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플][패션] 강함 대신 차분한 ‘클라우드 댄서’...2026 트렌드는 ‘순백’

신아랑 에디터
2025-12-10

강함 대신 차분한 ‘클라우드 댄서’...2026 트렌드는 ‘순백’

소비 피로·정보 과잉 속 ‘중성 화이트’ 새 키워드로 부상

패션·라이프스타일 업계, 뉴트럴 컬러 수요 확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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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톤(Pantone)이 2026년 올해의 컬러로 ‘클라우드 댄서(Cloud Dancer, 11-4201)’를 선정했다. 팬톤은 오랜 기간 ‘올해의 컬러’를 통해 사회·문화적 흐름을 색채 트렌드에 반영해 왔으며, 이번 선정 역시 최근 소비 정서에서 감지되는 변화와 맞닿아 있다는 설명이다.

팬톤에 따르면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와 정보 소비가 일상적으로 확대되면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강한 대비보다 시각적 피로를 덜어주는 차분한 색을 선호하는 경향이 관찰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색채 트렌드에도 영향을 미치며 단순함, 정돈, 균형감을 떠올리게 하는 중성 화이트 계열의 수요가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팬톤의 올해의 컬러는 글로벌 패션이나 뷰티, 리빙 브랜드들의 시즌 전략에 중요한 참고 지표로 기능해 왔다. 컬러 선정 직후 해당 색조의 소재 비중을 조정하거나 제품군을 재구성하는 사례도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각 연도의 색상 역시 팬톤이 강조한 메시지와 함께 소개됐다. 2021년에는 ‘얼티밋 그레이(Ultimate Gray)’와 ‘일루미네이팅(Illuminating)’을 제시해 견고함과 회복력, 밝은 에너지와 희망을 상징하는 조합을 선보였다. 2022년에는 ‘베리 페리(Very Peri)’를 발표하며 창의성, 새로운 관점, 디지털 시대의 재해석적 에너지를 강조했다. 2023년의 ‘비바 마젠타(Viva Magenta)’는 자연에서 비롯된 강인함과 생동감을 담은 색으로 소개됐고, 2024년 ‘피치 퍼즈(Peach Fuzz)’는 부드러움과 따뜻함, 사람 간의 연결을 촉진하는 의미가 부여됐다. 이어 2025년 ‘모나크(Monarch)’는 변화와 확장적 에너지를 상징하는 색으로 발표됐다.

2026년의 ‘클라우드 댄서’ 또한 명료함, 단순함, 새로운 시작을 떠올리게 하는 색으로 소개되고 있으며 차분함과 균형 감각을 하나의 색으로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 디지털 과부하가 만든 색채 변화…‘여백·균형’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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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톤은 2026 올해의 컬러로 클라우드 댄서를 선정했으며 패션이나 라이프 스타일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기본 컬러라는 점도 선정요인으로 작용했다.[사진=팬톤코리아 홈페이지]

클라우드 댄서는 순백색이 아닌 부드러운 회기를 머금은 중성 화이트 톤으로, 팬톤은 이를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제로 디그리 화이트(zero-degree white)’로 규정한다. 이 색은 강한 대비를 만들지 않고 공간이나 사물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특성이 있어 디지털 환경에서 피로나 과자극을 경험하는 소비자에게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색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클라우드 댄서는 특정 심리 상태를 직접 규정하는 색은 아니지만 단순함·정돈·균형감을 떠올리게 하는 색채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아 최근 소비 정서의 변화와도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더불어 화이트 자체가 인테리어나 패션,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폭넓게 활용되는 기본 컬러라는 점에서 소비자에게 낯설지 않다는 점도 선택 배경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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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계열이 올해의 컬러로 선정된 것은 1999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사진=팬톤컬러즈 홈페이지 캡처]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화이트 계열이 팬톤의 ‘올해의 컬러’로 선정된 것이 1999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라는 사실이다. 팬톤은 오랫동안 화이트가 의미 범주가 지나치게 넓어 특정 해를 상징하는 단일 색으로 지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왔다. 그러나 최근 사회·문화적 환경 속에서 단순함, 비움, 기본값을 중시하는 흐름이 확장되면서 팬톤 역시 이를 반영했다.

# 글로벌 런웨이부터 국내 유통까지…화이트 계열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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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회나 문화적 환경 속에서 단순함, 비움, 기본값을 중시하는 흐름이 확장되면서 팬톤 역시 이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팬톤코리아 홈페이지 캡쳐]

이 같은 기조는 2026 S/S 패션위크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뉴욕이나 파리, 밀라노의 주요 런웨이에서는 강렬한 대비나 장식적 요소를 줄이면서 화이트, 아이보리, 누드, 오프 화이트를 중심으로 한 뉴트럴 팔레트가 전체 컬렉션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브랜드들은 절제된 구조, 가벼운 소재, 공기감이 느껴지는 실루엣 등을 통해 화이트가 지닌 여백과 균형의 이미지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해석했다.

여러 컬렉션에서는 테일러링의 선을 과도하게 강조하지 않는 대신 자연스럽게 흐르는 실루엣과 가벼운 울, 코튼 혼방 소재를 통해 화이트 특유의 정적 긴장감과 미니멀리즘을 결합하는 접근이 눈에 띄었다. 또 다른 무대에서는 직선과 곡선을 조합한 구조적 드레스, 크리스프한 셔츠 톤, 매트한 텍스처의 니트 등 화이트의 선명함을 강조한 룩들이 이어졌다.

소재에 따라 달라지는 화이트의 입체감, 가죽의 단단함, 코튼 포플린의 매끈함, 레이스와 시폰의 공기감을 대비시키며 단순한 색 하나가 얼마나 다양한 질감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일부 브랜드는 플리츠와 초경량 소재를 활용해 화이트가 움직임과 빛에 반응하는 색이라는 점을 시각적으로 구현해냈고 또 다른 무대에서는 로맨틱하면서도 긴장감 있는 순백의 스펙트럼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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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나 파리, 밀라노 주요 런웨이에서는 화이트, 아이보리, 오프 화이트 등을 중심으로 한 뉴트럴 팔레트가 전체 컬렉션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사진=팬톤코리아]

실제로 끌로에(Chloé)는 시폰과 레이스, 라이트 코튼을 중심으로 공기감 있는 드레스를 다수 배치해 런웨이에서 움직임에 따라 가볍게 흔들리는 순백의 실루엣을 강조했다. 질 샌더(Jil Sander)는 장식을 최소화한 테일러링과 자연스럽게 흐르는 울과 코튼 혼방 룩을 연출해 클린 컷 미니멀리즘을 런웨이 전면에 배치했다.

뉴욕 패션위크에서 케이트(Khaite)는 건축적 라인을 가진 셔츠 드레스와 매트한 질감의 화이트 니트를 중심으로 화이트의 구조적 선명함을 실루엣으로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이외에도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는 가죽, 코튼 포플린, 울 등의 다른 소재를 모두 화이트로 통일하며 런웨이 조명 아래에서 대비되는 텍스처 차이를 부각했으며,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는 플리츠와 초경량 합성섬유를 사용해 걷는 순간 주름과 볼륨이 변화하는 동적 화이트를 제시했다.

국내 유통 환경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주요 패션 플랫폼의 신상품 구성과 스타일링 콘텐츠에서는 뉴트럴 톤의 노출 빈도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크림, 오트밀, 스톤 등 화이트 계열 색상이 여러 브랜드의 신제품 라인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되는 추세다. 플랫폼 메인 카테고리에서도 이러한 톤을 활용한 스타일링이 활발히 등장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화이트 중심의 뉴트럴 팔레트 확산은 소재 개발, 생산 기획, 마케팅 전략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단계로 접어드는 추세”라며 “국내외 브랜드 모두 2026년을 전후로 뉴트럴 톤을 전략적으로 확대하는 움직임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아랑 에디터 thin567@dito.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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