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공급망 재편과 한국 패션의 새로운 기회
알테쉬 무차별 공격…본질은 S2C, 생태적 지위 싸움
SIU, 한국 콘텐츠+중국 제조=S2B2B 플랫폼 구축
한국 ODM, 중국 내수기업과 디자인 아웃소싱 활발
요즘 전세계 패션시장의 이슈는 단연 ‘알테쉬’. 즉 초저가를 앞세운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의 무차별 공략에 전세계 패션기업들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실 알테쉬 성장 배경에는 미국의 중국봉쇄 영향이 적지 않다. 미국은 중국을 경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40% 이상의 높은 관세(일반관세+추가관세-최혜국대우)를 적용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중국 제조기업들은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그러나 이미 티몰과 JD, 핀둬둬 등 세계 최강의 이커머스 솔루션을 보유한 중국 플랫폼 기업들은 제조업체와 글로벌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S2C라는 진화된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탈출구를 모색했다. 중국 제조기업들 또한 이미 미국이나 유럽 유명 브랜드 제품을 생산한 경험이 축적된 덕분에 유행하는 상품이나 과거 제조했던 상품을 모디파이해서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고 있다. B2B를 억제하려던 정책은 오히려 중국 제조기업들에게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 준 전화위복이 된 것이다.
실제 최근 산둥성 라이시(萊西), 저장성 자싱(嘉兴) 등에서 만난 중국 제조기업 본사에서는 백화점 수준의 쇼룸에 왕홍을 초청해 진행하는 라이브방송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한발 더 나아가 최근 항저우에는 대형 쇼핑몰 하나를 라이브커머스 쇼핑센터로 전환하는 등 제조기업들과 이커머스 플랫폼 및 왕홍들과 합종연횡은 변화를 주도하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백화점 매장처럼 꾸며 놓은 쇼룸
라이시에 위치한 핸드백 제조기업 S사 대표는 “과거에는 코치, 마이클코어스, 캘빈클라인 등 미국 브랜드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크게 줄었고, 유럽과 한국 오더로 대체됐다. 예전에는 최소 5000~10000피스 이상이 기본이었지만 지금은 디자인별 300~400피스를 생산하도록 생산라인을 조정했고, 시즌별 거래 브랜드도 3~5개에서 30~40개로 늘어났다. 특히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와 크리에이터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 공장에서는 최근 한국시장에서 잘 나가는 MLB, 마뗑킴, 오야니, 쿠론, 레이브, 제이에스티나 등 10여개 브랜드 가방 제품이 생산 중이었다.
생산 공장에서 바로 왕홍 방송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다
웨이하이에서 만난 또 다른 여성복 제조사 K대표는 “주간별, 월별 판매반응에 따라 대응해야 하는 이커머스 마켓 특성을 반영해 디자인부터 패턴제작, 재단 등 제조공정 전반에 걸쳐 자동화 영역을 확장하고 있고,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원부자재를 비축해 1주일 이내 리오더에 대응하고 있다. 그 결과 동남아로 갔던 한국 내수 오더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웨이하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여성복 제조사이며, 대부분 바이어가 한국 패션기업이다.
저장성 자싱의 여성복 제조기업 T사
미국의 압박에서 시작된 중국발 공급망 재편은 중국 제조 기업들에게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와 같은 이커머스 기반으로 거대 CBT 마켓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 중국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다품종 소량생산, 더 나아가 주문 후 제작하는 POD(Print On Demand) 시스템으로 전환해 이를 필요로 하는 새로운 바이어들과 호흡하면서 지속가능성을 찾고 있다.
# 홍콩 SIU, 한국 디자이너와 시너지 창출 기대
새로운 BM(비즈니스 모델)도 등장하고 있다. 홍콩에 본사를 둔 Neo DigiTex(시홍 그룹)는 지난 4월 22일 저장성 자싱에서 친환경패션을 내세운 S2B2B 플랫폼 INNIVERSE를 새롭게 선보였다. 국제 지구의 날에 맞춰 오픈한 INNIVERSE는 녹색 공급망을 촉진하고 친환경 패션을 옹호한다는 사명으로, 패션산업 글로벌 공급망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목표로 출범했다. 쇼룸 오픈식과 패션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시홍 그룹이 거래 중인 글로벌 패션기업 바이어와 왕홍, 디자이너 등 7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S2B2B 플랫폼 INNIVERSE를 선보인 네오 디지텍스
네오 디지텍스는 1차로 자싱 차(茶)박물관 내에 INNIVERSE 쇼룸을 오픈했으며, 이곳에서 중소 패션기업은 물론 나만의 패션 브랜드를 만들어 판매하려는 왕홍들을 대상으로 상시 수주회를 개최하고 있다. 대량생산으로 버려지는 쓰레기가 아닌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최적량을 만들어 공급함으로써 패션산업의 지속가능성 확장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에바 시우(Eva Siu) 시홍그룹 회장은 "우리는 지속가능성 높은 패션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새로운 플랫폼을 선보였다. 우리는 패션산업 밸류체인 전반에 디지털 기술과 친환경적인 제조 인프라를 더해 패션산업이 친환경 저탄소 라이프스타일 산업으로 거듭나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출범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쇼룸에는 한국에서 초청받는 조은애(Tibaeg), 장소영(GDeL) 두 디자이너의 올 추동 상품이 전시돼 방문한 바이어들과 수주상담을 진행했다. 이후 난후호텔에서 펼쳐진 패션쇼 첫번째 스테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등 한국 디자이너의 위상을 자랑했다.
한국 초청디자이너로 참석한 '티백'의 조은애 디자이너
참석한 한국 디자이너들은 “중국시장에서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중국 제조기업과 마케팅을 전담하는 기업들과 협업이 전제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의 디자인과 중국의 소싱력, 여기에 시홍그룹이 35년간 쌓아온 B2B 마케팅 노하우에 디지털 테크를 더함으로써 글로벌 이커머스 시대, 보다 매력적인 파이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참여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한 이기영(Leeah Lee) 네오디지텍스 한국 대표는 “INNIVERSE가 추구하는 친환경과 ESG는 과거 대량생산, 대량소비 시대가 아닌 시장수요에 맞는 최적량을 공급해 패션산업의 가치를 높여 지속가능성을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시홍그룹은 지난 35년간 글로벌 공급망 전문기업으로서 전문적인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한국과 유럽 디자이너들과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초청디자이너로 참석한 'GDeL'의 장소영 디자이너
이 회사는 서울 명동에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한국 디자이너와 ODM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한국 디자이너와 ODM 기업들이 개발한 샘플을 중국 온오프 쇼룸에서 수주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수주액의 일정 비율을 디자인 로열티로 제공하고 있다.
중국 내 검증된 생산 파트너를 보유한 패션 전문기업이 이커머스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패션기업과 왕홍들의 요구에 맞춘 새로운 S2B2B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 디자이너와 ODM 기업들도 동참함으로써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 한국ODM, 중국 패션기업과 협업해 가치 창출
INNIVERSE의 쇼룸
저장성 자싱(嘉兴) T社는 중국 제조기업과 한국 자본이 만난 패션 ODM 기업. 이 회사 CEO는 한국 코오롱에서 여성복 MD 출신으로서 중국 여성복 기업 상품기획 총괄과 컨설팅 경력을 살려 현재 코오롱스포츠, 데상트, 블랙야크, 내셔널지오그래픽, 베이직하우스, 쥬시쥬디 등 중국에 진출한 한국 브랜드 샘플 개발과 제조 아웃소싱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매월 120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브랜드의 특정 라인 전체를 기획해 아웃소싱하고 있다.
이 회사 Y대표는 “한국 브랜드지만 안타그룹, 보시뎅 등 중국 대기업이 라이선스나 브랜드 인수한 관계로 중국 현지화가 중요하다. 특히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현지 소비 트렌드를 얼마나 잘 믹스해 완성도를 높이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국 패션 브랜드의 글로벌 사업이 확대되면서 브랜드 정체성과 현지 트렌드 모두를 만족시키는 역할이 필요하고, T사는 중국 제조기업과 공동 투자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Y대표는 “자싱은 커차우와 닝보, 항저우, 이유, 성저 등 패션의류 제조에 필요한 원부자재 원산지와 가깝고 상하이에서도 고속철로 30분 이내(고속도로 80km)라서 패션 소싱기지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최근 중국 디자이너와 MD, 패턴개발 등 전문인력들의 수준이 상향평준화 됐기에 이러한 자원을 타겟 브랜드에 맞게 기획하는 디자인 스튜디오와 ODM 사업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 알테쉬로 가시화된 공급망 재편, 패러다임 혁신해야
알테쉬로 가시화된 한국 패션시장의 위기는 분명 심각한 위기가 분명하다. 그러나 초저가 공습이라고 치부하기엔 논리가 미약하다. 이미 국내외 이커머스 성장으로 시장의 대세가 바꿨고,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 “어떻게 변화에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천차만별이라는 것이 중국 현지에서 만난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경계가 사라진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에서 산업에 대한 근본에서부터 패러다임을 혁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생태계 본질은 Borderless. 즉 경계가 사라진 무한경쟁을 의미하다. 세계 최대 제조인프라를 갖춘 중국이 이미 10여년간 실력을 검증한 이커머스 플랫폼, 그리고 소비자 공감대를 확장하는 왕홍&라이브를 기반으로 한 알테쉬의 공략은 이미 예고된 시나리오이다. 그렇다면 우리 한국 패션은 어떻게 대응할까? 디지털 생태계 본질과 취향이 명확한 소비자들, B2C와 B2B 밸류체인에서 실력을 검증한 디지털 테크기업, 여기에 아이덴티티와 트렌드 캐치에 뛰어난 한국 디자이너들의 감성을 더한다면 지금이야말로 K-pop이나 K드라마 못지않은 K패션 전성시대를 만들 수 있다"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정인기 에디터 ingi@dito.fashion
중국發 공급망 재편과 한국 패션의 새로운 기회
요즘 전세계 패션시장의 이슈는 단연 ‘알테쉬’. 즉 초저가를 앞세운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의 무차별 공략에 전세계 패션기업들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실 알테쉬 성장 배경에는 미국의 중국봉쇄 영향이 적지 않다. 미국은 중국을 경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40% 이상의 높은 관세(일반관세+추가관세-최혜국대우)를 적용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중국 제조기업들은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그러나 이미 티몰과 JD, 핀둬둬 등 세계 최강의 이커머스 솔루션을 보유한 중국 플랫폼 기업들은 제조업체와 글로벌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S2C라는 진화된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탈출구를 모색했다. 중국 제조기업들 또한 이미 미국이나 유럽 유명 브랜드 제품을 생산한 경험이 축적된 덕분에 유행하는 상품이나 과거 제조했던 상품을 모디파이해서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고 있다. B2B를 억제하려던 정책은 오히려 중국 제조기업들에게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 준 전화위복이 된 것이다.
실제 최근 산둥성 라이시(萊西), 저장성 자싱(嘉兴) 등에서 만난 중국 제조기업 본사에서는 백화점 수준의 쇼룸에 왕홍을 초청해 진행하는 라이브방송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한발 더 나아가 최근 항저우에는 대형 쇼핑몰 하나를 라이브커머스 쇼핑센터로 전환하는 등 제조기업들과 이커머스 플랫폼 및 왕홍들과 합종연횡은 변화를 주도하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백화점 매장처럼 꾸며 놓은 쇼룸
라이시에 위치한 핸드백 제조기업 S사 대표는 “과거에는 코치, 마이클코어스, 캘빈클라인 등 미국 브랜드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크게 줄었고, 유럽과 한국 오더로 대체됐다. 예전에는 최소 5000~10000피스 이상이 기본이었지만 지금은 디자인별 300~400피스를 생산하도록 생산라인을 조정했고, 시즌별 거래 브랜드도 3~5개에서 30~40개로 늘어났다. 특히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와 크리에이터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 공장에서는 최근 한국시장에서 잘 나가는 MLB, 마뗑킴, 오야니, 쿠론, 레이브, 제이에스티나 등 10여개 브랜드 가방 제품이 생산 중이었다.
생산 공장에서 바로 왕홍 방송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다
웨이하이에서 만난 또 다른 여성복 제조사 K대표는 “주간별, 월별 판매반응에 따라 대응해야 하는 이커머스 마켓 특성을 반영해 디자인부터 패턴제작, 재단 등 제조공정 전반에 걸쳐 자동화 영역을 확장하고 있고,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원부자재를 비축해 1주일 이내 리오더에 대응하고 있다. 그 결과 동남아로 갔던 한국 내수 오더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웨이하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여성복 제조사이며, 대부분 바이어가 한국 패션기업이다.
저장성 자싱의 여성복 제조기업 T사
미국의 압박에서 시작된 중국발 공급망 재편은 중국 제조 기업들에게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와 같은 이커머스 기반으로 거대 CBT 마켓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 중국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다품종 소량생산, 더 나아가 주문 후 제작하는 POD(Print On Demand) 시스템으로 전환해 이를 필요로 하는 새로운 바이어들과 호흡하면서 지속가능성을 찾고 있다.
# 홍콩 SIU, 한국 디자이너와 시너지 창출 기대
새로운 BM(비즈니스 모델)도 등장하고 있다. 홍콩에 본사를 둔 Neo DigiTex(시홍 그룹)는 지난 4월 22일 저장성 자싱에서 친환경패션을 내세운 S2B2B 플랫폼 INNIVERSE를 새롭게 선보였다. 국제 지구의 날에 맞춰 오픈한 INNIVERSE는 녹색 공급망을 촉진하고 친환경 패션을 옹호한다는 사명으로, 패션산업 글로벌 공급망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목표로 출범했다. 쇼룸 오픈식과 패션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시홍 그룹이 거래 중인 글로벌 패션기업 바이어와 왕홍, 디자이너 등 7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S2B2B 플랫폼 INNIVERSE를 선보인 네오 디지텍스
네오 디지텍스는 1차로 자싱 차(茶)박물관 내에 INNIVERSE 쇼룸을 오픈했으며, 이곳에서 중소 패션기업은 물론 나만의 패션 브랜드를 만들어 판매하려는 왕홍들을 대상으로 상시 수주회를 개최하고 있다. 대량생산으로 버려지는 쓰레기가 아닌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최적량을 만들어 공급함으로써 패션산업의 지속가능성 확장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에바 시우(Eva Siu) 시홍그룹 회장은 "우리는 지속가능성 높은 패션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새로운 플랫폼을 선보였다. 우리는 패션산업 밸류체인 전반에 디지털 기술과 친환경적인 제조 인프라를 더해 패션산업이 친환경 저탄소 라이프스타일 산업으로 거듭나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출범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쇼룸에는 한국에서 초청받는 조은애(Tibaeg), 장소영(GDeL) 두 디자이너의 올 추동 상품이 전시돼 방문한 바이어들과 수주상담을 진행했다. 이후 난후호텔에서 펼쳐진 패션쇼 첫번째 스테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등 한국 디자이너의 위상을 자랑했다.
한국 초청디자이너로 참석한 '티백'의 조은애 디자이너
참석한 한국 디자이너들은 “중국시장에서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중국 제조기업과 마케팅을 전담하는 기업들과 협업이 전제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의 디자인과 중국의 소싱력, 여기에 시홍그룹이 35년간 쌓아온 B2B 마케팅 노하우에 디지털 테크를 더함으로써 글로벌 이커머스 시대, 보다 매력적인 파이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참여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한 이기영(Leeah Lee) 네오디지텍스 한국 대표는 “INNIVERSE가 추구하는 친환경과 ESG는 과거 대량생산, 대량소비 시대가 아닌 시장수요에 맞는 최적량을 공급해 패션산업의 가치를 높여 지속가능성을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시홍그룹은 지난 35년간 글로벌 공급망 전문기업으로서 전문적인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한국과 유럽 디자이너들과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초청디자이너로 참석한 'GDeL'의 장소영 디자이너
이 회사는 서울 명동에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한국 디자이너와 ODM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한국 디자이너와 ODM 기업들이 개발한 샘플을 중국 온오프 쇼룸에서 수주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수주액의 일정 비율을 디자인 로열티로 제공하고 있다.
중국 내 검증된 생산 파트너를 보유한 패션 전문기업이 이커머스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패션기업과 왕홍들의 요구에 맞춘 새로운 S2B2B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 디자이너와 ODM 기업들도 동참함으로써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 한국ODM, 중국 패션기업과 협업해 가치 창출
INNIVERSE의 쇼룸
저장성 자싱(嘉兴) T社는 중국 제조기업과 한국 자본이 만난 패션 ODM 기업. 이 회사 CEO는 한국 코오롱에서 여성복 MD 출신으로서 중국 여성복 기업 상품기획 총괄과 컨설팅 경력을 살려 현재 코오롱스포츠, 데상트, 블랙야크, 내셔널지오그래픽, 베이직하우스, 쥬시쥬디 등 중국에 진출한 한국 브랜드 샘플 개발과 제조 아웃소싱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매월 120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브랜드의 특정 라인 전체를 기획해 아웃소싱하고 있다.
이 회사 Y대표는 “한국 브랜드지만 안타그룹, 보시뎅 등 중국 대기업이 라이선스나 브랜드 인수한 관계로 중국 현지화가 중요하다. 특히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현지 소비 트렌드를 얼마나 잘 믹스해 완성도를 높이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국 패션 브랜드의 글로벌 사업이 확대되면서 브랜드 정체성과 현지 트렌드 모두를 만족시키는 역할이 필요하고, T사는 중국 제조기업과 공동 투자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Y대표는 “자싱은 커차우와 닝보, 항저우, 이유, 성저 등 패션의류 제조에 필요한 원부자재 원산지와 가깝고 상하이에서도 고속철로 30분 이내(고속도로 80km)라서 패션 소싱기지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최근 중국 디자이너와 MD, 패턴개발 등 전문인력들의 수준이 상향평준화 됐기에 이러한 자원을 타겟 브랜드에 맞게 기획하는 디자인 스튜디오와 ODM 사업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 알테쉬로 가시화된 공급망 재편, 패러다임 혁신해야
알테쉬로 가시화된 한국 패션시장의 위기는 분명 심각한 위기가 분명하다. 그러나 초저가 공습이라고 치부하기엔 논리가 미약하다. 이미 국내외 이커머스 성장으로 시장의 대세가 바꿨고,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 “어떻게 변화에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천차만별이라는 것이 중국 현지에서 만난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경계가 사라진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에서 산업에 대한 근본에서부터 패러다임을 혁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생태계 본질은 Borderless. 즉 경계가 사라진 무한경쟁을 의미하다. 세계 최대 제조인프라를 갖춘 중국이 이미 10여년간 실력을 검증한 이커머스 플랫폼, 그리고 소비자 공감대를 확장하는 왕홍&라이브를 기반으로 한 알테쉬의 공략은 이미 예고된 시나리오이다. 그렇다면 우리 한국 패션은 어떻게 대응할까? 디지털 생태계 본질과 취향이 명확한 소비자들, B2C와 B2B 밸류체인에서 실력을 검증한 디지털 테크기업, 여기에 아이덴티티와 트렌드 캐치에 뛰어난 한국 디자이너들의 감성을 더한다면 지금이야말로 K-pop이나 K드라마 못지않은 K패션 전성시대를 만들 수 있다"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정인기 에디터 ingi@dito.fash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