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플][트렌드] 덜어낼수록 커지고, 부딪칠수록 선명해진다

신아랑 에디터
2026-04-02

덜어낼수록 커지고, 부딪칠수록 선명해진다

Heuritech가 짚은 세 가지 핵심 트렌드

대중적인 미니멀, 숲속의 소나타, 컬러 클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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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Heuritech 'FW26 Womens Fashion Week Report']

2026 F/W 여성 패션위크는 ‘주관적 맥시멀리즘’이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시즌을 관통하는 변화의 핵심을 이해하기 위해 Heuritech 보고서가 제시한 세 가지 테마를 통해 방향성을 짚어본다. 프랑스 기업인 휴리텍(Heuritech)은 AI 기술을 활용한 패션 트렌드 정보를 제공하는 패션 테크 기업이다.

# 대중적인 니멀(Mass Minimal), 덜함이 더 크게 울리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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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 미니멀 [사진=휴리텍 보고서]


‘Less is more’를 신념으로 삼아온 미니멀리즘은 맥시멀리즘의 귀환 앞에서 새로운 해법을 찾았다. 2026 F/W 시즌 런웨이에서 등장한 ‘대중적인 미니멀’은 취향을 바꾸는 대신 스케일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진화한 미니멀리즘이다.

이 테마에서 컬러는 여전히 절제되어 있고 프린트는 거의 배제된다. 소재 역시 과장되지 않은 고급스러움을 유지한다. 그러나 실루엣에서는 분명한 변화가 감지된다. 형태는 커지고, 볼륨은 강조되며, 미니멀리즘은 한층 증폭된 존재감으로 재해석된다.

특히 피터 뮐리에(Pieter Mulier)가 이끈 알라이아(Alaïa)의 마지막 컬렉션에서는 모노크롬 레이어드 룩을 통해 정교한 재단과 확대된 스케일이 동시에 강조됐다. 그는 “진정한 럭셔리는 결국 핏에 있다”고 밝히며 장식이 아닌 컷과 비율이 핵심임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흐름은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루이즈 트로터(Louise Trotter)는 절제된 실루엣에서 출발해 점차 볼륨과 텍스처를 확장시키는 연출을 통해 미니멀에서 맥시멀로 이어지는 흐름을 하나의 서사처럼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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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 미니멀 [사진=휴리텍 보고서 내]


대중적인 미니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컬러다. 기존의 브라운 중심 뉴트럴 대신 스틸 그레이와 페일 그레이가 ‘새로운 블랙’으로 부상했다. 전체적으로는 보합세를 보이지만 트렌드세터 그룹에서는 오히려 증가세가 감지되며 초기 확산 신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크림 컬러가 더해져 절제된 팔레트에 세련된 대비를 완성한다.

소재는 실루엣을 지탱하는 역할에 집중한다. 울은 여전히 핵심 소재로 활용되지만 점진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으며 포플린과 새틴은 점차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특히 트렌드세터와 얼리어답터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흐름이다. 포플린은 구조를 유지하고 새틴은 과장된 볼륨에 유연한 대비를 더하는 역할을 한다.

숲속의 소나타(Woodland Sonata), 거칠지만 살아있는 로맨스의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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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랜드 GANNI [사진=휴리텍 보고서]


이러한 절제의 흐름과는 다른 방향에서 로맨티시즘 역시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이번 시즌의 로맨스는 자연과 감각이 결합된 보다 자유로운 형태로 나타난다. 러플과 레이스, 텍스처 중심 스타일의 노출 빈도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며 ‘러스틱 로맨스’ 흐름이 강화되는 분위기다.

‘숲속의 소나타’는 부드러움과 엉뚱함이 공존하는 것이 핵심이다. 러플 칼라, 레이스 디테일, 흐르는 실루엣은 전통적인 로맨틱 코드에 속하지만 비대칭 구조나 과장된 볼륨과 결합되며 보다 자유롭고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진화한다. 이는 여성성을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끊임없이 변화하는 감각으로 확장시키는 흐름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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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랜드 HODAKOVA [사진=휴리텍 보고서]


소재에서는 보다 뚜렷한 변화가 확인된다. 퍼는 지난 시즌에 이어 강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호다코바(Hodakova)는 말 털을 활용한 실험적인 접근을 통해 퍼를 새로운 텍스처 영역으로 확장하며 눈길을 끈다. 레이스는 핵심 소재로 자리 잡으며 로맨틱 무드를 강화한다.

반면 스웨이드는 런웨이와 소비자 노출 모두에서 감소 흐름이 확인되며, 동일 카테고리 내에서 다른 소재로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컬렉션에서는 스웨이드 대신 퍼나 레이스처럼 텍스처 대비가 뚜렷한 소재의 활용도가 더 자주 관측된다.

이러한 변화는 로맨틱 스타일의 표현 방식에서도 차이를 만든다. 부드러운 레이스 디테일과 퍼의 입체적인 질감, 불균형한 볼륨과 구조가 결합되면서 기존의 정제된 로맨티시즘과는 다른 방향의 스타일링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 컬러 클래시(Color Clash), 충돌을 통해 완성되는 맥시멀리즘


287565a1eef66.jpg컬러 클래시 1.DIESEL / 2.ULLA JOHNSON / 3.PRADA [사진=휴리텍 보고서]

이처럼 실루엣과 소재에서의 변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스타일링 차원에서는 보다 직관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바로 ‘컬러 클래시’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색을 조합해 시각적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이 트렌드는 특정 브랜드에 국한되지 않고 런웨이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포착된다. FW26 시즌 컬렉션에서는 고채도 색상 간 대비 조합과 비전통적 컬러 매칭이 다양한 브랜드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색을 활용한 스타일링 자체가 하나의 독립적인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디젤(Diesel)에서는 네온 톤과 딥 컬러를 결합한 강한 대비 스타일링이 주요 룩 전반에 걸쳐 나타났으며, 프라다( Prada)와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 역시 보색 및 비유사 색상 조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컬러 중심 스타일링을 반복적으로 제시했다.

컬러 활용 방식의 변화는 기존 스타일링 공식과의 차별점으로 이어진다. 컬러 클래시는 단순한 컬러 블로킹과는 구별된다. 기존 컬러 블로킹이 색상 간 조화로운 배치를 전제로 했다면, 이번 시즌은 의도적인 비조화와 대비를 통해 시각적 임팩트를 극대화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Heuritech는 이를 스타일링 기반 트렌드로 정의하며, 특정 아이템이나 소재가 아닌 색상 간 관계 설정과 조합 방식 자체가 트렌드의 핵심 요소로 작동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이처럼 2026 F/W 시즌은 하나의 트렌드로 정의되지 않는다. 대신 ‘대중적인 미니멀’, ‘숲속의 소나타’, ‘컬러 클래시’라는 세 가지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맥시멀리즘을 재해석하며 공존한다. 절제를 확장으로 풀어낸 미니멀리즘, 자연과 감각을 결합한 로맨티시즘, 색의 충돌을 통해 완성되는 스타일링까지 이번 시즌은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집중하는 흐름이다.

한편, 휴리텍은 2026 FW 여성 패션위크 보고서 미리보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아랑 에디터  thin567@dito.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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