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플]‘더현대’, 글로벌판 ‘더현대 글로벌’ 런칭

황연희 에디터
2024-04-01

‘더현대’, 글로벌판 ‘더현대 글로벌’ 런칭 

현대백화점, K패션 해외진출 전초기지로 육성

일본 파르코, 태국 시암피왓 등 글로벌 유통기업과 협업


 현대백화점이 5월 일본 파르코백화점에 '더현대글로벌'을 첫 오픈한다. 


MZ백화점 ‘더현대’ 런칭에 성공한 현대백화점이 글로벌판인 ‘더현대 글로벌’을 런칭, 해외까지 확장한다.


현대백화점은 31일 해외 현지 리테일과 손잡고 한국 토종 패션 브랜드와 엔터테인먼트 등 K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플랫폼 ‘더현대 글로벌’을 런칭한다고 밝혔다. ‘더현대 글로벌’은 국내 중소‧중견 브랜드의 수출 진출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글로벌 통관을 포함해 내륙 운송과 창고 운영, 재고 관리 등 상품 수출입 및 판매에 관한 제반 사항 총괄, 매장 위치, 운영 방식 등을 해외 유명 리테일과 직접 협상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더현대 서울 등에서 K패션‧K엔터‧K웹툰 등 기존 백화점과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잇따라 선보이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세계적으로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본‧중국‧동남아 등 해외 유명 리테일 기업들이 현대백화점에 협업 요청이 이어져 ‘더현대 글로벌’ 플랫폼을 정식 런칭한다고 밝혔다.


# 일본 파르코 ‘더현대 글로벌’ 첫 진출


현대백화점이 K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플랫폼 '더현대 글로벌'을 런칭하고, 첫 스타트로 일본 진출을 공식화했다. 


현대백화점은 5월 입론 대형 유통 그룹 파르코와 ‘더현대 글로벌’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파르코는 시부야, 후쿠오카 등 16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백화점으로 일본 다이마루, 마츠자카야 백화점 운영사인 J.프론트리테일링의 자회사이기도 하다.


현대백화점과 파르코점은 일본 도쿄 최고의 MZ 쇼핑몰로 꼽히는 파르코 시부야점을 시작으로 일본 주요 도시에 ‘더현대 글로벌’ 팝업스토어를 오픈할 계획이다. 팝업스토어 브랜드는 현대백화점이 직접 발굴해 K패션 아이콘으로 성장한 브랜드로 엄선했다.


1호 팝업스토어는 ‘노이스’ 매장이 확정되었고, ‘이미스’, ‘마뗑킴’, ‘미스치프’ 등의 단독 팝업스토어를 오픈할 계획이다. 패션뿐 아니라 최정상급 아이돌 등 K-엔터테인먼트 콘텐츠도 함께 선보이는데, ‘노이스’의 경우 배우 박서준 초청 특별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이미 더현대 서울 등 국내에서 인기가 검증된 브랜드이고, 해외 팬덤도 확고히 구축한 브랜드를 우선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국내 브랜드들이 ‘더현대 글로벌’을 통해 해외 진출할 경우 공간 대여, 인테리어, 별도 판매 수수료 계약 체결 등의 부담을 덜게 돼 직접 해외 리테일에 입점하는 것보다 30% 이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글로벌 리테일 입장에서도 현대백화점의 검증을 거친 신뢰성 있는 브랜드로 MD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돼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은 “더현대 글로벌 런칭은 기성 패션 MD에 머무르던 기존 백화점의 틀을 깨고 오프라인에서 만나볼 수 없던 브랜드와 콘텐츠를 끊임없이 제안하는 역량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앞으로도 K패션 브랜드 등과 동반성장하며 더 많은 고객에게 인상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 플랫폼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일본뿐만 아니라 태국 리테일그룹 시암 피왓과도 K 콘텐츠 전문관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일본, 태국, 중국, 베트남, 홍콩, 유럽 등의 유수 쇼핑몰과 ‘더현대 글로벌’ 런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일본 MZ 이커머스 플랫폼 ‘nugu’와 협업 


더현대 글로벌의 일본 현지 파트너로 협업하는 '누구'


‘더현대 글로벌’ 파르코 시부야점의 현지 마케팅 및 매장 운영 지원 등은 일본에서 온라인 패션 플랫폼 ‘누구(nugu)’를 운영하고 있는 메디케어랩스가 맡았다.


메디케어랩스는 지난 2019년 단 4명의 인플루언서로 일본 마켓에 도전해 가능성을 판단, 2020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일본 최초 인플루언서 기반 MZ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한 ‘누구’는 오프라인 팝업스토어까지 확장해 현재 온-오프라인을 포괄하는 유통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탄탄한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현지화 물류 시스템, 일본 미디어 컨텐츠 제작사까지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지난해 연매출 350억원을 돌파했다.


특히 최근 일본 오사카 루쿠아에 오픈한 ‘누구’ 오프라인 매장은 3일 매출로 9,000만원을 기록하며 다양한 콘텐츠와 한국 패션 브랜드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박하민 누구 COO는 “지난 2018년부터 일본에서 MZ 세대를 위한 온-오프 유통 노하우를 쌓고 있다. 현재 K패션, K뷰티에 대한 일본 20~30대 젊은 층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더현대 글로벌’의 유통 파워 및 신뢰도, 그리고 ‘nugu’의 현지 마케팅 및 운영 노하우가 더해진다면 충분히 시장 안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K패션82’, ‘더현대 글로벌’ 다음은 롯데?


지난해 11~1월 태국 방콕 시암 디스커버리에 오픈한 'K패션82' 팝업스토어 


백화점 유통이 국내 패션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는 신세계백화점이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5월 국내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 플랫폼 ‘K패션82’를 런칭해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붐업코리아 수출상담회를 시작으로 트라노이, 프리미어 클라쎄, 일본 패션월드도쿄 등의 B2B 전시에 참여하며 해외 판로 개척에 나섰다. 해외 전시회에 ‘K패션28’ 부스를 오픈하고 부스 비용, 물류비, 마케팅 등의 비용을 직접적으로 지원했다. 또한 지난해 11월에는 태국 시암 디스커버리에 두 달 동안 ‘K패션82’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면서 ‘앨리스마샤’, ‘라임라이크’, ‘애드스튜디오’, ‘세미코드’, ‘류클래식’ 등이 동남아 시장에 소개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K패션82’는 올해도 단독으로 해외 진출이 어려운 유망한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를 발굴, 해외 바이어와 연결하는 B2B 플랫폼으로 역할에 충실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면세점이 서울시와 함께 '하이서울쇼룸' 코트리뉴욕을 진행했다


신세계백화점에 이어 현대백화점이 가세하면서 다음 순서인 롯데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서울시와 손을 잡고 ‘하이서울쇼룸’의 해외 진출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는 일본에 서울패션위크 전용관을 오픈했고 지난 2월에는 코트리 뉴욕에 참가해 국내 디자이너들의 북미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롯데면세점 역시 연내 K패션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 플랫폼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알려져 국내 패션 브랜드의 해외 진출 판로가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연희 에디터 yuni@dito.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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