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플][패션] 무신사·29CM·올리브영...외국인 매출이 살렸다

신아랑 에디터
2026-06-29

무신사·29CM·올리브영...외국인 매출이 살렸다

외국인 관광객 카드 소비액 월 2조 원 돌파

면세 쇼핑에서 라이프스타일 경험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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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의 한국 관광 소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관광의 핵심이 면세점과 명품 쇼핑이었다면 이제는 성수동이나 명동에서 K-패션을 경험하고, 올리브영과 전문 약국에서 K-뷰티를 소비하며,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에서 한국의 취향을 경험하고 구매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발표한 한국 관광 데이터랩 외국인 카드 소비 빅데이터 분석 결과는 이러한 변화를 수치로 보여준다. 지난 5월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카드 소비액은 사상 처음 월간 2조 원을 돌파했고, 중국 관광객 소비는 전년 동월 대비 214%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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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신용카드 관광소비 추이 [자료=한국광광데이터랩]

더 주목할 점은 소비 규모가 아니라 소비의 성격 변화다.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외국인 관광 소비가 글로벌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소비’와 중국 고소비층 중심의 ‘초고가 럭셔리 소비’라는 두 축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약국(206.1%), 장난감·오락기기(191.4%), 피부관리·마사지(153.9%), 스포츠용품·의류(84.5%) 등 경험형 소비가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 '한국의 취향' 된 상품들...K-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 웃었다


5386c3e7d6b0e.jpg무신사 스토어 성수서 쇼핑하고 있는 고객들 [사진=무신사]

이 같은 변화는 한국의 취향과 경험을 상품화한 국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들을 새로운 성장 수혜자로 부상시키고 있다.

그중에서도 ‘무신사’를 예로 들 수 있다. 무신사는 성수와 홍대를 중심으로 패션 판매 공간이 아닌 K-패션 체험 플랫폼을 구축했다. ‘무진장 26 여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동안 성수·홍대 주요 매장의 누적 방문객은 31만 명을 넘어섰고, 오프라인 구매 고객 중 외국인 비중은 45%를 기록했다.

무신사의 경쟁력은 상품 자체보다 경험 설계에 있다.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를 직접 입어보고 구매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을 기반으로, 한정판 상품과 브랜드 팝업스토어, 오프라인 전용 할인 행사, 아카이브 세일 등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무신사는 성수·서울숲 일대 식음료 매장과 소품숍 등 130여 개 제휴 상권과 연계하며, 패션 구매를 넘어 지역 상권 전체를 경험하는 소비 동선을 구축하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국내외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입점 브랜드의 오프라인 판로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8e8a9d1327fb.jpg이구홈 성수 1호점 현장스케치컷 [사진=29CM]

‘29CM’ 역시 외국인 소비 트렌드 변화의 수혜를 입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이구홈 성수’는 개점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120만 명을 기록했고, 최근 3개월간 외국인 매출 비중은 평균 56%에 달했다.

29CM의 경쟁력은 큐레이션에 있다. 패션 잡화와 키친웨어, 문구, 홈패브릭 등 한국 MZ세대의 취향을 하나의 공간 안에 재구성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특정 브랜드가 아닌 ‘한국식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경험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지난 1년간 이구홈 성수의 매출 비중은 패션 잡화(25%), 키친(24%), 문구(16%), 홈패브릭(11%) 등이 고르게 분포해 생활용품부터 선물용 소품까지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대한 수요가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9CM 관계자는 “이구홈 성수는 오픈 초기와 비교해 매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외국인 고객 비중 역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글로벌 관광객의 수요와 반응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오프라인 접점으로서의 역할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22208b3c63fa3.jpg[사진=CJ올리브영]

뷰티 분야에서는 ‘올리브영’을 중심으로 새로운 외국인 소비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 올리브영이 글로벌택스프리(GTF)와 함께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3월과 6월 ‘올영세일’ 기간 한국을 찾아 쇼핑을 즐긴 외국인 고객은 3년 전과 비교해 11배 증가했다.

특히 올영세일 기간에 맞춰 연간 두 차례 이상 한국을 재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최근 3년간 연평균 2배씩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세 차례 이상 한국을 찾아 올영세일에 참여한 외국인 관광객만 6,200여 명에 달했다.

방한 기간 매장에서 경험한 큐레이션과 쇼핑 편의성, 귀국 후 체감한 제품력에 대한 신뢰가 다음 세일 기간에 맞춘 재방문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 4회 열리는 올영세일은 1,500개 이상의 뷰티 브랜드가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최신 뷰티 트렌드를 경험하는 대표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올영세일 기간 한국을 다시 찾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는 것은 올리브영이 K-뷰티 대표 브랜드를 넘어 하나의 콘텐츠가 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올리브영만의 차별화된 역량으로 외국인 관광객 만족도 제고는 물론 K-뷰티 브랜드들이 글로벌 고객과 만나는 접점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뷰티 소비는 전문 약국과 피부과 영역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특히 성수동에 있는 약국 소비 증가율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올리브영에서 최신 뷰티 트렌드를 경험한 뒤 피부과 시술과 전문 약국 구매로 이어지는 새로운 소비 동선을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뷰티 소비가 화장품 구매를 넘어 의료·웰니스 관광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 한국 관광 소비 대전환...면세점에서 성수·명동으로


a916abeba97b1.jpg이구홈 성수 1호점 현장스케치컷 [사진=29CM]

이처럼 최근 관광 소비의 중심축은 성수와 명동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관광의 목적 자체가 바뀐 것이다. 과거 관광 소비가 가격 경쟁력에 기반했다면, 현재 관광 소비는 경험력에 기반한다. 면세점은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비슷한 브랜드와 상품을 만날 수 있지만, 성수동과 명동은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과 콘텐츠를 경험하는 공간으로 경쟁력을 올리고 있다.

성수동은 글로벌 2030세대가 주도하는 라이프스타일 소비의 중심지로 K-패션과 고프코어, 팝업스토어, 캐릭터 IP, K-뷰티 체험 등이 하나의 소비 동선으로 연결되며 한국의 최신 트렌드를 경험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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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업종별 신용카드 관광소비 추이 [자료=한국광광데이터랩]

반면 명동은 중국 고소비층과 프리미엄 관광객이 주도하는 럭셔리 소비의 중심지로 재편되고 있다. 초고가 럭셔리 상품과 프리미엄 뷰티, 의료 관광, 맞춤형 쇼핑 서비스가 결합한 복합 소비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무신사와 29CM, 올리브영의 성장은 이러한 관광 소비 패러다임 변화가 이미 유통 현장에서 현실이 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신아랑 에디터 thin567@dito.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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