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업’, 패션마켓 게임 체인저일까?
본사 마진율 15%, 파격적 가격으로 반복구매 이어져
대명화학 투자한 ‘고릴라캠핑’ 기반, 6개월 만에 32개점
대명화학이 트레이딩포스트을 통해 워크웨어 시장까지 확장했다. 사진은 '워크업' 포천점
이상고온 열대야가 37일째를 맞는 지난 18일 오후, 인적이 드문 경기도 포천시 국도변에 위치한 한 의류 매장. 주차장이 텅텅 빈 근처 유명 아울렛 타운과는 대조적으로 이 매장에는 계산하려는 소비자들로 붐볐다. 소비자들은 마트에서나 볼 수 있는 장바구니에 티셔츠와 팬츠, 쿨토시, 양말 등을 가득 담아 계산했다. 반팔티 2장과 반바지, 요즘 유행하는 조거팬츠, 쿨토시 2개까지 바구니에 담았지만 가격은 5만 5000원.
이 매장은 워크웨어 전문 브랜드를 표방하는 ‘워크업(WORKUP)’ 포천점. 이 브랜드는 ‘고릴라캠핑(www.gorillacamping.com)’으로 잘 알려진 트레이딩포스트(대표 방교환)가 올해 2월말 포천에 1호점을 오픈하며 출범한 신생 브랜드.
출시 후 주 타겟인 현장 작업자들은 물론 일상에서 등산과 캠핑 등 아웃도어스포츠를 즐기는 소비자들까지 몰리면서 ‘워크웨어계 유니클로’, ‘아웃도어스포츠 이단아’ 등으로 불리며 애용자가 빠르게 늘어가고 있다. 실제 직영으로 오픈한 포천점 이후 감(感) 좋은 점주들의 입소문을 타고 가맹점 오픈 문의가 잇따르고 있고, 8월말 현재 남양주삼패와 성남, 일산성석, 김포대곶, 용인기흥, 인천남동공단, 화성동탄, 전주김제 등 16개점을 오픈했고, 16개점이 계약을 마치고 오픈 대기 중이다. 요즘 같은 노면상권 위기론이 일반적인 상황을 감안하면 이상기후만큼 별종이 나타난 것이다.
브랜드는 메인인 ‘워크업’ 외에도 프리미엄 공구로 유명한 ‘디월트(DeWalt)’라는 라이선스 브랜드도 복합 전개 중이며, 프리미엄 라인으로 키우고 있다.
# 고릴라캠핑과 워크업, 연타석 히트시킨 주인공은?
인적 드문 국도변에 위치한 ‘워크업’ 포천점 외부 전경
‘고릴라캠핑’과 ‘워크업’으로 연이은 히트작을 만들고 있는 방교환 대표는 애초 디지털 카메라를 수입 유통하던 무역인 출신. 어느 날 캠핑용품을 사러갔다가 지나치게 폭리를 취하는 브랜드들 판매가격에 놀랐고, 이에 무역업 전공을 살려 랜턴을 저렴하게 수입해 2000개를 단숨에 팔아 치우며 시장기회를 발견하게 됐다. 이후 캠핑 수입 아이템을 늘려가면서 2013년 ‘고릴라캠핑’을 시작하게 됐다. 고릴라캠핑은 코로나 시기에 연매출 1000억원을 판매하며 정점을 찍었고,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22년 대명화학 자회사로 편입됐다. 고릴라캠핑은 한때 대구점에서 연간 70억 매출을 찍어 이슈가 되기도 했다. 당시 고릴라캠핑은 피크로 올라서고 있었고, 이익도 많았지만 조금 더 큰 물에서 놀고 싶어서 대명화학을 선택했다고 한다.
방 대표는 마지막 사인하기 전에 “회장님 제가 추진하려는 일이 있는데, 회장님은 반대하시면 어떻게 합니까?”고 묻자 “방 대표 뜻 대로 하라”고 했다고 한다. 반대로 “회장님이 너무 하고 싶어 하시는데, 제가 반대하면 어떻게 합니까?”라고 묻자 “그것도 방 대표 뜻 대로 하라”는 말에 최종 사인을 했다고 한다. 계약서는 딸랑 한 장. 사모펀드와 계약서가 작은 책 한 권 분량인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고 한다.
워크업을 시작한 계기는 대명화학 권오일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지난해 가을 권 회장이 사전에 준비한 일본 워크맨 자료를 건네며 시장조사를 권했고, 조사를 다녀온 방 대표가 “할 수 있다”고 보고한 이후 시작됐다고 한다. 시장조사부터 1호점 오픈까지 소요된 시간은 불과 5개월. 이미 1000억원 외형을 키워낸 방 대표의 소싱 & 유통 파워에 패션산업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권오일 회장의 의지까지 더해지면서 워크업은 단기간에 그 가능성을 인정받게 됐다.
매장 내부 전경. 계산대 앞은 늘 5~6명이 줄을 서고 있었다
방교환 대표는 “고릴라캠핑은 최우선 가치가 가성비이다. 매장에서 가격표를 봤을 때 감동을 줘야만 기꺼이 주머니를 열고, 이후 주변에 알리고, 반복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다. 워크업 역시 최우선 가치가 가성비다. 더 좋은 제품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지만, 이 가격에 최대한 감동할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중요하다. 워크맨을 벤치마킹 했지만, 품질과 구색에서는 워크업이 앞선다고 자부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워크업’은 매장 면적 200㎡(창고 50㎡ 별도)가 적정 규모이고, 포천1호점 외에는 모두 가맹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가맹점은 100% 사입제로 운영되고, 마진율은 35%. 본사 마진율 15%를 감안하면 판매가는 원가 대비 1.8배수.
통상 백화점 유통 브랜드가 최소 4~5배수,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가 2.5배수를 책정하는 것을 비교하더라도 파격적인 운용 방식이었다. 실제 포천점 뒷편에 위치한 본사를 가봐도 물류창고가 1순위였고, 업무 영역별로 1~2명이 모두 책임질 만큼 가득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방 대표는 워크업의 높은 가성비를 만들기 위해 사업 준비기에 하루 2만보를 걸으며 시장조사를 했다고 한다. 광저우 도매시장을 샅샅이 뒤졌고, 무조건 자가 공장을 가진 회사를 찾아가서 품질 대비 최고 가성비를 만들기 위해 상담했다고 한다.
방 대표는 “고릴라캠핑은 본사 마진율이 5%였지만, 워크업은 본사 제조(OEM) 비율이 높아 15%로 조정했다. 본사 직원은 물류창고 직원까지 포함해 10명 안팎이고, 상품기획과 생산관리는 소수 정예로 운영함으로써 빠른 의사결정과 불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제조 협력사에는 입고 당일 현금으로 결제한다”며 높은 가성비를 만드는 비결을 언급했다.
# 끝없는 재미와 감동으로 승부… 게임 체인저 예고
초저가 전략을 펼치는 워크업의 대표적 상품들
워크업은 올 연말까지 50개점을 예상하고 있고, 최대 200호점까지 목표하고 있다. 매장당 연간 10억원을 판매한다면 3년 이내로 2000억원짜리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것이 방 대표의 포부이다.
“캠핑과 워크웨어에서 확실한 소비자 신뢰와 감동을 확보한다면 이후 어떤 카테고리에서도 승부수를 띄울 수 있다. 지루한 매장은 소비자에게 외면 받을 수밖에 없고, 소비자에게 최고의 감동과 재미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방 대표의 경영철학에서 패션 마켓을 혁신할 새로운 DNA를 느낄 수 있었다.
정인기 에디터 ingi@dito.fashion
‘워크업’, 패션마켓 게임 체인저일까?
대명화학이 트레이딩포스트을 통해 워크웨어 시장까지 확장했다. 사진은 '워크업' 포천점
이상고온 열대야가 37일째를 맞는 지난 18일 오후, 인적이 드문 경기도 포천시 국도변에 위치한 한 의류 매장. 주차장이 텅텅 빈 근처 유명 아울렛 타운과는 대조적으로 이 매장에는 계산하려는 소비자들로 붐볐다. 소비자들은 마트에서나 볼 수 있는 장바구니에 티셔츠와 팬츠, 쿨토시, 양말 등을 가득 담아 계산했다. 반팔티 2장과 반바지, 요즘 유행하는 조거팬츠, 쿨토시 2개까지 바구니에 담았지만 가격은 5만 5000원.
이 매장은 워크웨어 전문 브랜드를 표방하는 ‘워크업(WORKUP)’ 포천점. 이 브랜드는 ‘고릴라캠핑(www.gorillacamping.com)’으로 잘 알려진 트레이딩포스트(대표 방교환)가 올해 2월말 포천에 1호점을 오픈하며 출범한 신생 브랜드.
출시 후 주 타겟인 현장 작업자들은 물론 일상에서 등산과 캠핑 등 아웃도어스포츠를 즐기는 소비자들까지 몰리면서 ‘워크웨어계 유니클로’, ‘아웃도어스포츠 이단아’ 등으로 불리며 애용자가 빠르게 늘어가고 있다. 실제 직영으로 오픈한 포천점 이후 감(感) 좋은 점주들의 입소문을 타고 가맹점 오픈 문의가 잇따르고 있고, 8월말 현재 남양주삼패와 성남, 일산성석, 김포대곶, 용인기흥, 인천남동공단, 화성동탄, 전주김제 등 16개점을 오픈했고, 16개점이 계약을 마치고 오픈 대기 중이다. 요즘 같은 노면상권 위기론이 일반적인 상황을 감안하면 이상기후만큼 별종이 나타난 것이다.
브랜드는 메인인 ‘워크업’ 외에도 프리미엄 공구로 유명한 ‘디월트(DeWalt)’라는 라이선스 브랜드도 복합 전개 중이며, 프리미엄 라인으로 키우고 있다.
# 고릴라캠핑과 워크업, 연타석 히트시킨 주인공은?
인적 드문 국도변에 위치한 ‘워크업’ 포천점 외부 전경
‘고릴라캠핑’과 ‘워크업’으로 연이은 히트작을 만들고 있는 방교환 대표는 애초 디지털 카메라를 수입 유통하던 무역인 출신. 어느 날 캠핑용품을 사러갔다가 지나치게 폭리를 취하는 브랜드들 판매가격에 놀랐고, 이에 무역업 전공을 살려 랜턴을 저렴하게 수입해 2000개를 단숨에 팔아 치우며 시장기회를 발견하게 됐다. 이후 캠핑 수입 아이템을 늘려가면서 2013년 ‘고릴라캠핑’을 시작하게 됐다. 고릴라캠핑은 코로나 시기에 연매출 1000억원을 판매하며 정점을 찍었고,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22년 대명화학 자회사로 편입됐다. 고릴라캠핑은 한때 대구점에서 연간 70억 매출을 찍어 이슈가 되기도 했다. 당시 고릴라캠핑은 피크로 올라서고 있었고, 이익도 많았지만 조금 더 큰 물에서 놀고 싶어서 대명화학을 선택했다고 한다.
방 대표는 마지막 사인하기 전에 “회장님 제가 추진하려는 일이 있는데, 회장님은 반대하시면 어떻게 합니까?”고 묻자 “방 대표 뜻 대로 하라”고 했다고 한다. 반대로 “회장님이 너무 하고 싶어 하시는데, 제가 반대하면 어떻게 합니까?”라고 묻자 “그것도 방 대표 뜻 대로 하라”는 말에 최종 사인을 했다고 한다. 계약서는 딸랑 한 장. 사모펀드와 계약서가 작은 책 한 권 분량인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고 한다.
워크업을 시작한 계기는 대명화학 권오일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지난해 가을 권 회장이 사전에 준비한 일본 워크맨 자료를 건네며 시장조사를 권했고, 조사를 다녀온 방 대표가 “할 수 있다”고 보고한 이후 시작됐다고 한다. 시장조사부터 1호점 오픈까지 소요된 시간은 불과 5개월. 이미 1000억원 외형을 키워낸 방 대표의 소싱 & 유통 파워에 패션산업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권오일 회장의 의지까지 더해지면서 워크업은 단기간에 그 가능성을 인정받게 됐다.
매장 내부 전경. 계산대 앞은 늘 5~6명이 줄을 서고 있었다
방교환 대표는 “고릴라캠핑은 최우선 가치가 가성비이다. 매장에서 가격표를 봤을 때 감동을 줘야만 기꺼이 주머니를 열고, 이후 주변에 알리고, 반복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다. 워크업 역시 최우선 가치가 가성비다. 더 좋은 제품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지만, 이 가격에 최대한 감동할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중요하다. 워크맨을 벤치마킹 했지만, 품질과 구색에서는 워크업이 앞선다고 자부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워크업’은 매장 면적 200㎡(창고 50㎡ 별도)가 적정 규모이고, 포천1호점 외에는 모두 가맹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가맹점은 100% 사입제로 운영되고, 마진율은 35%. 본사 마진율 15%를 감안하면 판매가는 원가 대비 1.8배수.
통상 백화점 유통 브랜드가 최소 4~5배수,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가 2.5배수를 책정하는 것을 비교하더라도 파격적인 운용 방식이었다. 실제 포천점 뒷편에 위치한 본사를 가봐도 물류창고가 1순위였고, 업무 영역별로 1~2명이 모두 책임질 만큼 가득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방 대표는 워크업의 높은 가성비를 만들기 위해 사업 준비기에 하루 2만보를 걸으며 시장조사를 했다고 한다. 광저우 도매시장을 샅샅이 뒤졌고, 무조건 자가 공장을 가진 회사를 찾아가서 품질 대비 최고 가성비를 만들기 위해 상담했다고 한다.
방 대표는 “고릴라캠핑은 본사 마진율이 5%였지만, 워크업은 본사 제조(OEM) 비율이 높아 15%로 조정했다. 본사 직원은 물류창고 직원까지 포함해 10명 안팎이고, 상품기획과 생산관리는 소수 정예로 운영함으로써 빠른 의사결정과 불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제조 협력사에는 입고 당일 현금으로 결제한다”며 높은 가성비를 만드는 비결을 언급했다.
# 끝없는 재미와 감동으로 승부… 게임 체인저 예고
초저가 전략을 펼치는 워크업의 대표적 상품들
워크업은 올 연말까지 50개점을 예상하고 있고, 최대 200호점까지 목표하고 있다. 매장당 연간 10억원을 판매한다면 3년 이내로 2000억원짜리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것이 방 대표의 포부이다.
“캠핑과 워크웨어에서 확실한 소비자 신뢰와 감동을 확보한다면 이후 어떤 카테고리에서도 승부수를 띄울 수 있다. 지루한 매장은 소비자에게 외면 받을 수밖에 없고, 소비자에게 최고의 감동과 재미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방 대표의 경영철학에서 패션 마켓을 혁신할 새로운 DNA를 느낄 수 있었다.
정인기 에디터 ingi@dito.fash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