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플][브랜드] 러브캣, ‘컨템포러리 헤리티지’로 돌아오다

정인기 에디터
2026-02-13

러브캣, ‘컨템포러리 헤리티지’로 돌아오다

전통을 복원하는 대신, 유산을 현재 시점에서 다시 작동시키는 브랜드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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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효주백으로 인기를 누린 '러브캣', 사진은 2011년 화보


한 시대를 상징했던 브랜드가 다시 시장에 등장할 때, 관건은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 ‘과거의 재해석’이다. 추억을 자극하는 복고는 많지만, 브랜드의 정체성을 오늘의 언어로 번역해내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의 작업이다. 최근 리브랜딩에 나선 러브캣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단순한 로고 교체나 스타일 수정이 아니라 브랜드의 출발점에 내재된 감성과 태도를 동시대의 감각으로 재구성하는 전략, 이른바 ‘컨템포러리 헤리티지(Contemporary Heritage)’다. 

이번 리브랜딩을 주도하는 주체는 신설 법인인 러브캣 인터내셔날. 이 회사는 러브캣(LOVCAT) 브랜드 IP를 기반으로 브랜드의 구조부터 비주얼, 제품 라인까지 단계적으로 재정비하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2000년대 초반 감성, 이른바 Y2K 무드가 재조명되는 지금의 시장 흐름 속에서 러브캣이 지녔던 감성적 상징성과 스토리는 단순한 레트로가 아닌 ‘재발견 가능한 유산’으로 읽힌다. 

# 시작점을 아는 사람이 다시 설계하는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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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인터내셔날 CCO 총괄 / 디자인학 박사


이번 리브랜딩이 업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브랜드의 출발을 설계했던 인물이 다시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현재 러브캣 인터내셔날에서 크리에이티브와 경영을 총괄하는 임상덕 CCO는 2000년 러브캣 론칭 당시 네이밍부터 시그니처 하트 콘셉트, 디자인과 마케팅 전략 전반을 이끌었던 오리지널 기획자다. 브랜드를 ‘다시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처음 만들었던 사람’이 현재 시점에서 브랜드를 재설계하고 있다는 점은 상징성이 크다. 

그는 이후 MCM에서 유니섹스 라인 디자인 디렉터로 활동하며 글로벌 럭셔리 시장에서 다양한 협업과 제품 전략을 이끌었고, 최근에는 영국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Hunter 관련 프로젝트에도 참여해왔다. 럭셔리와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한국 오리지널 브랜드 경험이 교차된 이 이력은 러브캣 리브랜딩의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단순히 ‘젊게 보이게 하는 작업’이 아니라, 브랜드가 지녔던 감성적 설계 방식을 오늘의 소비자 접점 구조에 맞게 재배치하는 접근이다.  

# 하트 모티브, 감성 아이콘에서 브랜드 코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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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을 기억하는 소비자라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하트 모티브와 특유의 감성적 색감이다. 당시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가 강세였던 국내 백화점 시장에서 러브캣은 ‘한국 브랜드가 만들어낸 감성 핸드백’이라는 포지션을 구축하며 차별화에 성공했다. 이는 단순한 디자인 요소가 아니라 브랜드가 지향하는 정서와 태도를 압축한 상징 체계였다.  

이번 리브랜딩에서 하트는 과거의 장식적 요소로 복원되는 대신 브랜드 정체성을 설명하는 ‘코드’로 재정의된다. 과거 러브캣이 보여줬던 감성적 접근을 유지하되 실루엣과 소재, 컬러 운영 방식에서는 동시대적 미니멀리즘과 라이프스타일 감각을 결합한다는 전략이다. 전통적 아이콘을 그대로 반복하는 대신 그 아이콘이 작동했던 ‘브랜드 사고방식’을 현재로 이식하는 방식이다.

# 과거를 소비하지 않고, 유산을 현재화하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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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덕 CCO는 러브캣을 “과거를 복원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과거의 디자인 태도를 현재 시점에서 다시 작동시키는 브랜드”라고 설명한다. 이는 리브랜딩을 ‘이미지 교체’가 아니라 ‘브랜드 서사의 재구성’으로 보는 시각이다. 브랜드의 시작점과 현재를 하나의 서사로 연결함으로써, 러브캣은 추억의 브랜드가 아닌 ‘지속되는 브랜드’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패션 시장이 빠르게 순환하는 트렌드 위에서 움직일수록, 오히려 ‘이 브랜드는 어디서 출발했는가’에 대한 질문은 더 중요해진다. 러브캣의 이번 리브랜딩은 바로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처럼 보인다. 분명한 정체성과 스토리를 지닌 브랜드가 시대의 감각을 흡수해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재탄생하는 과정, 러브캣의 변화는 과거의 향수를 파는 작업이 아니라 브랜드 유산을 현재의 언어로 번역하는 실험에 가깝다. 그리고 그 실험은 지금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정인기 에디터 ingi@dito.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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