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플]패션도 ‘배민 시대’가 열렸다

정용재 에디터
2025-07-31

패션도 ‘배민 시대’가 열렸다 

인도 KNOT, 60분내 배송으로 패션 퀵커머스 개척  

‘Try & Buy’ 모델로 반품률 문제 해소

KNOT 브랜드 로고


최근 인도 패션 유통 시장에서 KNOT  플랫폼이 투자 유치 소식이 화제를 모으며 퀵커머스라는 새로운 모델이 부상하고 있다. 


인도의 패션테크 스타트업 KNOT는 뭄바이에서 설립된 신생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Slick을 운영하던 창업주들이 비즈니스 모델을 피봇해 새롭게 도전하고 있다. 


KNOT는 온라인 의류 구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잦은 반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주문 후 60분 이내에 상품을 배송받고 현장에서 시착 후 구매를 확정하는 독특한 ‘Try & Buy’ 유통 모델을 앞세워, 기존 온라인 쇼핑의 취약점을 정면 돌파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의류를 구매하는 데 늘 따라붙는 사이즈 오차, 착용감 불일치, 높은 반품률 같은 문제를 ‘배송 방식’ 자체를 바꿔 해결하려는 접근이다.

2025년 시작한 KNOT의 두 창업주, 아르칫 난다(Archit Nanda)와 라칫 반살(Rachit Bansal)는 이전에 익명 기반 소셜 앱 ‘Slick’을 운영했으나, 서비스를 종료한 뒤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던 중 Z세대를 중심으로 한 빠른 소비 욕구와 온라인 쇼핑에 대한 불만에 주목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이들은 ‘속도’, ‘편의성’, ‘발견’을 핵심 가치로 삼는 패션 유통 플랫폼 KNOT를 설계하게 됐다.


KNOT 공식 인스타그램


KNOT가 내세우는 수치는 인상적이다. 자사 플랫폼 내 반품률은 1% 이하로, 일반적인 온라인 쇼핑 반품률이 15~25% 수준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수치다. 이 수치는 고객 경험의 개선뿐 아니라 물류비, 회수비, 재포장·검수 비용 등 고정비 절감 효과까지 가져오며, 플랫폼과 제휴 브랜드 양측 모두에 실질적인 수익 개선을 기대하게 만든다.


KNOT 공식 인스타그램


#AI기술과 도심형 물류망 결합이 키포인트


이 같은 성과는 AI 기술과 도심형 물류망의 결합으로 가능해졌다. 고객의 신체 정보, 구매 이력, 지역별 트렌드 등을 기반으로 큐레이션된 상품을 제안하고, 이를 1시간 이내에 배송해 문 앞에서 바로 시착해볼 수 있도록 했다.

KNOT의 방식은 단순한 유행이 아닌 유통 생태계 전환의 실험으로 읽힌다. AI 기술과 고객 행동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이 모델은 초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면서도, ‘과잉 반품’이라는 산업적 비용을 줄이는 해법이 될 수 있다. 글로벌 리테일 업계가 주목하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KNOT 공식 인스타그램


#도심 외곽에서의 시험 성공이 관건


다만 아직 성패를 점치기엔 일러 보인다. KNOT가 아직은 초기 시점인데다 전문가들은 그들이 제시한 1% 이하 반품률 수치는 공식 재무제표나 회계감사 자료로 입증된 바 없다고 지적한다. 

더 큰 도전은 물류 효율성의 지속과 지역 확장이다. 현재까지는 뭄바이와 벵갈루루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빠른 배송이 가능했지만, 인도 전역 또는 동남아시아 등으로 확장할 경우 물류 인프라의 한계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도심 외곽에서는 배송 지연, 회수 비용 증가, 운영비 부담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모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실시간 배송과 시착 반품 구조는 물류 인력의 대기시간 증가, 상품 오염 시 처리 비용, 재포장 및 재검수 등 복잡한 운영 구조를 동반한다. 이는 단기적 비용 효율과 장기적 수익성 사이의 균형을 끊임없이 시험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NOT는 약 3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와 함께 70개 이상의 브랜드와 협업 중이다. Offduty , Uptownie , Campus Sutra , The Souled Store , Diamond Lady 등 다수의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어 인도 내 Z세대를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했으며, 향후 타 도시 및 동남아 시장 진출 계획도 밝혀 놓은 상태다.


뿐만 아니라 인도 마켓에서는 식료품이나 식품처럼 빠른 상품을 배송하는 퀵커머스가 패션시장까지 도입되고 있어 이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빠른 패션 배송 서비스를 시도한 블립(Blip), 패션 중심 퀵커머스 플랫폼 슬릭(Slikk), 패스트패션 브랜드 NEWME의 60분 배송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당일배송, 새벽배송 등 빠른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국내 패션 커머스 마켓에서도 관심있게 지켜볼 대목이다.   

정용재 에디터 jay@dito.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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