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플][이슈] 패션 상장사 실적, 해외 사업에서 갈렸다

황연희 에디터
2026-03-24

패션 상장사 실적, 해외 사업에서 갈렸다

F&F·미스토홀딩스, 국내는 정체 또는 역신장…해외 사업이 효자

해외 비즈니스 선수들이 성장 주도권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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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플래그십 스토어 외관(중국 상해 모자이크 휘에후이)


‘귀사의 해외 사업은 실제로 수익을 내고 있는가?’

상장 패션기업들의 2025년 사업보고서 공개가 마무리되면서, ‘해외 비즈니스 실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까지 백화점 매출, 면세 채널 등 내수 브랜드 경쟁력이 실적을 가르는 핵심 변수였다면, 이제는 해외 시장에서의 브랜드 성과, 해외 생산기지의 효율적인 운용 등이 성과를 좌우하는 구조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거점을 확장한 기업들은 내수 부진에도 실적 방어의 발판을 마련한 반면, 해외 노출이 약하거나 포트폴리오 재편 부담이 큰 기업들은 수익성 회복에 어려움을 겪었다.

# 내수 둔화 시대, 해외가 ‘실적 방어판’


545765714e90a.jpg더네이쳐홀딩스,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26 S·S 글로벌 수주회 성료

지난해 패션기업의 성과를 좌우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해외 사업의 질’이다. 단순히 해외 매장이 있거나 수출을 한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했다. 중국, 일본, 미국, 동남아 가운데 어느 축에서 실질적인 매출과 이익을 만들어내고 있는지가 차이를 만들었다. 

특히 브랜드 기업은 중국 및 아시아권에서의 브랜드 확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동했다. 이는 같은 패션 업종 안에서도 기업 간 체질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보여준다.

722fcc0460f27.jpgMLB 플래그십 스토어 내부(중국 상해 모자이크 휘에후이)

가장 먼저 주목할 곳은 F&F다. F&F는 국내 소비 둔화 속에서도 해외, 특히 중화권에서 브랜드 효율을 유지하며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상당히 앞지르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F&F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조 9,340억원, 영업이익 4,68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2% 증가한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은 12% 신장한 1조 848억원을 기록한 반면, 국내 매출은 8,420억원으로 8.6% 감소해 해외 매출이 외형 성장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24년까지만 해도 국내와 해외 매출 규모가 비슷했지만 2025년에는 해외 매출이 국내를 2,000억원 이상 앞질렀다.

20dfec3a747ea.jpg미스토홀딩스와 손잡은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상하이 매장


미스토홀딩스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미스토홀딩스는 지난해 연결 매출은 4.7% 증가한 4조 4,686억원, 연결 영업이익은 31.6% 증가한 4,74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의 매출은 6,724억원으로 소폭 감소한 반면 해외에서의 매출이 3조 7,962억원으로 6% 증가해 전체 매출 외형을 성장으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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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_밀라노 패션위크


미스토 부문은 2025년 연간 매출이 8,296억원을 기록했는데, 중화권 사업이 전년대비 세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마뗑킴, 레스트앤레크레이션, 레이브 등 대표적인 K-패션의 중화권 사업을 펼치면서 이 사업이 회사의 매출 성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슬레저 시장을 리드하는 젝시믹스도 국내보다는 해외 사업 확대로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2024년 2,716억원이던 젝시믹스 매출은 2025년 2,741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보다 30% 감소한 173억원에 그쳤다. 젝시믹스는 해외법인 등 선제적 투자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나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시장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성장세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9058a8c06970f.jpg젝시믹스 오모테산도힐스 매장 전경


젝시믹스 재팬은 지난 3월 12일 일본의 오모테산도 힐스에 다섯번째 매장을 오픈했다. 럭셔리 브랜드들이 즐비한 이곳 상권에서 오픈 3시간 만에 1천만원 매출을 돌파하며 입점 상점 중 상위 매출에 랭크되는 성과를 내었다. 젝시믹스 재팬은 지난해 전년 대비 58% 성장한 182억원 매출을 달성하며 해외 시장 확대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수입 비중 높은 기업, 해외 돌파구 찾을 때


이에 반면 내수 비중이 크거나 해외 브랜드 의존도가 높은 곳은 고환율에 따른 매입 원가 부담과 소비 둔화가 겹치며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불과 3~4년 전 해외 수입 브랜드가 매출 효자로 우대를 받았으나 치솟은 환율로 인해 오히려 수익의 발목을 잡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매출이 1조 1,100억원으로 소폭 신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 원가 및 판관비 부담이 커지며 115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신세계톰보이는 내수 매출 비중이 99.3%에 달하는 구조로, 지난해 매출이 11% 감소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패션 부문 매출은 3.9% 감소한 1조 1,083억원을 기록했다. 수출 비중이 2% 수준에 그쳐 해외 시장이 실적 방어판 역할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즉 지난해는 해외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기업과 중국·미국·동남아를 통해 직접적인 성장 또는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 사이에 분명한 차이가 존재했다. 해외 브랜드 사업 경험이 있어도, 그것이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하려면 더 강한 채널 효율과 브랜드 운영력이 필요하다. 

결국 관건은 해외 사업의 유무가 아니라, 그 해외 사업이 실제로 돈이 되는 구조인가다. 또한 적어도 2025년 패션 상장사의 성적표는 해외 사업의 경쟁력이 곧 실적의 차이를 만들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줬다.


황연희  에디터  yuni@dito.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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