이 매일 아바타를 업데이트 하는 것이 그 증거이다.


이러한 견지에서,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가 2021년 발표한 낙관적 전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에 의하면 NFT 마켓과 메타버스에서 패션과 럭셔리 브랜드의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향후 2030년까지 500억달러(한화 약 63조 500억원)의 수익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메타 패션은 럭셔리 마켓 전체 매출의 10%이상을 차지 할 것이며, 약 25%의 수익이 증대될 것이다.


패션 산업에 있어 메타버스는 놓칠 수 없는 기회이며, 메타패션 생태계 구축은 숙명과 같다.

왜? 우리는 언제나 ‘옷 입은 인간’이고, 패션은 한 인간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이기에.


Z세대가 아바타에 패션을 입히는 이유로 각자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함을 꼽았다. ⓓ 출처 : 로블록스


정연이 교수는 국내외 패션 브랜드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뒤 홍익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디지털 패션 컨설팅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associe.n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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