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C·여성 고객·지속가능성으로 완성한 ‘리바이스’ 귀환
DTC 강화, 공급망 다각화...1997년 이후 최대 실적
이미지 변화와 복고 트렌드 맞물려...Z세대 겨냥 성과

리바이스 도산
리바이스가 화려하게 부활하면서 글로벌 패션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때 청바지 열풍을 이끌던 리바이스는 애슬레저와 스키니진 트렌드에 밀려 존재감이 희미해졌지만, Y2K 무드와 복고풍 스타일이 재유행하면서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의 라이프스타일이 리바이스 부활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전환은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2025년 들어 리바이스트라우스의 주가는 20% 이상 상승했으며, 이는 고물가로 위축된 글로벌 소비 시장 속에서 이례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1990년대 중반 연 매출 70억 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청바지 시장을 장악했던 리바이스는 이후 장기 침체기를 겪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제품 포트폴리오 재편, DTC 채널 강화, 브랜드 리포지셔닝 등 다층적인 전략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 리바이스 부활 요인 ‘전략적 체질 개선’

리바이스가 제품 포트폴리오 재편, DTC 채널 강화, 브랜드 리포지셔닝 등 다층적인 전략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사진=Levi Strauss & Co.]
먼저 리바이스트라우스는 수익성이 낮은 사업 부문을 과감히 축소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지난 5월 리바이스의 주요 브랜드였던 다커스(Dockers)를 어센틱브랜즈그룹에 3억 1,100만 달러(한화 약 4,306억원)에 매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유통 마진이 낮고 가격 경쟁이 치열했던 저가 데님 브랜드 ‘데니즌(Denizen)’도 전략적 우선순위에서 제외하며 리소스를 핵심 사업에 집중시켰다.
이 과정에서 리바이스는 글로벌 매장 포트폴리오를 전면 재검토하고, 수익성 기반의 점포 운영 전략으로 전환했다. 특히 비효율 매장을 과감히 철수하거나 DTC(Direct-to-Consumer) 모델로 전환하는 데 집중했다. DTC는 제조업체나 브랜드가 중간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뜻한다.
특히 DTC 중심의 유통 전략은 유럽 마켓에서 통했다. 유럽 마켓에는 700여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DTC 채널을 통해 브랜드를 우선 표현하고, 연결된 옴니채널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객들이 어디에서든 쇼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유럽 마켓에서 DTC 카테고리는 9% 성장률을 기록했다.
리바이스는 이를 통해 소비자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고 분석해 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며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펼쳤다. 자체 온라인 스토어와 플래그십 매장을 통해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브랜드 일관성을 강화하고 고객 경험 중심의 채널 운영에 집중한 것이다.
# 젊은 세대 겨냥한 브랜드 리포지셔닝
브랜드 이미지에도 뚜렷한 변화가 일었다. 리바이스는 ‘청바지 제조사’라는 인식에서 ‘데님을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정체성을 재정립했다. 감성과 취향을 중시하는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제품뿐 아니라 브랜드의 태도와 철학에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한 것이다.

리바이스와 비욘세의 협업 컬렉션에서 Y2K 감성을 담은 데님 아우터와 팬츠 스타일을 선보이는 모습. [사진=Levi Strauss & Co.]
이러한 변화는 다양한 문화적 협업과 마케팅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아이콘 비욘세와 협업한 REIIMAGINE 캠페인의 두 번째 챕터 Pool Hall을 선보였고, 사카이, 나이키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아울러 SNS 기반의 참여형 콘텐츠와 커뮤니티 중심 캠페인으로 소비자와의 정서적 연결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Y2Kfashion’, ‘#lowrisejeans’, ‘#denimstyle’ 같은 복고풍 해시태그가 각각 10억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Z세대의 관심을 입증하고 있다. 틱톡에서는 ‘#Levis501’을 중심으로 루즈핏 데님을 활용한 패션 챌린지가 확산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전반적인 시장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애슬레저 트렌드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고, 1990년대와 Y2K(2000년대 초반) 스타일이 재유행하면서 데님 수요가 반등하고 있다. 루즈핏과 복고풍 실루엣이 인기를 얻으면서 리바이스는 전통 데님 브랜드로서 자연스럽게 재조명받고 있다.
소비자 반응도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서울에 거주하는 22세 대학생 김모 씨는 “엄마가 입던 리바이스 청바지를 최근에 물려받아 입기 시작했는데, 친구들이 새 제품이냐고 물어볼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며 “요즘은 감성적이고 개성 있는 아이템에 더 끌린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외부 요인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리바이스는 2024 회계연도 기준 순 매출 64억 달러를 기록하며 1997년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2분기 순매출 역시 14억 달러로 순조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분기 기준 리바이스의 매출총이익률은 약 62.6%로, 업계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GAP(약 38%)과 H&M(약 50%) 등 주요 경쟁사를 상회하며, 자라(ZARA)의 모회사 인디텍스(Inditex)의 평균(64~66%)과도 유사한 수준이다.
# 여성 제품 늘리고 협업하고...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 병행’

리바이스 x 나이키, ‘에어 맥스 95’ 30주년 기념 협업 컬렉션
다만, 리바이스의 눈부신 실적 상승 이면에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들도 존재한다. DTC 모델은 유통 마진을 줄이고 고객 접점을 넓히는 장점이 있지만 물류 및 운영비용 증가라는 이면도 안고 있다. 실제로 리바이스의 영업이익률은 현재 약 7.5% 수준으로 인디텍스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어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리바이스는 이러한 리스크를 상쇄하고 견고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다각적인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핵심 전략은 여성 소비자층 확대다. 과거 남성 중심의 데님 브랜드 이미지를 넘어서기 위해 여성 전용 라인뿐만 아니라 점프수트, 데님 드레스, 스커트 등 다양한 제품군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 시장에서는 전체 매출에서 여성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러한 전략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입증한다.
이와 함께 데이터 기반의 제품 기획도 본격화하고 있다. 리바이스는 Google Cloud와 협업해 고객의 핏 선호도, 사이즈, 색상 트렌드를 분석하며 루즈핏·배기핏·하이라이즈 등 인기 제품을 사전 기획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러한 예측 기반 생산 전략은 재고 손실을 줄이고 제품 회전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
또한 공급망 전략에서도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리바이스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방글라데시·인도네시아·캄보디아 등 아시아 지역으로 생산 기지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는 관세 리스크와 지정학적 공급망 불안정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조치다.
업계 관계자들은 “리바이스는 유행에 편승한 브랜드가 아닌 오랜 시간에 걸쳐 전략과 체질을 동시에 혁신한 보기 드문 사례”라며 “전통 브랜드가 어떻게 다시 젊은 세대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모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신아랑 에디터 thin567@dito.fashion
DTC·여성 고객·지속가능성으로 완성한 ‘리바이스’ 귀환
리바이스 도산
리바이스가 화려하게 부활하면서 글로벌 패션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때 청바지 열풍을 이끌던 리바이스는 애슬레저와 스키니진 트렌드에 밀려 존재감이 희미해졌지만, Y2K 무드와 복고풍 스타일이 재유행하면서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의 라이프스타일이 리바이스 부활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전환은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2025년 들어 리바이스트라우스의 주가는 20% 이상 상승했으며, 이는 고물가로 위축된 글로벌 소비 시장 속에서 이례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1990년대 중반 연 매출 70억 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청바지 시장을 장악했던 리바이스는 이후 장기 침체기를 겪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제품 포트폴리오 재편, DTC 채널 강화, 브랜드 리포지셔닝 등 다층적인 전략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 리바이스 부활 요인 ‘전략적 체질 개선’
리바이스가 제품 포트폴리오 재편, DTC 채널 강화, 브랜드 리포지셔닝 등 다층적인 전략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사진=Levi Strauss & Co.]
먼저 리바이스트라우스는 수익성이 낮은 사업 부문을 과감히 축소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지난 5월 리바이스의 주요 브랜드였던 다커스(Dockers)를 어센틱브랜즈그룹에 3억 1,100만 달러(한화 약 4,306억원)에 매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유통 마진이 낮고 가격 경쟁이 치열했던 저가 데님 브랜드 ‘데니즌(Denizen)’도 전략적 우선순위에서 제외하며 리소스를 핵심 사업에 집중시켰다.
이 과정에서 리바이스는 글로벌 매장 포트폴리오를 전면 재검토하고, 수익성 기반의 점포 운영 전략으로 전환했다. 특히 비효율 매장을 과감히 철수하거나 DTC(Direct-to-Consumer) 모델로 전환하는 데 집중했다. DTC는 제조업체나 브랜드가 중간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뜻한다.
특히 DTC 중심의 유통 전략은 유럽 마켓에서 통했다. 유럽 마켓에는 700여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DTC 채널을 통해 브랜드를 우선 표현하고, 연결된 옴니채널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객들이 어디에서든 쇼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유럽 마켓에서 DTC 카테고리는 9% 성장률을 기록했다.
리바이스는 이를 통해 소비자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고 분석해 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며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펼쳤다. 자체 온라인 스토어와 플래그십 매장을 통해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브랜드 일관성을 강화하고 고객 경험 중심의 채널 운영에 집중한 것이다.
# 젊은 세대 겨냥한 브랜드 리포지셔닝
브랜드 이미지에도 뚜렷한 변화가 일었다. 리바이스는 ‘청바지 제조사’라는 인식에서 ‘데님을 기반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정체성을 재정립했다. 감성과 취향을 중시하는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제품뿐 아니라 브랜드의 태도와 철학에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한 것이다.
리바이스와 비욘세의 협업 컬렉션에서 Y2K 감성을 담은 데님 아우터와 팬츠 스타일을 선보이는 모습. [사진=Levi Strauss & Co.]
이러한 변화는 다양한 문화적 협업과 마케팅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아이콘 비욘세와 협업한 REIIMAGINE 캠페인의 두 번째 챕터 Pool Hall을 선보였고, 사카이, 나이키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아울러 SNS 기반의 참여형 콘텐츠와 커뮤니티 중심 캠페인으로 소비자와의 정서적 연결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Y2Kfashion’, ‘#lowrisejeans’, ‘#denimstyle’ 같은 복고풍 해시태그가 각각 10억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Z세대의 관심을 입증하고 있다. 틱톡에서는 ‘#Levis501’을 중심으로 루즈핏 데님을 활용한 패션 챌린지가 확산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전반적인 시장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애슬레저 트렌드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고, 1990년대와 Y2K(2000년대 초반) 스타일이 재유행하면서 데님 수요가 반등하고 있다. 루즈핏과 복고풍 실루엣이 인기를 얻으면서 리바이스는 전통 데님 브랜드로서 자연스럽게 재조명받고 있다.
소비자 반응도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서울에 거주하는 22세 대학생 김모 씨는 “엄마가 입던 리바이스 청바지를 최근에 물려받아 입기 시작했는데, 친구들이 새 제품이냐고 물어볼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며 “요즘은 감성적이고 개성 있는 아이템에 더 끌린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외부 요인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리바이스는 2024 회계연도 기준 순 매출 64억 달러를 기록하며 1997년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 2분기 순매출 역시 14억 달러로 순조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분기 기준 리바이스의 매출총이익률은 약 62.6%로, 업계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GAP(약 38%)과 H&M(약 50%) 등 주요 경쟁사를 상회하며, 자라(ZARA)의 모회사 인디텍스(Inditex)의 평균(64~66%)과도 유사한 수준이다.
# 여성 제품 늘리고 협업하고...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 병행’
리바이스 x 나이키, ‘에어 맥스 95’ 30주년 기념 협업 컬렉션
다만, 리바이스의 눈부신 실적 상승 이면에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들도 존재한다. DTC 모델은 유통 마진을 줄이고 고객 접점을 넓히는 장점이 있지만 물류 및 운영비용 증가라는 이면도 안고 있다. 실제로 리바이스의 영업이익률은 현재 약 7.5% 수준으로 인디텍스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어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리바이스는 이러한 리스크를 상쇄하고 견고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다각적인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핵심 전략은 여성 소비자층 확대다. 과거 남성 중심의 데님 브랜드 이미지를 넘어서기 위해 여성 전용 라인뿐만 아니라 점프수트, 데님 드레스, 스커트 등 다양한 제품군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 시장에서는 전체 매출에서 여성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러한 전략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입증한다.
이와 함께 데이터 기반의 제품 기획도 본격화하고 있다. 리바이스는 Google Cloud와 협업해 고객의 핏 선호도, 사이즈, 색상 트렌드를 분석하며 루즈핏·배기핏·하이라이즈 등 인기 제품을 사전 기획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러한 예측 기반 생산 전략은 재고 손실을 줄이고 제품 회전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
또한 공급망 전략에서도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리바이스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방글라데시·인도네시아·캄보디아 등 아시아 지역으로 생산 기지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는 관세 리스크와 지정학적 공급망 불안정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조치다.
업계 관계자들은 “리바이스는 유행에 편승한 브랜드가 아닌 오랜 시간에 걸쳐 전략과 체질을 동시에 혁신한 보기 드문 사례”라며 “전통 브랜드가 어떻게 다시 젊은 세대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모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신아랑 에디터 thin567@dito.fash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