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플][패션] 기업 맞춤형 컨설팅이 ‘새로운 패션 생태계’ 구축한다

정인기 에디터
2025-12-04

기업 맞춤형 컨설팅이 ‘새로운 패션 생태계’ 구축한다

BFS, 맞춤형 BM 설계와 전문가 네트워크로 8개 패션기업 지원

무신사· 아뜨랑스· 신원· 에코그램 등 전문기업 노하우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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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섬유패션 기업 수요맞춤형 지원사업(이하 BFS)’ 성과공유회

부산은 패션 원부자재 소재산업에서부터 의류와 신발 완제품 제조업에 이르기까지 제조 기반이 탄탄한 도시다. 그러나 그 오랜 산업 인프라에 비해 새로운 패션 스타트업·디자이너 브랜드가 성장하기에는 여러 한계가 있었다.
특히 이 제조 역량이 브랜드 성장으로 연결되지 않는 구조적 단절, 브랜드가 가능성을 지녔음에도 유통·플랫폼과의 접점이 약해 성장 경로가 불분명한 상황이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올해 부산패션비즈센터(센터장 정우영)가 주관한 ‘부산 섬유패션 기업 수요맞춤형 지원사업(이하 BFS)’은 이러한 고착된 구조를 흔들어낸 첫 번째 사례로 평가된다.
핵심은 단순한 비용 지원이 아니라, 기업마다 전혀 다른 비즈니스모델(BM)을 설계하고, 그 BM을 실현할 수 있는 현업 전문가를 직접 매칭한 운영 구조에 있다.

이 지점에서 비로소 부산 패션 생태계가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산패션비즈센터는 지난 11월 28일 ‘부산 섬유패션 기업 수요맞춤형 지원사업(이하 BFS)’ 성과공유회를 진행하고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 기업마다 다른 BM을 찾아낸 ‘맞춤형 설계’가 변화의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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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섬유패션 기업 수요맞춤형 지원사업에 참여한 8개 기업 

BFS는 지원 대상 8개 기업을 동일한 기준으로 묶지 않았다. 대신 기업별 강점·취약점·제품력·시장성·브랜드 단계까지 세밀하게 진단한 뒤, 각 기업에 진짜 필요한 핵심 BM 1~2개만을 추려내는 방식을 선택했다.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에게는 다소 낯선 방식이었지만, 이 과정은 브랜드들이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이해한 첫 순간이 되었다.


ILROZE(앤이엘)는 셔츠·코트 중심의 구조적 상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오피스룩 브랜드라는 명확한 BM을 확보했다. 맞소잉은 환우를 생각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케어 패브릭 전문 ESG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확고히 하며 지역 디자이너의 제작 병목을 해소하는 ‘플랫폼형 BM’을 구축했다.


다른 기업들 역시 프리미엄 세러모니룩, 컨템포러리, 디자이너 캐주얼 등 각기 다른 스토리와 경쟁력에 기반한 BM을 확립하며, 브랜드의 정체성과 실행 기준이 한 단계 정교해졌다.

이 과정은 ‘먼저 브랜드의 길을 그리고, 그 길에 실행을 더한다’는 지원사업의 목적과 결을 같이 했다.


# BM을 실현한 힘은 ‘현업 전문가 네트워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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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모델이 설계되더라도 실행력이 없다면 실질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BFS는 각 기업 BM에 맞춰 한국 패션산업의 실전 전문가들을 투입했다.

아뜨랑스 정기열 부대표는 부산 기업들이 가장 어려워하던 이커머스 실행 체계를 정교화하며 상품·가격·SKU·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구조를 ‘실제로 매출이 나는 방식’으로 재교육했다.

에코그램 신광철 부사장은 지속가능 소재 및 친환경 기반 기획·공정 전략을 브랜드의 실정에 맞게 단계별로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글로벌 유통 전문가 윤대희 대표는 일본·중국 유통 기준, 라인시트 구성 방식, 글로벌 오더 프로세스 등 국제 시장의 실전 구조를 각 기업의 BM에 정확히 대입하도록 안내했다.

무신사·EQL 출신 김소라 AROSMIK대표는 이커머스 플랫폼에 최적화된 기획 전략과 자사몰 육성 및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비주얼 아이덴티티 구조를 기업별로 정립했다.


이 전문가들은 강의를 하지 않았다. 상품을 직접 보고, 기획표를 검토하고, 운영 데이터를 분석하며 기업의 ‘현재 구조’를 ‘팔리는 구조’로 바꾸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이 지점에서 참여 기업들의 실질적 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 브랜드·전문가·제조가 연결되며 새로운 부산 패션 생태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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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들이 명확한 BM을 확보하자 자연스럽게 제조 기준·품질·공정·협업 네트워크가 정리되기 시작했다. 이 변화는 부산의 제조 기반과 디자이너 브랜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되었다.

ILROZE는 시그니처 제품을 기준으로 성장 토대를 마련하고 로컬 제작 인프라와의 상생 모델을 강화하는 한편 일본 등 글로벌 진출을 확대할 수 있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협동조합 디자인올은 샘플·QC·소량생산을 지역 디자이너에게 제공하는 로컬 제작 허브 플랫폼으로 확장되며 부산 신진 디자이너들의 ‘제작 병목’을 해결하는 필수 인프라가 되었다. 이는 단순한 제조 지원이 아니라 브랜드를 중심으로 부산의 제조 생태계가 재편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제조 인프라 위에 성장잠재력 있는 브랜드가 올라서고, 전문가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 플랫폼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되는 부산형 패션 생태계의 유기적 구조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 모델은 부산 패션산업이 향후 어디로 가야 하는지 매우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부산 패션의 미래는 이제 ‘제조의 도시에서, 브랜드가 성장하는 도시’로 이동하고 있다. 그리고 그 출발점에 ‘부산 섬유패션 기업 수요맞춤형 지원사업’이 있었다.


TIP> 일로제와 맞소잉, 2개 우수사례 기업 선정

올해 BFS는 ILROZE와 맞소잉을 우수사례 기업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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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영 부산패션비즈센터 센터장과 앤이엘 정윤환 대표(좌)와 맞소잉 김현아 대표(우)

● ILROZE(앤이엘) – 정기열 부대표(아뜨랑스 COO)의 이커머스 구조 정렬

정기열 부대표는 아뜨랑스의 검증된 온라인 운영 체계를 기반으로 ILROZE의 상품 경쟁력을 플랫폼 운영·가격·페이지 구성·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으로 재정렬했다.

그 결과 ILROZE는
– 핵심 SKU 중심 구조 확립
– 온라인 최적화된 상품·가격·페이지 구축
– 일본 시장 대응 라인업 재정비 등 실질적 성과를 만들었다.

 

● 맞소잉 – 신광철 부사장(에코그램 CDO)의 ESG 기반 제작 구조 확립

신광철 부사장은 맞소잉의 역할을 ESG 기반 로컬 제작 허브로 재정의했다.
샘플–QC–소량생산–친환경 공정–브랜드 지원을 잇는 부산형 제작 인프라 모델을 구축하며 맞소잉은 ESG 생태계 중심 플랫폼 BM으로 자리잡았다.

전문가의 깊은 실전 조언을 통해 기업들은 ‘무엇을 고칠지’가 아니라 ‘어떻게 실행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게 되었으며, 이는 부산 브랜드들에게 없던 실행 기반을 만들어냈다.

정인기 에디터 ingi@dito.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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