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플]글로벌 무대를 흔든 K-남성복의 런웨이

황연희 에디터
2024-01-22


글로벌 무대를 흔든 K-남성복의 런웨이

‘앤더슨벨’ ‘준지’ ‘솔리드옴므’ ‘송지오’ ‘우영미’의 밀란·파리패션위크   

플래그십스토어 오픈해 온-오프라인 공략


 ‘준지(JUUN.J)’의 파리패션위크 무대


24/25 F/W 밀라노패션위크 남성복과 파리패션위크 남성복 컬렉션이 끝났다. ‘마뗑킴’, ‘마르디 메크르디’, ‘렉토’, ‘마리떼 프랑소와저버’ 등이 디지털 생태계를 발판삼아 여성복의 글로벌화에 성공시킨 주인공이라면, 남성복 브랜드들은 해외 컬렉션, 쇼룸 등 정공법을 써서 한류 무대를 넓히고 있다.


‘우영미’, ‘솔리드옴므’, ‘준지’, ‘시스템 스튜디오’ 국내를 대표하는 남성 컨템포러리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갈고 닦아 놓은 글로벌 무대에 ‘앤더슨벨’, ‘맨온더분’ 등 신진 세력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또한 1세대 남성 캐릭터인 ‘우영미’와 ‘송지오’는 파리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하고 리딩 디자이너 브랜드로서 파리에 이름을 알릴 계획이다.


# 벨벳의 반짝함을 더한 ‘준지’


글로벌 브랜드 준지(JUUN.J)가 지난 19일, 프랑스 파리 그르넬 29번가에 위치한 차고(Garage) 건물에서 ‘24년 가을겨울 시즌 컬렉션을 진행했다.

지난 19일 오후 1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준지(JUUN.J)’의 파리패션위크 무대가 파리 그르넬 29번가에 위치한 차고 건물에서 진행됐다.


정욱준 CD가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처음으로 선보이는 무대, 이 날 컬렉션에는 이준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을 비롯해 국내외 프레스, 바이어, 인플루언서 등 350여명의 패션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준지’의 24 F/W 컬렉션 테마는 ‘익센트릭(ECCENTRIC, 괴짜같은)’으로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감성을 심미적인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했다. 무엇보다 젠더의 경계를 허문 ‘준지’는 이번 컬렉션에서 벨벳, 스팽글 소재를 전면에 내세워 아이템, 소재, 스타일링의 경계를 초월하는 컬렉션을 제안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정욱준 CD는 “별나고 괴짜지만 오히려 아름다움을 표현했고, 다양한 요소의 경계를 넘나들며 예측 불가능하지만 오히려 명확한 준지다움을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 ‘솔리드옴므’ 외로운 출근길


'외로운 통근, The Lonely Commute'을 테마로 한 '솔리드옴므' 24/25 F/W 컬렉션


17일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에서 영감을 ‘솔리드 옴므(Solid Homme)’는 일상적이고 일시적인 현대인들의 가슴 아픈 순간인 통근에 대한 이야기를 탐구하는 여정을 보여줬다.


먼 목표를 가진 솔로 여행자, 민첩하고 결단력 있는 사람, 일을 향한 여정의 성향 등이 공존하는 버스 정거장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고독하게 이동 중인 소외된 개인에 대해 탐구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번 컬렉션에는 갈망하는 블루, 짙은 그린, 레드 등 차분한 컬러 팔레트에 볼류감 있는 재킷이 니트 레깅스로 줄어드는 실루엣, 유틸리티 파카와 바이커 쇼츠 등의 스타일을 제안했다. 컬렉션 전체를 관통하는 대조적인 요소들은 군중 속 고립이라는 컬렉션 주제의 이중성을 극대화했다.


# 파리를 사로잡은 K-럭셔리 ‘송지오’


‘NIGHT THIEVES’를 테마로 한 '송지오' 파리패션위크 런웨이 


‘송지오(SONGZIO)’의 파리패션위크 무대는 ‘NIGHT THIEVES’라는 타이틀로 밤의 도둑들을 그려냈다. 신이 감추어둔 불을 훔쳐 인간에게 내어준 죄로 천벌을 받고 있는 프로메테우스를 묘사하는 그림으로 시작을 알린 ‘송지오’의 런웨이는 밤의 도둑들을 극적으로 묘사했다.


‘송지오’ 고유의 동양적인 실루엣을 강조해 날카로운 각들과 우아한 곡선으로 입체적이고 우아한 실루엣과 볼륨을 만들어냈다. 아방가르드 하우스 특유의 플레이팅 기법으로 여러 겹의 원단을 대칭적으로, 때로는 비대칭적으로 레이어링한 의상들을 선보이며 정적일 때는 마치 갑옷과 같으나 동적일 때는 역동적으로 휘날리는 변칙적인 아트패션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리복’과 콜래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이태리 패션 매거진 NSS와 공동으로 애프터파티를 개최해 패션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 밀란패션위크를 울린 ‘앤더슨벨’


 '앤더슨벨'의 밀라노패션위크 무대 


이에 앞서 지난 11일 밀라노패션위크 남성에는 ‘앤더슨벨’이 유일하게 참가해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6월 브랜드 런칭 10주년을 기념해 밀라노패션위크 무대에 오른 ‘앤더슨벨’은 이번 시즌 두번째 컬렉션 ‘Air House’를 공개하며 더욱 단단해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한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비행사 권기옥에게 경의를 표하는 이번 컬렉션은 기능성 밀리터리 요소와 로맨틱하고 클래식한 실루엣의 결합으로 전통적인 패션 규범에 도전했다. 특히 이병찬의 거대한풍선 예술 설치물의 독특한 무대 디자인과 파일럿 의상의 실용적인 디테일을 강조한 컬렉션의 조화가 우수했다는 평이다.


남성 컬렉션에는 차콜과 번트 오렌지 나일론 소재의 주름 장식이 있는 유틸리티 스타일 코트와 헤리티지 플로럴 및 체크 무늬 원단을 사용한 독특한 니트 남성용 뷔스티에 재킷과 낙하산 재킷 등이 등장했다. ‘리바이스’, ‘오토링거’, ‘허터’, ‘유메 유메’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 제품을 런웨이에 올리며 풍성한 컬렉션을 공개했다.


# 남성 디자이너 브랜드, 파리 쇼룸서 활약


'맨온더분' 파리 쇼룸(좌)과 '빅터쇼룸' 파리 쇼룸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파리패션위크 기간에 맞춰 오는 24일까지 파리 로메오 쇼룸에 ‘맨온더분’ 쇼룸을 운영하고 있다. 남성복 편집숍 브랜드인 ‘맨온더분’은 자체 제작 상품들이 해외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진출 활로를 모색하고자 파리 쇼룸 입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이디얼피플은 22일까지 6일 동안 파리쇼룸을 운영하고 있다. 남성복은 ‘아모멘토’, ‘기준’, ‘LMC’, ‘YOUTH’ 기존 브랜드에 ‘쿠어’, ‘XLIM’, ‘예스아이씨’가 추가로 입점해 파리 시장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빅터쇼룸 역시 24일까지 파리쇼룸을 운영하고 있는데 남성복 ‘밥캣어패럴’, ‘애프터프레이’, ‘토니웩’, ‘던스트’ 등이 참여해 글로벌 판로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9월 프랑스 파리 생토노레 거리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 ‘우영미’에 이어 ‘송지오’가 오는 6월 파리 마레지구 ‘루이 샤를로’ 거리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할 예정이다. ‘송지오’는 오는 3월 도산공원에 오픈하는 5층 규모의 서울 플래그십스토어와 6월 파리 매장을 중심으로 ‘송지오’를 글로벌 브랜드로서 위상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황연희 에디터 yuni@dito.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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