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플]김병훈 APR 대표 “IPO 순항 중… 목표는 ‘글로벌’”

강인정 에디터
2023-08-29


김병훈 APR 대표 “IPO 순항 중… 목표는 ‘글로벌’”

기업가치 1조 평가, 내년 3~4분기 상장 계획

온라인 자사몰 구축해 데이터 활용한 1세대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 


최근 에이피알(대표 김병훈)의 행보가 거침없다. 지난 6월 CJ온스타일로부터 1조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프리IPO 투자를 유치하면서 내년 하반기 상장 목표가 궤도에 올랐다.


에이피알은 2018년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매년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에이피알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43.4% 증가한 2,499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711.9% 증가한 480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실적을 견인한 사업부문은 2,01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6.7% 성장한 뷰티 부문이다. 특히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 뷰티 디바이스 부문의 성장세가 매우 돋보였다. 뷰티 디바이스 부문은 지난해 1년 간 60만대 디바이스를 판매했다.



‘널디’로 대표되는 패션 부문은 국내 시장과 글로벌 시장 양쪽에서 좋은 성과를 내며 지난해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냈다. 최근에는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해 중국 시장을 다시 정조준하고 있다. ‘리오프닝’ 체제에 돌입하면서 에프앤리퍼블릭과 현지 파트너로 총판 계약을 새롭게 체결하며 오프라인 매장 숫자를 1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밖에도 베트남 등 동남아를 비롯, 거대한 뷰티 시장을 자랑하는 유럽과 남미 진출 역시 타진할 계획이다.


유니콘 기업 등극 및 IPO 시장 진입을 앞둔 상태에서 에이피알이 무섭게 치고 올라올 수 있었던 성장 전략에 대해 김병훈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최근 에이피알의 성장세가 무섭다. 금수저라는 소문도 많은데, 어떻게 회사를 일궈왔는지 궁금하다. 

고등학생 시절 아버지가 실직하신 이후 임직원 각자의 능력이 우선시되는 조직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것저것 경험한 이후 25살에 처음 창업했는데 낙성대역 앞 반지하에서 시작했다. 당시 온라인 쇼핑이 태동하던 시기였고, 그때 남들보다 먼저 D2C 비즈니스에 대해 알아차린 것이 주효했다. 플랫폼이 아닌 스스로 온라인몰을 구축하고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마진을 높이고 데이터까지 확보하면서 정교한 세일즈를 완성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Q) 상반기 실적에서도 증명했듯 APR하면 ‘시그니처’ 아이템 전략의 강자이다. ‘널디’의 보라색 트랙슈트, ‘메디큐브’ AGE-R까지, 히트상품 제조기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다. 시그니처 아이템 기획을 위한 에이피알만의 프로세스가 있는지?

‘잘 팔리는’ 아이템은 고객에서 시작한다. 즉, 자사몰 구축으로 자체적인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매출 효자 아이템인 에이지알(AGE-R)은 뷰티앱 내 메디큐브톡을 통해 소비자들의 리뷰나 의견을 적극 수집하고 수용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들이 원하는 아이템을 기획했다면 고객들에게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접근성의 문제겠다. 자사몰 프로모션을 진행하거나 메디큐브 멤버십 등을 활용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데이터도 함께 확보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확보한 기술력도 한 몫 한다. 지난달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에 뷰티 디바이스 전문 생산 시설 ‘에이피알 팩토리’ 준공식을 가졌다. 자체 생산 역량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해당 시설에는 약 20여 명의 개발 및 제조 인력이 상주하며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 뷰티 디바이스를 전문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연간 생산 능력은 약 70만 대를 목표하고 있으며 에이지알이 선보일 신제품 위주의 생산을 예정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효율적인 생산 체계 구축을 위해 관련 경험이 풍부한 이용노 공장장을 비롯해 대기업 출신 전문 인력들을 다수 영입했다.


'메디큐브'의 히트상품 에이지알(AGE-R) 뷰티 디바이스


Q) D2C, 즉 플랫폼이 아닌 자사몰을 통한 성공 케이스로 꼽힌다. 자사몰 성장은 모든 브랜드의 워너비이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에이피알의 온라인 자사몰 성공 비결 중 중요 포인트를 꼽는다면?

온라인 자사몰 중심의 비즈니스는 고객에게 좀 더 효과적으로 제품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창업 초창기부터 SNS를 활용한 선진적 마케팅 전략을 펼쳤고, 이는 고객의 눈을 사로잡기 위한 콘텐츠 개발이 뒷받침돼야 한다. 적극적인 인프루언서 마케팅도 도움이 컸다.


인플루언서 광고뿐만 아니라 메디뷰크의 경우에는 TV광고에도 진출했다. TV광고를 비롯해 다수 마케팅 툴 모두 내부적으로 콘텐츠를 직접 기획하기도 한다. 열린 자세로 고객들에게 접근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을 항상 연구하고 있다.


Q) 에이피알이 가장 잘 활용하는 마케팅 채널 중 하나는 라이브 방송을 꼽을 수 있다. 

라이브 커머스의 장점은 소비자 개개인이 각자 모바일 디바이스를 이용해 방송을 시청하고, 마음에 들면 즉각 구매가 가능한, 굉장히 빠른 소비가 일어나는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라이브 방송을 제공하는 플랫폼들이 여러 개가 있기 때문에, 사내에서 어떤 플랫폼에 어떤 콘텐츠를, 특히 어떤 인플루언서들과 협업을 하게 될지에 대해서 많은 논의를 하고 진행하고 있다.


Q) 재고 관리가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에이피알만의 SCM 전략이 있는지?

재고 관리 측면에서 내부 물류/구매 팀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철저하게 판매 수량을 예측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소 구매수량에 따른 원가의 변화도 유심히 확인하고, ‘널디’ 같은 경우는 다품종 소량 생산 정책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정책에 맞는 마케팅/세일즈 전략도 유연하게 가져가려고 하고 있다.


Q) 에이피알의 최근 이슈는 성공적인 IPO 달성이다. 잘 진행되고 있는지

코로나19 이전에 IPO를 준비했다 연기한 바 있다. 잘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가 끝나고 이커머스 시장은 급속도로 커졌고, 해외 시장 진출 역시 이커머스의 발전으로 허들이 낮아졌다. 오히려 적기라고 생각한다.


내년 IPO 시장 진입을 준비 중으로 지난해 4분기 신한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했으며, 하나증권이 공동주관사로 들어와 있다. 연내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3분기말-4분기 초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거래소 심사 결과 등에 따라 남은 일정이 조율될 것 같다.


Q) 재무상 현금흐름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은데 IPO를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상장 목적은 회사 운영자금 확보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더 영향력을 키워가기 위한 것입니다. 해외로 진출하면서, 뷰티 디바이스에서 기술을 바탕으로 초격차를 이루기 위한, 또 그렇게 개발한 신제품으로 새로운 사업 영역 및 안정적인 글로벌 매출 확보를 위한 미래 가치 확보가 우선 목표이다.


새로 오픈한 '널디' 홍대 플래그십스토어 


Q)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도 돋보인다. 비결이 무엇인가?

고객이 원하는 바를 파악한다면, 그 시장이 국내이건 해외건 성공적인 세일즈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력 비즈니스인 뷰티 디바이스의 경우 미국, 중국, 일본을 주요 시장으로 정하고 안정적인 해외 매출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데이에서 메디큐브 AGE-R 인기 제품인 부스터힐러가 초도 1,100개 물량이 완판되기도 했다.


‘널디’의 경우 코로나 이전 중국 시장에서 가파르게 성장했다가 잠시 주춤했는데, 최근 리오프닝을 시작한다. Hangzhou Nadi International Brand Management Co., Ltd와 총판 계약을 맺고 최대 100여개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베트남 시장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올해 1월에 이어 지난 4월 베트남 호치민에 베트남 2호 매장을 오픈하며 글로벌 영역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트남 진출은 현지 유력 패션 유통 업체인 ‘마이손 리테일 매니지먼트 인터내셔널’(MRMI)과의 제휴를 통해 이뤄졌다. 2002년 설립 이래 베트남 최대 패션 유통 업체 중 하나로 성장한 MRMI는 ‘널디’를 비롯한 국내 유명 패션 브랜드를 비롯, 해외 유명 브랜드들의 베트남 유통권도 갖고 있는 회사다.


‘뷰티테크를 기반으로 시장 혁신을 꾀하고 고객의 삶을 바꾸는 회사를 꿈꾼다’는 김병훈 대표의 말처럼 APR은 뷰티, 패션, 테크와 헬스케어까지 소비자 일상의 안녕과 풍요로움을 위해 오늘도 전진하고 있다.


강인정 에디터 ditofashi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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