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플][패션테크] AI가 만든 콘텐츠, 이제는 ‘표시’해야 한다

신아랑 에디터
2026-08-07

AI가 만든 콘텐츠, 이제는 ‘표시’해야 한다

유럽연합, AI 생성 콘텐츠 라벨 의무화 본격 시행

패션·광고·SNS까지 확산...투명성이 새 경쟁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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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 장, 영상 한 편, 소리가 담긴 음성까지. 사람이 직접 만든 것인지, 인공지능(AI)이 생성한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생성형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실제와 거의 구별되지 않는 이미지와 영상, 음성, 텍스트가 일상 속으로 들어왔다.

AI가 만들어낸 콘텐츠는 창작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허위 정보 확산과 사기, 명예훼손, 선거 개입 등 새로운 사회적 문제도 낳고 있다. AI가 만든 콘텐츠를 사람의 창작물로 오인하게 되면 이용자는 사실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지고, 온라인 정보에 대한 신뢰도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연합(EU)은 8월 2일부터 AI가 생성하거나 조작한 콘텐츠에 AI 활용 사실을 표시하도록 하는 ‘AI 생성 콘텐츠 라벨링’ 제도를 본격 시행했다. AI 활용을 제한하기보다 콘텐츠 제작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이용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 AI가 만든 화보와 가상 모델, 패션업계의 새로운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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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럽연합 위원회 홈페이지]

생성형 AI를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분야 가운데 하나가 패션산업이다.

 

신제품 화보 제작은 물론 광고 이미지와 가상 모델, 쇼핑몰 상세페이지,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까지 AI 활용 범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기존에는 화보 한 편을 제작하기 위해 모델 섭외부터 스튜디오 촬영, 헤어·메이크업, 조명, 후보정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했다.

 

반면 생성형 AI는 원하는 콘셉트와 체형, 배경 등을 입력하면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어 제작 효율을 크게 높여준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다양한 콘텐츠를 빠르게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변화는 패션 산업 전반의 업무 방식과 마케팅 전략을 바꾸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도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맥킨지는 2023년 생성형 AI가 패션 산업의 디자인과 마케팅, 고객 경험을 혁신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으며, 이후 글로벌 패션 기업들은 AI 기반 광고 제작과 가상 모델, 개인 맞춤형 추천, 상품 설명 자동 생성 등을 잇달아 도입하며 AI 활용을 본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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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 헤지스닷컴이 선보인 시즌 테마 영상은 숲의 분위기, 인물의 표정, 감정, 음악까지 모두 AI가 설계한 감성적 스토리텔링이 핵심이다. [사진=LF]

그중에서도 스페인의 글로벌 SPA 브랜드 ‘망고(Mango)’는 2024년 망고 틴의 한정판 컬렉션 캠페인에 생성형 AI를 활용했다. 실제 의류 제품을 촬영한 뒤 AI로 모델과 배경 이미지를 생성했으며, 내부 디자인과 아트, 스타일링 부서의 검토를 거쳐 최종 광고 비주얼을 완성했다. 해당 캠페인은 전 세계 95개 시장에 공개되며 생성형 AI를 상업용 패션 캠페인에 본격 적용한 사례로 주목받았다.

 

‘H&M’도 2025년 실제 모델의 외형을 기반으로 한 AI 디지털 트윈을 제작해 광고와 소셜미디어 콘텐츠에 활용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모델의 사전 동의와 계약을 전제로 디지털 이미지를 제작하고, 모델이 자신의 AI 이미지 활용 권리를 보유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AI 활용과 함께 초상권 보호와 보상 체계까지 함께 마련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국내 패션업계 역시 생성형 AI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무신사’는 판매자가 생성형 AI를 활용해 상품 설명과 상세페이지를 작성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검색과 추천 서비스에도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W컨셉’은 AI 기반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LF’와 ‘한섬’도 상품 기획과 수요 예측, 디자인 지원 등 다양한 업무에 AI를 활용하며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생성형 AI가 패션 산업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면서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접하는 화보와 광고 이미지 가운데 AI가 생성한 콘텐츠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촬영한 이미지와 AI가 제작한 이미지를 육안만으로 구별하기는 점점 어려워지면서 AI 생성 콘텐츠에 대한 표시와 소비자의 알 권리를 둘러싼 논의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

 

# AI 시대, 중요한 것은 ‘사용 여부’의 투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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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생성한Mango의 2024년 광고 캠페인 [사진=Mango]


이 같은 요구를 반영하듯 유럽연합은 8월 2일부터 AI가 생성하거나 조작한 콘텐츠에 AI 사용 사실을 공개하도록 하는 투명성 규정을 시행했다.

 

이번 규정은 세계 최초의 포괄적 인공지능 규제인 ‘EU AI Act(인공지능법)’의 투명성 의무 조항에 따른 것이다. 핵심은 AI 활용 자체를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콘텐츠의 제작 방식을 알고 스스로 신뢰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다.

 

이에 AI 시스템 제공자는 AI가 생성한 이미지와 영상, 음성 등에 디지털 워터마크 등 식별 가능한 정보를 포함해야 한다. 실제처럼 보이는 딥페이크 콘텐츠에는 AI로 생성 또는 조작됐다는 사실을 명확히 표시해야 하며, 사람의 실질적인 검토 없이 AI가 작성한 일부 정보성 텍스트 역시 AI 생성 사실을 공개해야 한다.

 

규정을 위반할 경우 최대 약 240억 원(1,500만 유로) 또는 전 세계 연매출의 3% 가운데 더 큰 금액이 과징금으로 부과될 수 있다. 다만 기존 AI 시스템에는 일정 기간의 적응 시간이 주어지며, 예술과 풍자, 창작 목적의 일부 콘텐츠는 예외가 인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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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메타 홈페이지]

사실 주요 플랫폼들은 이미 자체적인 AI 라벨링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틱톡은 창작자가 AI를 활용한 콘텐츠를 직접 표시하도록 하고 있으며, 메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AI로 생성하거나 크게 수정된 게시물에 ‘AI Info’ 표시를 적용하고 있다. 구글은 AI 생성 이미지의 출처를 확인할 수 있는 ‘SynthID’ 기술을 개발해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으며, 오픈AI와 엔비디아 등도 AI 콘텐츠 식별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생성형 AI 시대에는 AI 사용을 막는 것보다 콘텐츠가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AI는 이제 패션과 광고를 넘어 미디어, 교육, 문화 등 사회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앞으로 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은 AI가 활용된 콘텐츠를 정확히 구분하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환경이다. 유럽의 AI 생성 콘텐츠 라벨링 의무화는 디지털 시대의 신뢰를 지키기 위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신아랑 에디터 thin567@dito.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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