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원가 폭로전 ‘S2C’ 비즈니스의 서막인가?
미-중 관세전쟁에 틱톡에서 난리 난 브랜드 원가 공개
중국 공장에서 운영하는 커머스 채널 확대

145%에 달하는 미·중 관세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 공장에서 촬영된 고가 소비재 상품의 원가 폭로 영상이 미국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틱톡(TikTok)과 엑스(X·옛 트위터)에는 에르메스 명품 가방, 나이키 운동화, 룰루레몬 레깅스 등 유명 브랜드 제품들의 제조 원가를 공개하는 영상들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들 영상은 별다른 진위 확인 없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으며, 일부 영상은 수백만 건 이상 조회수를 기록하며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틱톡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중국 생산공장 제조 원가 관련 영상들
# 5,400만원 버킨백 원가가 200만원?

틱톡 Senbags 계정에서 공개한 제조 원가 영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진출처 : bigfish7 틱톡
특히 틱톡의 Senbags 계정의 한 중국 공장 관계자는 초고가 명품으로 꼽히는 에르메스 버킨백의 원가가 1천395달러(약 200만 원)인데, 실제 판매가는 3만 8천 달러(약 5천400만 원)에 달한다는 내용의 영상을 공개했고, 이 영상은 바이럴 효과까지 얻으며 800만여 건의 조회수를 달성했다. 그는 가방 제작에 필요한 가죽과 각종 부자재 등의 원가를 각각 상세히 설명하며, 버킨백 가격의 90%는 '에르메스 로고 값'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명품 가방의 80%가 중국에서 생산된다고 주장한 영상은 1천만 회 이상 조회된 후 삭제되고 게시자의 계정이 비활성화되기도 했다.
또 다른 틱톡 인플루언서는 "미국에서 100달러 이상에 판매되는 룰루레몬 요가 레깅스가 중국 공장에서 사실 5∼6달러에 만들어진다"며 "자재와 장인 정신은 기본적으로 동일하다"는 영상을 제작해 공개했다. 이에 룰루레몬 측은 "중국 본토에서 생산되는 완제품은 3%에 불과하다. 정품 레깅스는 룰루레몬 매장과 공식 웹사이트 등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고 해명에 나섰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격화되면서 서로에 대한 관세가 145%에 달하는 가운데, 미국 및 유럽 럭셔리 브랜드 제품의 엄청난 마진을 폭로하는 영상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고, 이를 재생산한 콘텐츠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공개된 디올 원가, 사진 출처 : KBS 뉴스 유튜브 채널
틱톡에서는 #chinamanufacturer에 대한 토론 관련 콘텐츠가 약 11,000여개를 넘어서며 당분간 비슷한 영상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영상에 대해 글로벌 본사에서는 본사 정품이 아닌 가품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들의 제조 원가에 대해서도 정확하지 않은 곳도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디올이 중국 하청업체의 노동 착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300만원대 가방의 원가가 8만원대에 불과하다는 것이 밝혀져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는 아닐 수 있다.
# 중국 공장들 틱톡 · 라방으로 S2C 비즈니스 확대
블룸버그 통신은 이러한 영상들에 대해 주로 세계 두 번째 경제 대국인 중국에서 소비재 대부분이 어떻게 생산되는지를 폭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중국 미디어인 징데일리는 앞으로 제조 공장에서 중간 상인을 거치지 않고 라이브 스트리밍이나 판매 채널을 통해 글로벌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S2C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 이와 같은 투명성과 가치에 대한 Z세대의 열망에 부합하며, ‘듀프(dupe) 문화’의 부상을 촉진하고 사치품의 신비주의에 도전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직원이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는 중국 핸드백 공장
실제 이들 영상은 단순한 폭로에 그치지 않고 직접 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콘텐츠 제작자들은 해시태그나 연락처를 통해 제조업체를 나열하여 소비자가 공장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중국에서는 중국 공장 제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이커머스 채널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A 핸드백 업체는 미국, 유럽은 물론 한국 패션 브랜드의 핸드백도 OEM, ODM으로 제작하고 있지만 자체 PB를 만들어 매일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고 있다. 또 주로 미국 애슬레저 웨어를 제조하는 B업체 역시 알리바바, 티몰에 입점해 자사 제품을 직접 판매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이 점점 더 직접 생산(Direct-to-Maker) 방식을 받아들이는 데 익숙해지면 제조-도매-소매-소비자라는 정통 리테일 구조도 재정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연희 에디터 yuni@dito.fashion
중국발 원가 폭로전 ‘S2C’ 비즈니스의 서막인가?
145%에 달하는 미·중 관세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 공장에서 촬영된 고가 소비재 상품의 원가 폭로 영상이 미국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틱톡(TikTok)과 엑스(X·옛 트위터)에는 에르메스 명품 가방, 나이키 운동화, 룰루레몬 레깅스 등 유명 브랜드 제품들의 제조 원가를 공개하는 영상들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들 영상은 별다른 진위 확인 없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으며, 일부 영상은 수백만 건 이상 조회수를 기록하며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틱톡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중국 생산공장 제조 원가 관련 영상들
# 5,400만원 버킨백 원가가 200만원?
틱톡 Senbags 계정에서 공개한 제조 원가 영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진출처 : bigfish7 틱톡
특히 틱톡의 Senbags 계정의 한 중국 공장 관계자는 초고가 명품으로 꼽히는 에르메스 버킨백의 원가가 1천395달러(약 200만 원)인데, 실제 판매가는 3만 8천 달러(약 5천400만 원)에 달한다는 내용의 영상을 공개했고, 이 영상은 바이럴 효과까지 얻으며 800만여 건의 조회수를 달성했다. 그는 가방 제작에 필요한 가죽과 각종 부자재 등의 원가를 각각 상세히 설명하며, 버킨백 가격의 90%는 '에르메스 로고 값'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명품 가방의 80%가 중국에서 생산된다고 주장한 영상은 1천만 회 이상 조회된 후 삭제되고 게시자의 계정이 비활성화되기도 했다.
또 다른 틱톡 인플루언서는 "미국에서 100달러 이상에 판매되는 룰루레몬 요가 레깅스가 중국 공장에서 사실 5∼6달러에 만들어진다"며 "자재와 장인 정신은 기본적으로 동일하다"는 영상을 제작해 공개했다. 이에 룰루레몬 측은 "중국 본토에서 생산되는 완제품은 3%에 불과하다. 정품 레깅스는 룰루레몬 매장과 공식 웹사이트 등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고 해명에 나섰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격화되면서 서로에 대한 관세가 145%에 달하는 가운데, 미국 및 유럽 럭셔리 브랜드 제품의 엄청난 마진을 폭로하는 영상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고, 이를 재생산한 콘텐츠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공개된 디올 원가, 사진 출처 : KBS 뉴스 유튜브 채널
틱톡에서는 #chinamanufacturer에 대한 토론 관련 콘텐츠가 약 11,000여개를 넘어서며 당분간 비슷한 영상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영상에 대해 글로벌 본사에서는 본사 정품이 아닌 가품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들의 제조 원가에 대해서도 정확하지 않은 곳도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디올이 중국 하청업체의 노동 착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300만원대 가방의 원가가 8만원대에 불과하다는 것이 밝혀져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는 아닐 수 있다.
# 중국 공장들 틱톡 · 라방으로 S2C 비즈니스 확대
블룸버그 통신은 이러한 영상들에 대해 주로 세계 두 번째 경제 대국인 중국에서 소비재 대부분이 어떻게 생산되는지를 폭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중국 미디어인 징데일리는 앞으로 제조 공장에서 중간 상인을 거치지 않고 라이브 스트리밍이나 판매 채널을 통해 글로벌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S2C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 이와 같은 투명성과 가치에 대한 Z세대의 열망에 부합하며, ‘듀프(dupe) 문화’의 부상을 촉진하고 사치품의 신비주의에 도전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직원이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는 중국 핸드백 공장
실제 이들 영상은 단순한 폭로에 그치지 않고 직접 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콘텐츠 제작자들은 해시태그나 연락처를 통해 제조업체를 나열하여 소비자가 공장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중국에서는 중국 공장 제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이커머스 채널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A 핸드백 업체는 미국, 유럽은 물론 한국 패션 브랜드의 핸드백도 OEM, ODM으로 제작하고 있지만 자체 PB를 만들어 매일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고 있다. 또 주로 미국 애슬레저 웨어를 제조하는 B업체 역시 알리바바, 티몰에 입점해 자사 제품을 직접 판매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이 점점 더 직접 생산(Direct-to-Maker) 방식을 받아들이는 데 익숙해지면 제조-도매-소매-소비자라는 정통 리테일 구조도 재정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연희 에디터 yuni@dito.fash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