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로 400억원을 번 ‘코페르니’, 이번엔 인간과 로봇이다
PFW 모델과 로봇이 공유하는 런웨이 발표
인간과 기술은 공존할 수 있다는 메시지 전달


지난 3일 파리패션위크의 '코페르니' 런웨이의 주인공은 모델과 로봇개 spot이었다.ⓓ 사진출처 : @coperni
모델과 마주하고 있는 로봇개 스팟(Spot), 마치 사냥개가 사람을 위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주한 둘은 서로 대화를 하면서 공감하기 시작하고 친구가 되어갔다. 마침내 Spot은 모델(Rianne Van Rompaey)이 코트를 벗는 것을 도와줬고, 또 다른 로봇은 모델의 핸드백을 대신 들고 있다가 모델에게 건내줬다.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닌 파리패션위크의 3일 마지막쇼로 열린 ‘코페르니(Coperni)’ 2023 추동 컬렉션의 런웨이 이야기다.
지난 2023 S/S 글로벌 패션위크 중 최고의 찬사를 받은 디자이너는 ‘코페르니’의 듀오 디자이너 세바스티앙 메이어(Sebastien meyer)와 아르노 베일랑(Arnaud Vailiant)였을 것이다. 이들은 참신한 상상력과 탁월한 기술력으로 패션사에 한 획을 그은 런웨이를 선보였다고 평가받았다.


2023 SS 런웨이로 약 400억원의 바이럴효과를 얻은 '코페르니', 현장에서 스프레이 온 기술로 화이트 드레스를 라이브로 제작했다.ⓓ
클로징을 장식한 벨라 하디드 알몸 위에 패브리칸의 스프레이 온 기술로 완성된 오프숄더 화이트 드레스는 패션과 기술의 만남이 만들어낸 최고의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 드레스는 액체 섬유가 몸에 분사된 후 표면에 닿으면 부직포를 형성하는 구조이며 재사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특징을 가진다. ‘코페르니’는 패션쇼 직후 48시간 동안 각종 SNS를 달구며 약 400억원의 바이럴 효과를 얻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기에 이번 시즌 ‘코페르니’의 쇼는 또 어떤 퍼포먼스가 공개될 것인지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터라 두 디자이너의 부담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인간과 기술은 조화롭게 살 수 있다

'코페르니'는 이번 런웨이를 통해 인간과 기술은 조화롭게 살 수 있다고 강조한다. 23 FW 컬렉션의 모티브가 된 ‘The Wolf and the Lamb’ ⓓ
‘코페르니’의 선택은 슈퍼 로봇 시대 인간과 기술은 조화롭게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마침 최근 전 세계적으로 CHAT GPT의 열풍으로 인간을 위협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이슈가 난무하던 중 ‘코프르니’는 인간과 로봇, 컴퓨터가 지배자, 피지배자 관계가 아닌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여줬다.
이를 위해 Boston Dynamics와 파트너 계약을 맺고 노란색과 검은색의 줄무늬가 있는 로봇개 Spot을 개발했다. 그리고 Jean de la Fontaine의 ‘The Wolf and the Lamb’의 인관과 로봇의 권력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재구성해 현대 우화로 풀어냈다.
디자이너 베일리언트는 보그와 인터뷰를 통해 “서로 다른 그룹 간 힘의 균형에 대해 이야기하는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늑대와 양 대신 인간과 로봇으로 재해석했다”고 말했다.
#패션과 첨단 기술의 만남, 디지털 혁신의 선두주자

‘코페르니’의 듀오 디자이너 세바스티앙 메이어와 아르노 베일랑ⓓ, 사진출처 VOGUE
2013년 런칭된 ‘코페르니’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2015년 LVMH Prize 최종 후보에 오르면서다. 브랜드명 Coperni는 르네상스 시대 천문학자인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의 성의 약자에서 따온 것이다. 우주의 중심이 지구가 아닌 태양을 축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증명했던 것처럼 패러다임의 전환을 디자인의 기본으로 삼고 있다.
때문에 이들은 브랜드 런칭 초기부터 ‘코페르니’의 기본 아이디어는 프랑스 DNA의 시크함이라는 개념을 미래적인 것과 혼합하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혁신에 열정을 다하고 디지털 공간과 미래주의를 탐구하는 브랜드로 알려져있다.
2009년 파리 모드아트 인터내셔널 동문으로 만난 세바스티앙과 아르노는 각각 디자인과 비즈니스 경영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코페르니’가 미래에 대한 개념과 지평선 너머에 있는 새로운 기술을 통합한, 하지만 아름다고 입기 쉬운 옷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15년 LVMH Prize를 통해 이름을 알린 후 프랑스 브랜드 ‘courreges’의 CD로 임명됐지만 2년 만에 브랜드를 떠나 2018년 ‘코페르니’를 다시 시작했다.
코로나19 기간 ‘코페르니’는 VR과 AR을 혼합한 XR(확장 현실) 기술을 활용한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고, 또 2021 FW쇼는 자동차 극장처럼 관람객들이 자동차 안에서 패션쇼를 즐기는 드라이브 인 이벤트를 개최했다.


‘코페르니’는 이번 컬렉션의 70%를 재활용 소재를 활용했고, 운석을 깎아 만든 스페셜 에디션 핸드백 swipe bag을 선보였다.ⓓ, 사진출처 @coperni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바람직한 옷을 만들기 위해 친환경 메시지도 담고 있다. 지난 2021 SS 컬렉션에서는 항균 직물, 세균으로부터 보호하는 의류를 제안했으며 의류 전체의 공급망 여정을 볼 수 있는 QR코드가 들어있는 양모 수트, 사과 가죽 핸드백을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에서 공개한 Swipe Bag은 실제 운석을 깎아 만든 스페셜 에디션 핸드백이며, Spot이 벗겨준 코트는 빛에 반응하는 재활용 나일론 소재로 제작된 코트이고 컬렉션의 70%를 재활용 소재를 활용했다.
이들의 미래지향적인 메시지가 무모한 도전으로 보이거나 기술에만 집착한 퍼포먼스로 보이는 이들도 있겠지만 인간 사회와 디지털 기술이 상호 보완 작용을 하며 함께 발전하는 프로토피아의 대표 선례가 되길 기대해본다.
황연희 에디터 yuni@dito.fashion
패션쇼로 400억원을 번 ‘코페르니’, 이번엔 인간과 로봇이다
지난 3일 파리패션위크의 '코페르니' 런웨이의 주인공은 모델과 로봇개 spot이었다.ⓓ 사진출처 : @coperni
모델과 마주하고 있는 로봇개 스팟(Spot), 마치 사냥개가 사람을 위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주한 둘은 서로 대화를 하면서 공감하기 시작하고 친구가 되어갔다. 마침내 Spot은 모델(Rianne Van Rompaey)이 코트를 벗는 것을 도와줬고, 또 다른 로봇은 모델의 핸드백을 대신 들고 있다가 모델에게 건내줬다.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닌 파리패션위크의 3일 마지막쇼로 열린 ‘코페르니(Coperni)’ 2023 추동 컬렉션의 런웨이 이야기다.
지난 2023 S/S 글로벌 패션위크 중 최고의 찬사를 받은 디자이너는 ‘코페르니’의 듀오 디자이너 세바스티앙 메이어(Sebastien meyer)와 아르노 베일랑(Arnaud Vailiant)였을 것이다. 이들은 참신한 상상력과 탁월한 기술력으로 패션사에 한 획을 그은 런웨이를 선보였다고 평가받았다.
2023 SS 런웨이로 약 400억원의 바이럴효과를 얻은 '코페르니', 현장에서 스프레이 온 기술로 화이트 드레스를 라이브로 제작했다.ⓓ
클로징을 장식한 벨라 하디드 알몸 위에 패브리칸의 스프레이 온 기술로 완성된 오프숄더 화이트 드레스는 패션과 기술의 만남이 만들어낸 최고의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 드레스는 액체 섬유가 몸에 분사된 후 표면에 닿으면 부직포를 형성하는 구조이며 재사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특징을 가진다. ‘코페르니’는 패션쇼 직후 48시간 동안 각종 SNS를 달구며 약 400억원의 바이럴 효과를 얻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기에 이번 시즌 ‘코페르니’의 쇼는 또 어떤 퍼포먼스가 공개될 것인지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터라 두 디자이너의 부담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인간과 기술은 조화롭게 살 수 있다
'코페르니'는 이번 런웨이를 통해 인간과 기술은 조화롭게 살 수 있다고 강조한다. 23 FW 컬렉션의 모티브가 된 ‘The Wolf and the Lamb’ ⓓ
‘코페르니’의 선택은 슈퍼 로봇 시대 인간과 기술은 조화롭게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마침 최근 전 세계적으로 CHAT GPT의 열풍으로 인간을 위협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이슈가 난무하던 중 ‘코프르니’는 인간과 로봇, 컴퓨터가 지배자, 피지배자 관계가 아닌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여줬다.
이를 위해 Boston Dynamics와 파트너 계약을 맺고 노란색과 검은색의 줄무늬가 있는 로봇개 Spot을 개발했다. 그리고 Jean de la Fontaine의 ‘The Wolf and the Lamb’의 인관과 로봇의 권력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재구성해 현대 우화로 풀어냈다.
디자이너 베일리언트는 보그와 인터뷰를 통해 “서로 다른 그룹 간 힘의 균형에 대해 이야기하는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늑대와 양 대신 인간과 로봇으로 재해석했다”고 말했다.
#패션과 첨단 기술의 만남, 디지털 혁신의 선두주자
‘코페르니’의 듀오 디자이너 세바스티앙 메이어와 아르노 베일랑ⓓ, 사진출처 VOGUE
2013년 런칭된 ‘코페르니’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2015년 LVMH Prize 최종 후보에 오르면서다. 브랜드명 Coperni는 르네상스 시대 천문학자인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의 성의 약자에서 따온 것이다. 우주의 중심이 지구가 아닌 태양을 축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증명했던 것처럼 패러다임의 전환을 디자인의 기본으로 삼고 있다.
때문에 이들은 브랜드 런칭 초기부터 ‘코페르니’의 기본 아이디어는 프랑스 DNA의 시크함이라는 개념을 미래적인 것과 혼합하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혁신에 열정을 다하고 디지털 공간과 미래주의를 탐구하는 브랜드로 알려져있다.
2009년 파리 모드아트 인터내셔널 동문으로 만난 세바스티앙과 아르노는 각각 디자인과 비즈니스 경영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코페르니’가 미래에 대한 개념과 지평선 너머에 있는 새로운 기술을 통합한, 하지만 아름다고 입기 쉬운 옷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15년 LVMH Prize를 통해 이름을 알린 후 프랑스 브랜드 ‘courreges’의 CD로 임명됐지만 2년 만에 브랜드를 떠나 2018년 ‘코페르니’를 다시 시작했다.
코로나19 기간 ‘코페르니’는 VR과 AR을 혼합한 XR(확장 현실) 기술을 활용한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고, 또 2021 FW쇼는 자동차 극장처럼 관람객들이 자동차 안에서 패션쇼를 즐기는 드라이브 인 이벤트를 개최했다.
‘코페르니’는 이번 컬렉션의 70%를 재활용 소재를 활용했고, 운석을 깎아 만든 스페셜 에디션 핸드백 swipe bag을 선보였다.ⓓ, 사진출처 @coperni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바람직한 옷을 만들기 위해 친환경 메시지도 담고 있다. 지난 2021 SS 컬렉션에서는 항균 직물, 세균으로부터 보호하는 의류를 제안했으며 의류 전체의 공급망 여정을 볼 수 있는 QR코드가 들어있는 양모 수트, 사과 가죽 핸드백을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에서 공개한 Swipe Bag은 실제 운석을 깎아 만든 스페셜 에디션 핸드백이며, Spot이 벗겨준 코트는 빛에 반응하는 재활용 나일론 소재로 제작된 코트이고 컬렉션의 70%를 재활용 소재를 활용했다.
이들의 미래지향적인 메시지가 무모한 도전으로 보이거나 기술에만 집착한 퍼포먼스로 보이는 이들도 있겠지만 인간 사회와 디지털 기술이 상호 보완 작용을 하며 함께 발전하는 프로토피아의 대표 선례가 되길 기대해본다.
황연희 에디터 yuni@dito.fash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