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플][패션] K-패션, ‘중국 리오프닝 2막’에 베팅

황연희 에디터
2025-12-15

K-패션, ‘중국 리오프닝 2막’에 베팅

상하이 화이하이루로 다시 모인다

젠몬 · 무탠다드· 마리떼 등 K-패션 집결 중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국내 패션업계의 온도가 달라졌다. 2025년 들어 중국에 대한 진출 의지가 강해지면서 다시 ‘성장 재개 신호’가 켜졌다. 핵심은 오프라인 재진입이다. 온라인에서 검증된 수요를 기반으로, 상하이·베이징 등 핵심 도시의 트렌드 상권에 매장과 팝업을 촘촘히 배치하며 브랜드 존재감을 끌어올리는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


무신사스탠다드 상하이


무신사가 지난 14일 중국 상하이에 무신사의 첫 해외 매장 ‘무신사 스탠다드 상하이 화이하이 백성점’을 공식 오픈했다. 무신사 조만호 대표와 ‘무신사 스탠다드’ 모델인 한소희씨가 상하이 오프닝 행사에 직접 참석했다. 

‘무신사 스탠다드’ 중국 1호점인 상하이 화이하이 백성점은 무신사가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으로, 특히 중국 내 시장 확장의 중용한 역할을 하게 될 예정이다. 매장은 화이화이루에 위치한 백성쇼핑센터 내 지상 2개층을 활용한 약 430평 규모로 활발한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입지이다.

무신사측은 “상하이가 전 세계 젊은 층의 트렌드 발신지로 부상하고 있고, 중국 소비문화를 주도하는 도시라는 점에 주목해 상하이를 무신사 스탠다드의 첫 해외 매장 오픈지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중국 젊은 고객의 콘텐츠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라이브 룸’도 마련했다. 라이브 룸은 투명한 유리 박스 형태로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다카(打卡, 핫플레이스 방문 인증)’ 문화에 맞춰 사진 촬영 및 개인 라이브 방송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고객의 자발적인 라이브 콘텐츠 제작과 공유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장 내 체류 시간을 늘리고 신규 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장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왜 다시 ‘중국 오프라인’인가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상하이 신천지 매장


무신사뿐만 아니라 아더에러, 코닥, 이미스, 마리떼 프랑소와저버, 아이더 등이 올해 중국 상하이에 첫 매장을 오픈했다. 이처럼 K패션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에 다시 뛰어들고 있는 것은 이전과 다른 성공스토리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소비의 중심축이 ‘가격’에서 ‘경험’으로 재정렬되고 있다. 중국 MZ는 브랜드를 ‘구매’ 하기보다 ‘경험’하고 ‘공유’한다. 리테일은 단순 판매 채널이 아니라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이자 커뮤니티 허브가 됐다. 실제로 K-패션 다수는 샤오홍슈·도우인 기반 콘텐츠 확산을 전제로, 오프라인을 바이럴의 발화점으로 설계하고 있다.

둘째, 온라인 성과가 오프라인 투자로 연결되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 티몰·티몰글로벌 등에서 반응이 확인되면, 곧바로 상권 거점에 팝업→단독 매장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무신사도 상하이를 첫 해외 오프라인 거점으로 선택하며 ‘중국 오프라인 사업 확장 전진기지’를 공식화했다. 

셋째, 일본·동남아·미국 등으로 글로벌 다변화가 진행됐지만, 중국은 여전히 ‘규모의 시장’이다. 업계는 공급망·콘텐츠·유통 파트너십이 동시 작동할 때 중국이 다시 성장 엔진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하이 같은 트렌드 발신지가 ‘테스트베드’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기대다.

# K-패션, 이미 움직였다…emis·RAIVE·마리떼·RR·던스트까지



TX 유스에너지센터


올해 중국에서 ‘첫 매장’ 혹은 ‘첫 본격 오프라인’을 알린 K-패션은 빠르게 늘었다.

‘이미스’가 지난 3월 상하이 화이하이중로에 중국 첫 매장을 오픈했고 ‘레이브’는 지난 7월 상하이 신톈디에 중국 첫 매장을 열었다.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는 지난 7월, 상하이 신톈디에 중화권 1호 매장을 오픈하며 중국 공략을 공식화했다. ‘레스트앤레크레이션(RR)’ 역시 기존 ‘마르디 메크르디’ 매장을 대체하며 중국 주요 도시에 매장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K2그룹 역시 아웃도어 패션 브랜드 '아이더'로 중국 공략에 나섰다. 지난 9월 상하이의 글로벌 하버 쇼핑몰에 현지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고 10월에는 길림성 쇼핑센터에 2호점을 바로 개점했다.  

이들 사례는 공통적으로 온라인에서 먼저 반응을 살피고, 상하이 핵심 상권에 팝업/매장을 오픈한 후, 1선 도시로 확장하겠다는 플랜을 세우고 있다. 즉, 중국 시장 공략이 과거처럼 대규모 유통망 선점 경쟁이 아니라, 트렌드 상권 기반의 ‘단계적 확장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는 신호다.

# 상하이 화이하이루, MZ의 성지로 부상?


아이더 상하이

그 중에서도 움직임이 가장 선명한 곳은 상하이 화이하이루(淮海路)다. 이곳은 젊은 소비층 유동이 크고, 글로벌·로컬 트렌드 브랜드가 밀집해 ‘패션 성지’로 불리는 상권이다. 무신사 스탠다드, 이미스가 중국 첫 매장으로 화이하이루를 선택했다.

화이하이루가 상징성이 큰 이유는 단순히 ‘임대료가 비싼 거리’여서가 아니다. 이곳은 브랜드가 중국에서 어떤 포지셔닝을 가져갈지(스트리트·컨템포러리·라이프스타일)를 즉각 검증받는 시장이다. ‘상하이에서 통하면 1선 도시로 확장한다’는 공식이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고, 그 중심에 K-패션이 들어왔다. ‘무신사스탠다드’ 역시 화이하이루 백성점 매장을 ‘중국 소비자와의 직접 접점’으로 정하고 한국에서 검증된 기본기를 바탕으로, 지역·기후·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큐레이션과 콘텐츠형 공간 운영을 결합해 ‘중국형 표준 매장’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또 화이하이루 거리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스팟은 TX 유스에너지센터(TX Youth Energy Center)다. 상하이에서 요즘 가장 ‘젊은 상권’으로 거론되는 이곳은 단순 쇼핑몰이 아니라 팝업·콘텐츠·커뮤니티가 결합된 트렌드 랜드마크로, K-패션이 중국 MZ와 만나는 관문으로 삼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실제로 TX 유스에너지센터 내 편집숍을 무대로 한국 브랜드 팝업 행사 및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TX 유스에너지센터 2층에는 민지에나, 레이지지, 팬시클럽이 팝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E 이노베이션 밸리 코리아센터가 연결의 가교 역할을 했다.

TX는 향후 개별 브랜드의 단발성 팝업을 넘어, K-패션 브랜드를 소개하고 시장 반응을 테스트하는 유치 플랫폼으로 역할을 목표로 하고 있다. 

K-패션의 중국 리오프닝 2막은 이제 시작 단계다. 관건은 ‘매장을 냈다’가 아니라, 중국 로컬 소비자의 일상 속에 브랜드 경험을 얼마나 정교하게 심을 수 있느냐다. 이미 성공스토리를 쓰고 있는 ‘코오롱스포츠’, ‘MLB’, ‘젠틀몬스터’, ‘젝시믹스’ 등의 선진 사례를 적극 벤치마킹할 필요도 있다. 상하이에서 시작된 이 실험이 베이징·항저우·선전 등으로 확산될 때, K-패션의 중국 전략은 재점화될 것이다. 


황연희 에디터 yuni@dito.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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