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플]다시 오프-편집숍이다!

강인정 에디터
2024-08-06

다시 오프-편집숍이다!

8DIVISION·수피·샘플라스 등 코로나에도 건재 

MZ 세대에겐 새로운 컨셉과 다양성으로 어필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MZ 세대들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편집숍에 대한 니즈가 강해지고 있다. 여전히 무신사, W컨셉, 29CM 등 온라인 패션 플랫폼(편집숍)이 리테일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나 리오프 시대 1주년을 맞이하며 오프라인 편집숍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스트리트 편집숍의 성장을 주도했던 에이랜드, 원더플레이스의 세가 약해지면서 캐릭터가 강한 감도있는 편집숍을 중심으로 새로운 판이 짜여지고 있다. 특히 온라인 중심의 디자이너 및 스몰 브랜드 콘텐츠가 풍성해진 까닭에 MZ 세대 편집숍은 각각 컨셉과 타깃별로 독특한 정체성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외 새로운 브랜드의 인큐베이터 장으로서 역할뿐만 아니라 브랜드 팬덤 형성과 커뮤니티 역할을 같이 하고 있는 점이 이전과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백화점처럼 스몰 브랜드의 팝업스토어 기능을 더해 브랜드들의 오프라인 채널로서 든든한 지원군이 되는 것은 물론 온-오프 옴니 채널로 확장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성수에서 시작했던 ‘수피(SUPY)’는 지난해 명동으로 이전해 4층 규모의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관광객 특수 상권으로 발전한 명동 중심가에서 로컬 패션 디자이너부터 스트리트, 컨템포러리, 리빙, 컬처 브랜드까지 총망라하며 K패션을 알리는 편집숍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계창 ‘수피’ 대표는 “외국인들에게 K패션과 K컬처를 제대로 알리는 힙한 편집숍이 되고자 한다. 또 패션뿐만 아니라 컬처, 카페 콘텐츠를 믹스해 차별화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수피 명동점과 이계창 대표 


합정에서 시작한 ‘샘플라스’는 지난달 도산으로 이전하며 뉴 시즌을 시작했다. 새로운 챕터를 써내려가고 있는 ‘샘플라스’는 국내에서 잘 알려져 있지 않는 유니크한 아시안 패션 브랜드의 소개소로 유명하다. 뮤지션, 스타일리스트 등에게 인기가 높은 비결이다.


명동에 자리한 ‘에잇디비전 8DIVISION’은 2011년부터 명동 상권을 지키고 있다. 독립 디자이너부터 스몰 브랜드까지 150여개 브랜드 라인 업을 구성하고 있고 이 중 해외 브랜드 비중이 70%를 차지한다. 최근에는 PB 브랜드 ‘INNIR’을 런칭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 부산에서 ‘성공하는 편집유통을 위한 디자이너 & 리테일러 토크콘서트'를 개최한 오인찬, 허인구 대표를 만나 국내 패션 편집숍과 디자이너 브랜드의 상생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에잇디비전, 하이엔드 디자이너 편집숍으로 인기


'에잇디비전' 명동점 


명동에 자리한 ‘에잇디비전’은 2011년 빈티지, 세컨핸드 편집숍으로 시작해 현재 패션, 예술을 아우르는 하이엔드 디자이너 패션 편집숍으로 성장했다. 해외 브랜드 비중이 높으나 코로나 이후 역량있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수도 많아져 국내 비중을 늘리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는 오프라인 셧다운으로 인해 온라인 플랫폼 육성에 집중했으나, 작년부터 다시 오프라인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히스테릭 글래머’, ‘엔타이어 스튜디오’, ‘산산기어’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오는 9일에는 ‘산산기어 X 아식스’ 젤-터레인 발매가 예정되어 있다.


‘에잇디비전’ 명동점은 2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2층에는 별도 컨셉존이 마련되어 있어 입점 브랜드의 특별 팝업스토어 존으로 운영되기도 한다. 지난달에는 ‘유세지(USAGE)’,아보카도 팩 프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에잇디비전’의 특징 중 하나는 하우스 편집숍 역할을 하는 매장 직원들이다. 모델로 활동 중이거나 지망생들로 이뤄진 매장 직원들이 직접 스타일링 모델이 되어 입점 브랜드를 홍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에잇디비전'은 2층 일부를 입점 브랜드 팝업존으로 활용하고 있다


오인찬 ‘에잇디비전’ 대표는 “편집숍도 지속가능성을 확대하기 위해 디스트리뷰터와 라이선스, 리미티드 상품 바잉을 통해 키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편집숍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며 “오프라인 편집숍은 온라인에서 검증된 브랜드를 중심으로 입점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자사몰이나 SNS를 통해 인지도를 쌓고 팬덤을 형성한 후 오프라인 편집숍 진출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허인구 대표는 “오프라인 편집숍은 고객이 브랜드를 느껴보고 체험하는 공간이다.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도 중요하지만 희소가치가 높은 브랜드를 우선 순위로 두고 있으며 가능한 대중적인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브랜드는 지양하려고 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그 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 중심의 콘텐츠 큐레이팅이다. 스몰 브랜드들이라도 경쟁력을 높이는 브랜딩 및 비주얼 전략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인구 대표가 런칭한 'INNIR'


# 편집숍도 DT와 라이선스, 리미티드로 키 콘텐츠 확보해야


부산테크노파크 주관, 디토앤디토 기획으로 진행한 디자이너 토크콘서트의 오인찬 '에잇디비전' 대표 


‘에잇디비전’은 콘텐츠 차별화를 위해 디스트리뷰터 역할도 겸하고 있다. 현재 편안한 착화감이 특징인 신발 브랜드 ‘KLOGG’와 스웨덴 신발 브랜드 ‘TROENTORP’를 국내 유통하고 있다.

또 지난 상반기에는 허신구 대표가 운영하는 ‘이니어(INNIR)’를 런칭했다. INNIR(Individual souvenir)는 유스 컬처와 동시대 패션을 융합한 레디투웨어로 밀리터리 컨셉과 스포츠 웨어의 조화를 추구한다.


상품 전개는 소량 스타일의 드랍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첫 드랍 상품은 1980년대 리버스위브 방식으로 제작되어 빈티지한 무드의 핸드메이드 데미지 디테일을 포인트로 강조했다. 재고 부담없이 ‘에잇디비전’을 중심으로 소량으로만 전개할 계획이다.

‘에잇디비전’은 편집숍이 지속성하기 위해서는 디스트리뷰터, 라이선스, 리미티드 컬렉션 그리고 PB 등 키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인구, 오인찬 '에잇디비전' 대표와의 토크콘서트  


한편 지난 7월 10일 부산테크노파크 주관으로 진행한 디자이너 편집숍 토크콘서트는 패션 디자이너들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2024년 신진 디자이너 창작기반 조성 지원 사업] 일환으로 진행됐다. 오인찬 에이트디비전(8DIVISION) 대표의 강연과 정인기 디토앤디토 대표의 모더레이터로 오인찬·허신구 공동대표가 함께 하는 토크콘서트가 이어졌다. 부산에서 활동 중인 40여명의 디자이너들이 참석해 강연을 경청했으며, 이후 이어진 토크쇼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열띤 관심을 나타냈다.

강인정 에디터 yuni@dito.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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