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플]잠재된 역량에 날개 달아주는 ‘싱어게인’

정인기 에디터
2024-01-18


잠재된 역량에 날개 달아주는 ‘싱어게인’

검증된 작곡가 프로듀서가 참여하는 종합 매니지먼트 시스템

패션 디자이너, 이커머스 SCM 네트워킹 뒷받침할 BAMP 절실 

JTBC '싱어게인3' 메인 포스터, 제공 JTBC


JTBC <싱어게인>은 재능이 있지만, 아직 빛을 보지 못한 무명가수들을 유명 가수로 만들어 주는 꿈의 무대이다. 이미 시즌1, 2를 거치면서 이승윤과 이무진, 김기태, 윤성과 같은 스타를 발굴했고, 지금은 시즌3가 진행 중이다.
지난 1월 11일 방영된 시즌3 ‘7인의 파이널 무대’는 출연 가수들의 비주얼과 스타일, 노래 실력에서 “같은 사람 맞아?”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만큼 흥미를 유발시켰다.


특히 이날 흥미를 더한 것은 경연 가수들과 매칭된 작곡가와 프로듀서들의 면면이었다. 이상순, 이무진, 김도훈, 로코베리&LAS, 안신애, 정동환(멜로망스) 등 이미 수많은 히트곡 제작에 관여한 최고의 작곡가와 프로듀서들이 참여해 무명가수를 위한 신곡을 만들어 프로듀싱한 것이다. 아마도 제작진들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가수들의 성향과 강점을 면밀히 분석해 그들과 케미가 맞는, 그들의 재능을 최대한 뿜어낼 수 있는 현역 전문가들과 매칭했을 것이다. 실제 로코베리와 LAS는 가수 이젤의 첫 경연 때부터 그의 매력을 정확히 알고 있었고, 같이 작업하고 싶어서 먼저 연락할 정도였다고 했다.


JTBC '싱어게인3' 무명가수전 방송 장면 


유명 프로듀서 매칭은 기대 이상 결과로 나타났다. 가수들의 역량에 짜맞춘 곡들은 이전 경연에서 보지 못했던 매력을 맘껏 쏟아내게 했고, 이를 지켜본 관객들과 프로듀서, 심지어 심사단들의 심금을 울릴 만큼 감동스러운 장면을 연출했다. 이날 첫 선을 보인 신곡은 다음 날부터 주요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됐으며, 프로그램의 영향력을 감안하면 가수들은 상당한 수익까지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역량 갖춘 가수들의 매력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그의 재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현역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스타를 배출하는 시스템은 이미 K팝을 세계적인 흐름으로 만든 SM, JYP, HYBE의 종합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통해 잘 알려져 있다.


# K패션, 도쿄와 방콕 호치민 제2 전성기 맞아


방콕 시암 디스커버리 핫 콘텐츠로 부상한 'K-Fashion'


K팝 성공 관점에서 바라본 K패션의 현주소는 어떨까?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K패션 역시 코로나 이후 일본 도쿄를 비롯 태국 방콕, 베트남 호치민,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도시에서는 선호도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마르디메크르디’ ‘마뗑킴’ ‘아크메드라비’ ‘아더에러’ ‘아조바이아조’ ‘로우클래식’ ‘앤더슨벨’ 등 수많은 스타 브랜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중국에서 1차 K패션 바람이 불었다면, 지금은 일본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2차 K패션 바람이 불고 있다.


K패션이 이처럼 해외 소비자들에게 어필될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최근 10년간 급성장한 국내 이커머스 환경에서 비롯되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 환경과 유행에 까탈스러운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차별화된 자기 색깔과 빠른 공급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여기에 무신사, W컨셉, 29CM과 같은 패션 플랫폼이 대안 플랫폼으로 동반 성장하면서 단위 브랜드 연매출 500~1000억원의 규모 경제도 가능해졌다. 또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와 같은 SNS를 통해 전세계 소비자들과 자유롭게 소통함으로써 마켓 스코프를 월드와이드로 확대할 수 있었다.


패션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시대에는 국내 마켓 사이즈가 한계였지만, 이커머스 시대에는 국경과 마켓 경계가 없는 Borderless 환경이 만들어졌다. 브랜드 정체성이 명확하고 글로벌 소비자와 공감할 수 있는 비주얼과 스토리, 공급 경쟁력만 갖춘다면 전세계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시장이 만들어졌다”며 K패션의 긍정적 미래에 공감했다.


# 패션 지원정책, 글로벌 스타 육성에 집중해야


다시 <싱어게인>과 K팝 관점에서 패션산업 지원 정책을 되짚어보자.


패션은 초창기에는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와 같은 업무공간 제공, 인디브랜드페어(IBF), 패션코드와 같은 국내 전시회 개최, 후즈넥스트와 코트리, 매직쇼 등 해외 유력 전시회 참가지원 등이 일반적이었다. 샘플비 제작 지원과 외부 전문가 교육, 해외 쇼룸 연계한 마케팅 지원 등으로 확장되기도 했지만, 디자이너가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셀프’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제19회 SFDF 수상자인 김지용 디자이너, 삼성패션디자인펀드는 지난 2006년 부터 국내 디자이너의 글로벌화를 위해 체계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과 인플루언서가 트렌드를 주도하고, 시즌 개념이 무너지는 등 패션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면서 브랜드들의 BM도 크게 바꿨다. 더욱이 이커머스 기반의 CBT(Cross Border Trade)와 같은 새로운 거래 방식이 활성화되면서 디자이너 지원 정책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복수의 패션 전문가들은 “국내외 패션마켓이 이커머스 기반의 무한경쟁 시대로 진입하면서 정부와 지자체 지원 방식도 변화되어야 한다. 업무공간 지원이나 전시회 참가 지원 등과 같은 초기 스타트업 지원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스타 브랜드를 집중 육성할 수 있는 종합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필요하다. K팝이 성공하는 과정에서 SM, JYP와 같은 종합 기획사들의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과 K무비 성공에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에 편승한 것은 좋은 벤치마킹 사례”라고 의견을 모았다.


# BAMP, 디자이너 브랜드 육성할 종합 매니지먼트 시스템


신발 브랜드 '프럼이스'는 BAMP 프로젝트를 통해 태국 방콕에 팝업 매장을 오픈했다 


이런 배경에서 역량이 검증된 브랜드를 집중 지원하는 BAMP(Brand Accelerating Management Platform) Project가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BAMP는 K팝을 세계적으로 성장시킨 SM, JYP, HYBE와 같은 종합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패션시장에 접목한 것으로서 브랜딩, 머천다이징, 이커머스 마케팅, SCM, 투자유치, 해외세일 등 브랜드별 맞춤형 지원 시스템이다.


특히 BAMP는 현역 전문가 중심으로 프로젝트 매니저(PM)를 구성했다. 국내외 대표적인 이커머스 플랫폼 실무 책임자부터 브랜딩과 머천다이징, 퍼포먼스 마케팅, SCM, 물류 등 업무 영역별 전문가 참여로 최대한 실질적인 성과를 유도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시그레이트(www.sigreat.kr)는 여성복 특성에 맞춰 W컨셉에 집중했는데, 그 결과 시즌 주력 아이템인 ‘버튼 레이스업 블랙 재킷’이 6차 리오더를 진행하며 히어로 브랜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세미코드(www.semicode.co.kr)는 디자이너의 라이프스타일과 디자인 철학을 반영해 BI를 새롭게 정립했으며, K패션82를 통해 태국시장에 상품을 선보였고 조만간 현대 온라인 면세점 영업도 시작한다. 프럼이스(www.fromyith.com)는 투자유치 관련해 실제 IR을 위한 사업계획서 작성과 실제 투자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펼쳐진 모의 IR에 이르기까지 실전에 버금가는 과정을 경험했다.


서울시는 서울패션허브 차기 사업을 기획하면서 ‘스케일업’을 통한 서울을 대표하는 슈퍼스타 브랜드 만들기에 고심하고 있다. 그동안 창업 초기 브랜드들의 기초 체력을 다지는데 집중했다면, 지금부터는 글로벌 패션시장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K팝과 K드라마를 통해 한국문화의 가치를 인정한 글로벌 소비자와 공감할 수 있는 패션 브랜드 육성이 서울시를 비롯한 패션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 이를 위해서는 지원 방식과 이를 수행하는 기업이나 기관부터 생각을 혁신해야 하며, 엔터테인먼트와 금융과 연계한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정인기 에디터 ingi@dito.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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