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플][중국진출 2.0세대 ②] 상하이 골목으로 파고든 K패션

황연희 에디터
2026-07-20

[중국 진출 2.0세대 ②]

상하이 골목으로 파고든 K패션

중대형 브랜드 지나 인디 브랜드로 바통터치
인디 브랜드, 이제 규모가 아닌 팬덤으로 중국 진출
티몰글로벌 무신사 스토어 그랜드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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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9일 상하이 쉬후이 신러루에 세릭(CERRIC) 팝업스토어가 오픈했다. 첫 팝업스토어 오픈임에도 많은 중국 고객들과 인플루언서들이 매장을 찾아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경계를 넘나드는 스트리트 브랜드 ‘세릭’은 브랜드명처럼 올해 해외 진출을 테스트하기 위해 중국 상하이와 항저우에 동시 팝업을 오픈했다.

여성 컨템퍼러리 브랜드 시눈(SINOON)은 지난 6월 상하이 쉬후이구 둥후루에 중국 첫 단독 매장을 열었다. 서울 도산 매장의 무드를 상하이에 그대로 재현한 것이 특징으로 서울에서의 외국인 고객과의 접점을 상하이로 확장하게 된 첫 지점이다. 시눈은 ‘마뗑킴’, ‘마리떼 프랑소와저버’ 등의 중국 파트너인 미스토홀딩스와 손을 잡아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을 노크할 계획이다.

지난 2024년 상하이패션위크 런웨이쇼를 장식했던 ‘앤더슨벨’은 지난 5월 베이징 산리툰에 첫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그 동안 편집숍 중심으로 운영해왔던 ‘앤더슨벨’은 베이징 매장에 바로 이어 선전 남산구에도 2층 규모의 매장을 오픈하는 등 중국내 매장을 20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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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규모의 한류 테마 몰입형 거리를 지향하는 24KR

컨템퍼러리 캐주얼 브랜드 그로브(GROVE)의 행보는 더 공격적이다. 중국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한 그로브는 지난해 4월부터 베이징·상하이 핵심 상권에 매장을 잇달아 내며 현재 중국 전역에서 26개 매장을 운영 중이고, 연내 50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도 안푸루에 새롭게 들어선 복합문화공간에 장기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그로브는 올해 한국의 매출 목표가 250억 원, 중국은 550억 원으로 중국의 매출 외형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패션 브랜드의 중국 진출 소식이 그리 놀라울 것은 아니지만 핵심은 ‘휠라’, ‘MLB’, ‘코오롱스포츠’,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중대형 브랜드가 아닌 국내 인디 브랜드의 오프라인 진출로 대상이 바뀌고 있는 점이다. 또 이전에는 화이화이루, 신천지 등 상해 핵심 상권을 공략했다면 최근에는 새로 부상하고 있는 MZ들의 골목 상권으로 이동하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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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시눈, (우)세릭

여기에 지난해 12월 안푸루에 오픈한 무신사 스토어가 중국에서 지점을 늘리고, K패션을 특화시킨 편집숍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한국 인디 브랜드들의 중국 진출이 좀 더 용이해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티몰글로벌, 이미스·커버낫·아보아보·베리시·쓰리타임즈 강세


지난해 12월 골목형 감도 상권 안푸루에 무신사 스토어가 오픈했다. 상하이의 성수동으로 불리는 안푸루는 MZ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가 집중된 상권으로 무신사 스토어를 포함해 ‘위글위글’, ‘락피쉬 웨더웨어’, ‘그로브’ 등이 자리하고 있다. 무신사스토어는 최근 ‘론론’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매월 신규 브랜드를 추가하며 중국 시장을 테스트하고 있다.

또 지난 6월 중국 최대 해외직구 플랫폼 티몰글로벌에 ‘무신사’ 공식 스토어를 개설해 중소 디자이너 브랜드의 중국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티몰글로벌은 한 달 간의 반응을 살핀 후 지난 7월 18일 그랜드 오픈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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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몰 무신사

티몰글로벌은 이미 K패션 브랜드들이 중국 진출의 주요 유통 채널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무신사 스토어를 통해서 더 많은 K패션이 중국 소비자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티몰글로벌에서는 지난 상반기 ‘이미스’, ‘커버낫’, ‘아보아보’, ‘베리시’, ‘쓰리타임즈’ 등이 상위권 매출을 기록하며 K패션 역직구 열풍을 주도했다. 하반기에는 무신사 스토어 브랜드관을 통해 더욱 다양한 브랜드들이 소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경민 티몰글로벌 패션 총괄은 “중국 MZ 소비 시장은 샤오홍슈, 더우인 등을 통한 리뷰나 콘텐츠 관리와 플랫폼의 유통 전략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때문에 단독으로 티몰글로벌을 입점할 수 있는 브랜드들은 독자적인 운영이 좋겠으나, 중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나 경험치가 낮은 브랜드의 경우 무신사 티몰글로벌 브랜드관이 중요한 브릿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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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규모의 한류 테마 몰입형 거리를 지향하는 24KR 


무신사스토어 외에도 최근에는 K패션만을 특화시킨 신예 편집숍이 등장했다. 상하이 광푸루의 ‘PB ARCHIVE’, 항저우 샨젤리 백화점의 ‘SNBC’ 그리고 항저우 헝룽광장의 24KR BLOCK이 대표적이다. 모두 메이저 브랜드보다 인디 브랜드들이 주요 콘텐츠다. 이들은 오는 7월 22~23일 개최하는 K패션 커넥트에 참여해 새로운 파트너 브랜드를 물색할 예정이다.

# 규모보다 팬덤, 처음부터 글로벌 브랜드로 설계


인디 브랜드들이 두려움 없이 중국 진출에 나서는 근거는 매출 규모가 아니라 이미 형성된 중국 팬덤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르디 메크르디’의 샤오홍슈 콘텐츠는 누적 조회수 1억 8,000만 회, 언급량 52만 건을 넘겼다. ‘이미스’·’마뗑킴’ 등도 수천만에서 1억 회를 오간다. 브랜드가 공식 진출하기 전에 이미 왕홍과 소비자가 ‘한국의 힙한 브랜드’로 소개하며 시장을 데워 놓은 것이다.

팬덤은 곧바로 매출로 연결된다. ‘제너럴아이디어’는 지난 봄 항저우 콰이쇼우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대형 왕홍과 12시간 협업 방송을 진행한 결과 약 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단단과 협업은 한국 브랜드 최초 사례였다. ‘제너럴아이디어’는 항저우에 중국 지사를 구축하고 반응생산 체계를 적극 가동하고 있다.

147f349f07301.jpg락피쉬 웨더웨어

이제는 인디 브랜드들이 국내에서 쌓은 D2C(소비자 직접 판매) 운영 경험과 자사몰 회원 데이터를 앞세워 처음부터 한·중·일을 아우르는 글로벌 브랜드를 꿈꾸는 시대가 된 것이다.

문제는 ‘나가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버티느냐’다. 온라인에서 불붙은 인기를 지속 매출로 바꾸려면 원활한 제조·공급과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 그로브가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JV)을 세워 공동 생산 체계를 구축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생산·유통 효율과 마진 구조를 동시에 안정화하지 못하면, 이익이 남지 않는 ‘해외 진출’이라는 단순한 성과만 남을 뿐이다.


황연희 에디터 yuni@dito.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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