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플]초저가·초고속 ‘SHEIN’ 공습…국내 패션 생태계 위협

황연희 에디터
2024-05-24


초저가·초고속 ‘SHEIN’ 공습…국내 패션 생태계 위협  

‘쉬인’, 자라· H&M 추월해 전세계 SPA 20% 장악

韓 ‘쉬인X’, 브랜드 IP · 디자이너 섭렵까지 ‘쉬인’ 경계령



최근 정부의 ‘해외 직구 물품의 KC 의무화’ 정책이 3일 만에 철회라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이는 알리바바, 테무 등 해외 직구 규모가 15년사이 50배로 성장할 정도로 내수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알테쉬’의 3번째 주자 ‘쉬인(SHEIN)’과 ‘사이다(CIDER)’가 한국 공략에 속도를 내며 국내 패션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 SSF샵, 이랜드몰 앞지른 ‘쉬인’…MZ ‘타임’은 몰라도 ‘쉬인’은 알아요


지난해 국내 사업을 시작한 쉐인서비스코리아가 1년 만에 MAU 65만명을 확보했다

‘쉬인’의 한국 탐색전이 끝났을까? 소리 없이 세를 확장해 온 ‘쉬인’이 태세를 공격 자세로 바꾸고 있다.

‘쉬인’은 지난 2022년 말 쉐인서비스코리아유한회사를 설립하며 국내 진출을 알렸고 한국어판 쇼핑몰,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직구 시장을 키우고 있다.  


(자료 : 트렌드라이트, 모바일인덱스)

지난 4월 기준 패션/의류 카테고리에서 주요 앱 MAU를 비교한 결과 ‘쉬인’은 월 65만명으로, 지난해 14만명대에서 1년 사이 51만명을 확보했다. 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 퀸잇, 크림에 이어 9위에 랭크됐다. 패션 플랫폼을 제외한다면 1위인 ‘유니클로’의 뒤를 이었고 ‘SSF샵’, ‘이랜드몰’을 앞질렀다. 신규 설치 기준으로는 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 크림, 29CM 뒤를 이어 6위를 차지할 만큼 빠른 속도로 신규 가입 수를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래 소비자인 MZ 세대들에게는 더 빠르게 퍼지고 있다. 지난 2월 기준 국내 여성복 1위인 ‘타임’과 ‘쉬인’의 검색량(네이버 기준)은 2배 정도 차이를 보였으나 최근에는 수치가 비슷해지고 있고 ‘쉬인’은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19~34세를 기준으로 봤을 때는 ‘쉬인’이 ‘타임’을 앞지른지 오래다. 실제 24세 여학생에게 ‘타임’과 ‘쉬인’에 대해 물었을 때 ‘타임’은 모르지만 ‘쉬인’은 알고 있었다. 



# 국내 패션 디자이너 · 쇼핑몰과 디자인 라이선스 계약 


쉬인X 글로벌 챌린지 2024, 전세계 3000여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하고 있다

고객 수요 확보뿐만 아니라 국내 트렌드를 반영한 콘텐츠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쉬인’은 지난 2021년부터 20여개국의 3000여 크리에이터들에게 재정적인 지원, 생산 제공, ‘쉬인’을 통한 노출 및 판매를 돕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비플로우가 파트너십을 맺고 ‘SHEIN X’에 참가할 디자이너를 모집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개별적으로 국내 패션 디자이너들과 디자인 공급 계약을 체결해 디자인 및 샘플을 제공받고 있다. 이미 중국 공장들과 S2B2C 방식으로 6000여개 공장과 거래하고 있는 ‘쉬인’은 부족한 디자인력을 보완하기 위해 국내 디자이너들과 디자인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는 것이다.

쉬인의 PB 'DAZY' 모델로 배우 김유정을 기용했다

뿐만 아니라 ‘쉬인’은 국내 내로라하는 여성 쇼핑몰들에게 디자인 IP 계약을 제안, 트렌디한 디자인 콘텐츠를 보완하려는 움직임이며 나아가 국내 패션 브랜드에게 입점 제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쉬인’의 여성복 PB인 ‘데이지(Dazy)’의 모델로 김유정을 기용, 아시아 지역에서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성수동에 팝업스토어 오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쉬인’의 세가 본격적으로 커진다면 국내 SPA 브랜드는 물론 동대문 베이스의 여성몰 쇼핑몰, 또 이들이 입점해 있는 에이블리, 지그재그, 브랜디 등에도 위협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다.


트렌드라이트를 운영하는 기묘한 발행인은 “쉬인은 알리바바, 테무보다 오히려 더 위험할지 모른다. 직접적인 경쟁자는 유니클로, 탑텐, 스파오, 자라 등의 SPA 브랜드들이겠지만 장기적으로 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 등 패션 버티컬 플랫폼까지 위협할 것이다. 국내 패션 생태계 전체를 뒤흔들지도 모를 일이다”고 말했다.


# 2% 재고율, 중심에는 디지털 기술 · 공급망 혁신


'쉬인' 도쿄 쇼룸


미국 SPA 시장의 50% 점유율을 확보한 ‘쉬인’은 전세계 시장에서도 20%의 점유율로 ‘자라’, ‘H&M’을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2022년 기준). 현재 미국, 브라질, 프랑스, 스페인, 캐나다, 일본 등 220여개국에서 초저가 패션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쉬인’의 최대 강점은 초스피드, 초저가 전략이다. ‘쉬인’의 제품 평균 가격은 상의류 5~20$, 원피스 10~30$, 팬츠 10~25$, 슈즈 20~40$, 가방류 10~30$며, 할인 진행 시 이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판매된다.


‘쉬인’은 중국 내 6000여개 협력사 공급망 시스템을 활용해 트렌드 예측부터 생산까지 매일 1000여개 제품을 3일 만에 공급할 수 있는 공급망 혁신을 이뤘다. 또한 BBC에 따르면 ‘쉬인’의 재고회전율은 40일로, 업계 평균인 150일보다 3배 이상 빠르다. 최종 할인 후 미판매 재고율이 2% 이하로 패션 브랜드 최고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쉬인’은 초도 물량을 100~200개 정도만 주문하고, 출시 후 클릭률, 즐겨찾기, 판매율 등의 고객 반응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취합해 추가 생산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생산물량 최적화 시스템을 구축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 트렌드 예측이 아닌 고객 분석이 ‘KEY’


(출처 : CBINSIGHTS)

또한 ‘쉬인’이 2% 재고율이 가능했던 것은 ‘AI’ 기술을 비롯한 테크 솔루션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쉬인’이 밸류체인 프로세스에서 90여개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고객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솔루션, 서플라이 체인 & 물류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한 솔루션, 제품 머천다이징 기술 등 3개의 카테고리별로 다양한 솔루션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우선 상품 기획을 위한 테크 솔루션으로는 ‘CLO’, ‘Z-이모션’과 같은 3D 디자인 모델링으로 가상 샘플을 디자인하고, AI 검색 및 추천 엔진, 수요 예측 및 재고 최적화 솔루션, 넥스트 소비자 마켓 리서치, 트렌드 예측, 가상 측정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또 고객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심플’, ‘페이스’ 등의 BNPL(Buy Now Pay Later) 솔루션, ‘The Digitals’, ‘Mavrck’ 등의 인플루언서 테크, ‘Rush’, ‘로얄비’ 등의 충성도&유지 테크 솔루션, 공급망 & 물류 기술을 위해 온디맨드 제조, 추적성 기술, 리세일, 업사이클 소재 등의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상품의 추가 주문은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과 AI 예측 모델이 500개 이상 매개 변수를 분석해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동으로 진행되고 있다.  


‘유니클로’, ‘자라’가 국내 진출하며 SPA 시장을 장악한 지 20년 만에 중국산 SPA의 두번째 공습이 시작됐다. 알리바바, 테무 이슈에 가려져 있던 ‘쉬인(SHEIN)’이 올해 본격적으로 발톱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쉬인’의 본질은 ‘인플루언서 마케팅’ ‘초저가·초스피드’ 외향적인 요인보다 고객 중심의 밸류체인 DX가 아닐까?


황연희 에디터 yuni@dito.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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